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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KPMG 여성 딜 리더들]기획자로 진화한 딜 자문, M&A 최전선 리더들의 시선은②현장에서 달라진 딜의 언어, 향후 시장 성장과 인재 육성에 공감

윤형준 기자공개 2025-11-17 08:28:21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1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딜의 형태가 다변화되면서 자문사의 역할 역시 단순한 검증자에서 ‘기획자’로 확장되고 있다. 자문가가 과거보다 훨씬 주체성을 띄었다는 얘기다. 삼정KPMG 딜 어드바이저리 본부의 네 명의 여성 리더는 이 변화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체감하는 주역들이다. 그들은 크로스보더·대기업·재무적투자자(FI)·부동산 등 서로의 전문영역에서 시장의 언어를 번역하고, 더 빠르고 정교해진 딜의 흐름 속 사람과 시장의 성장을 그려가고 있다.

◇"더 정교하고 빨라졌다"…M&A 시장의 '뉴 트렌드'

정민하 이사는 M&A 시장에도 사이클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초반엔 거래가 멈췄다가 이후 폭발적으로 늘었고, 다시 불경기를 지나 지금은 회복기로 접어든 시기”라고 진단했다.

최근 트렌드는 ‘선택과 집중’이다. 그는 “대기업들이 주력 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매각) 딜이 많아졌다”며 “이 과정에서 글로벌 사모펀드(PE)들의 인바운드 거래가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최정진 이사는 이런 흐름을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이 스스로 유연성을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는 “대기업들은 불황기라도 ‘팔 수 있는 자산’을 만들어둔다. 포트폴리오를 수시로 재점검하면서 언제든 현금화 가능한 구조를 짜두는 것”이라며 “예전엔 구조조정이 ‘위기관리’였다면 지금은 ‘경영전략’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경은 이사는 “시장에 매물은 늘었지만 구조는 단순하지 않다”며 “적은 자금으로 투자 효율을 높이려는 기업의 수요가 커지면서 조인트벤처(JV) 구조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기업들의 분할 및 재편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옵션과 풋·콜 조항 등 계약 조항도 한층 정교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연하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이사.
이연하 이사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 부동산 시장은 완전히 양극화됐다”며 “초우량 자산과 확실한 밸류애드(가치 개선) 자산만 거래가 성사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어 “보통주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시공사 등 전략적투자자(SI)의 참여가 필수 요건이 됐다”며 “입지나 상품성이 모호한 자산은 매각이 지연되거나 철회되고, 핵심 권역들 내에서도 선호와 비선호가 점점 구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딜의 언어가 달라지다

시장이 고도화되면서 전문 영역별 접근법도 달라지고 있다. 크로스보더 딜 전문가인 이경은 이사는 "이제 출자자(LP)들은 한국 시장 중심의 투자보다는 해외 확장성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딜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해외 앵글을 갖춘 거래가 우선 검토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경은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이사.
이어 국경을 넘는 딜의 핵심으로 '관용과 이해'를 꼽았다. 그는 "예컨대 국내 고객들은 일본의 거절을 명확히 안 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있고, 중국은 글로벌 표준인 EV/EBITDA(기업가치/상각전영업이익) 멀티플보다 PER(주가수익비율) 멀티플을 중시해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문화적 차이를 사전에 설명하고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영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할 당시, 은퇴를 앞둔 한국 경영진의 '체면'과 '예우' 문화를 유럽 측에 설명해 설득했던 경험도 있었다. 그는 "결국 언아웃(Earn-out)과 고용 보장 계약을 이끌어냈다"며 "문화적 공감이 딜을 성사시킬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한편 이연하 이사는 부동산 자문의 키워드로 '전략 구조화'를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입지나 수익률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그 자산이 어떤 기업 또는 플레이어와 결합해 전략적으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자산이 산업과 맞물려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그 활용 시나리오를 고민하고 제시하는 것이 자문사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SI냐 FI냐' 맞춤형 자문으로

대기업, PE, 스타트업 등 거래 주체별 접근 방식도 명확히 구분된다. 대기업 딜과 스타트업 자문을 두루 경험한 최정진 이사는 "산업별 핵심 가치 드라이버(Value Driver)를 찾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최정진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이사.
그는 "화학 산업은 기술과 '규제'가 중요하고, 제조업은 기술, 원가경쟁력과 더불어 전방 시장 상황이 핵심"이라며 "이런 핵심 가치는 데스크 리서치가 아닌 실제 사업부와의 깊이 있는 인터뷰를 통해 나온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유형에 따라서도 전략이 달라진다. 최정진 이사는 "SI는 사업부, 재무, 법무 등 다양한 부서의 동의가 필요해 '시너지'가 핵심이지만, FI는 LP 정도만 설득하면 되므로 '투자 수익률'과 '엑시트(Exit)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이어 "FI에게는 이 딜을 인수한 뒤 기업공개(IPO)로 갈지, 어떤 SI에게 매각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엑시트 전략까지 제시해야 성공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정민하 이사 역시 “SI는 시너지 중심의 normalized EBITDA를 검토하는 반면, FI는 향후 비용 절감과 현금흐름 효율화 관점에서 분석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차이는 인수 이후 수행되는 PMI(Post-Merger Integration) 단계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며 “SI의 경우 두 회사 간 통합과 시너지 실현에 중점을 둔 PMI 업무가 주를 이루지만, FI는 향후 Exit을 고려한 운영 효율화 및 구조 최적화 중심의 PMI업무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후배 양성" "시장 확대"…미래 향한 그녀들의 비전

네 명의 리더는 서로 다른 영역에 있지만 앞날에 대한 키워드로 ‘성장’을 함께 꼽았다. 현장의 전문성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 동시에, 다음 세대가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이어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딜 시장의 외연이 넓어질수록 자문사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인재 양성과 시장 확장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경은 이사는 단기 과제로 현장 경험의 최대화를 꼽았다. 그는 "고객을 대면하고 임원에게 직접 보고하고, 돌발 상황을 겪으면서 생기는 대응력은 몸으로 겪어야 생기는 거 같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크로스보더 리더 육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후배들의 해외 경험과 글로벌 교류 기회를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최정진 이사는 시장 국면을 전제로 단기–중기의 우선순위를 나눴다. 그는 “회복세에 있는 M&A 시장에서 전략적 의사결정의 변곡점마다 가장 먼저 논의하고 싶은, 가장 먼저 떠올리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저 하나의 성장보다는 인재 육성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겠다”며 “10여 년간 부딪혀온 경험을 후배들에게 다운로드하고, 동시에 후배들에게서 배우는 구조로 같이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민하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이사
정민하 이사는 실행과 조직 안정화를 우선했다. 그는 “지금 진행하는 다수의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는 게 단기 목표이며, 현재 팀을 확장시키고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 내년까지의 과제”라고 못 박았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자본·한국 기업의 해외 확장 접점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오피스가 없는 글로벌 펀드들이 많이 들어오려고 한다”며 “대기업의 해외 진출 자문을 계속 담당하면서 전문 영역을 확장해 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연하 이사는 단기적으로는 연간 결산(내년 3월 말) 목표의 차질 없는 완수를 과제로 삼았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자문에만 머무르기보다 자본과 구조 측면에서 시장 전체를 보고 싶다”며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이 단순 자산 투자에서 나아가 국내 GP 지분이나 플랫폼, 세컨더리, 오픈엔드펀드 등 다양한 구조적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은 부족하지만, 단순 브로커리지에 국한되지 않고 부동산과 M&A, 자본시장을 함께 바라보며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자문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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