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5]"부산은행식 밀착영업, 카자흐에 이식"④김성현 BNK커머셜뱅크 법인장…고려인 청년사업가·130개 SME와 MOU
알마티(카자흐스탄)=김보겸 기자공개 2025-11-14 13:18:31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해외 진출 전략도 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과거 단순 진출을 넘어 현지화는 물론 IB, 자산운용, 디지털금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 여전사 등 비은행권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흥국과 선진국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을 찾는 흐름이 뚜렷하다. '기회의 땅'을 향해 나아가는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2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8월 카자흐스탄을 직접 찾아 은행으로 새출발하는 BNK커머셜뱅크(구 BNK파이낸스)에 가장 먼저 당부한 건 중소기업(SME) 특화 은행이 되라는 것이었다. BNK금융의 뿌리이자 본사인 부산은행이 가장 잘하는 장르다. 부산은행은 지역 기반 지방은행으로 출발했지만 고객 밀착형 영업을 바탕으로 성장했고 이제는 글로벌 무대까지 확장하고 있다.시중은행이 위기 때마다 '비 오니 우산을 뺏는다'는 비판을 들으며 몸을 사릴 때도 부산은행은 달랐다. 부산 지역 중소기업과의 의리를 지키며 "같이 버텨보자"며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맺어진 신뢰는 경쟁력이 됐다. 다른 은행이 더 낮은 금리를 제시해도 거래처들은 "이자 조금 더 주더라도 부산은행 대출 쓴다"고 했다. BNK커머셜뱅크는 밀착영업 무대를 부산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위기에 동행하는 부산은행식 밀착영업, 카자흐에서도 그대로"
김성현 BNK커머셜뱅크 법인장(사진)은 부산은행에서 개인·기업여신을 두루 거친 24년차 은행원이다. 중국 칭다오와 난징지점부터 베트남 호치민지점 개설에도 참여했다. 그는 "기업금융과 개인금융, 그리고 글로벌까지 모두 경험해 본 점이 이번 카자흐 법인 초대 법인장으로 낙점된 배경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김 법인장은 BNK커머셜뱅크를 SME 중심 디지털은행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부산은행도 지역 중소기업에 특화된 은행으로 50년 넘게 성장해 왔다"라며 "위기 때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부산은행식 영업을 이곳에서도 똑같이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IMF 외환위기에도 부산은행이 거래를 이어간 경험이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신뢰 자산이 됐다는 설명이다. 김 법인장은 카자흐스탄에서도 고객과 위기를 함께 견디는 관계형 영업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신생 은행인 BNK커머셜뱅크의 핵심 경쟁력 또한 금리나 규모가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에 있다고 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BNK커머셜뱅크 총자산은 약 714억원으로 앞서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신한카자흐스탄은행(약 1930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현지 리테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카스피 총자산(약 22조원) 대비로는 0.3% 수준이다. BNK커머셜뱅크는 관계 중심 영업으로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김 법인장은 "카스피 등 현지 대형은행보다 예금 금리를 더 주거나 대출 금리를 낮출 수는 없다"라며 "대신 고객과의 관계에서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 한국에서 부산은행 고객이 약간 손해 보는 금리라도 꾸준히 거래한 비결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현지에서도 위기 때 고객과 함께 가는 관계형 영업이 BNK커머셜뱅크의 정체성이라는 설명이다.
◇은행업 개정·환율불안정 속 디지털·보안 역량으로 대응
카자흐스탄 은행 영업환경은 녹록지 않다. 올해 개정된 카자흐스탄 은행법 개정은 은행감독 체제를 강화하고 은행 내부운영 투명성을 높이는 내용이 골자다. 각 은행의 자본요건과 유동성비율을 강화해 단기 리스크 대응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금융고객 보호 수준도 한층 높아진다. 고객 보호를 위해 정기예금과 저축예금 총액 상한을 1000만텡게로 제한했다. 복잡하거나 위험도 높은 금융상품을 다루는 중개 및 딜러업무도 전면 금지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혁신을 장려하는 규제완화 조치도 포함됐다.
김 법인장은 카자흐스탄 은행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과 보안 역량을 함께 갖춘 은행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김 법인장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규제가 한층 강화돼 이에 맞춰 내부통제 시스템을 3중으로 보강했다"며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단계별 점검 체계도 구축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주 거래처는 먼저 진출한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이었다. 환율이 불안정하고 현지 은행의 돌발적인 영업중단 위험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현지 은행 거래를 꺼렸기 때문이다.
실제 카자흐스탄은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이 사전통보 없이 변동환율제를 단행하며 환율 불안정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 전까지는 당국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던 관리변동환율제를 택했지만 예고 없이 변동환율제를 적용하면서다. 제도 변경 한 달만에 달러당 텡게가치가 50% 폭락하기도 했다.
변동환율제 도입 10년차를 맞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위험요인은 여전하다. 자원 의존적인 경제구조로 국제 상품가격과 환율변동에 취약한 경제구조이기 때문이다. 2018년 달러당 375텡게였던 환율은 2025년 11월 현재 523텡게로 약 40% 상승했다.
BNK커머셜뱅크가 생기면서 한국 기업들의 선택지도 하나 더 늘었다. 현재 BNK커머셜뱅크는 한국계 기업뿐 아니라 고려인 청년사업가협회와 130여개 SME, 현지 의료재단 등과도 MOU를 맺고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김 법인장은 "이미 여러 기업과 사전 영업을 진행 중이며 기술적으로 모든 준비가 끝났다"라며 "언제든 본격 영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김 법인장은 BNK금융그룹의 글로벌화가 맨땅에서 시작했기에 가능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지분 인수만 하는 방식은 단순히 배당만 받는 투자에 그친다"라며 "BNK금융은 처음부터 인적, 물적 인프라를 직접 쌓았고 현지화에 있어 중요한 자산이 됐다"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글로벌화에 나설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김 법인장은 현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작게라도 시작한다면 충분히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카자흐스탄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고려하는 것도 필수다. 김 법인장은 현지 직원들과의 문화적 간극 해소가 가장 큰 과제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정성평가 위주였지만 앞으로는 개인별 KPI기반 목표설정 및 달성도 평가체계 등 정량평가를 병행해 문화적 배경에 상관없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 법인장은 "중간평가를 도입해 성과진척도를 모니터링해 성과급 지급을 정례화해 비효율적인 비정기성과급 요구 문화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다면평가 도입 등 평가체계의 객관성 및 정당성을 강화하고 직급별로 급여범위를 명확화해 급여체계의 투명성도 향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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