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산은도 움직일 이유 없다…퇴로 꽉 막힌 홈플러스정부 나서는 시나리오 외 뾰족한 방안 없어…공적자금 투입 논란도 부담

박기수 기자공개 2025-11-14 07:49:27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3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의 매각 구도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고금리 차입금 대환을 지원하거나 원매자의 인수금융을 지원할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정책금융기관의 성격이나 위험 부담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자금을 투입할 명분도, 위험을 떠안을 이유도 부족한 탓이다.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한 후보들도 실제 인수 여력이나 실행 가능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그렇다고 새로운 대기업 원매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사실상 없다. 홈플러스라는 매물이 이미 사회적·정치적으로 큰 리스크가 됐기 때문이다. 농협 역시 하나로마트의 구조적 적자로 인수에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출처=홈플러스

◇LOI 제출 기업들 역량 부족, 농협도 '제 코가 석자'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인수전은 지난달 말 LOI를 받은 이후 답보 상태에 놓여져 있다. LOI를 제출한 기업은 시장에서는 생소한 인공지능(AI) 업체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기업 '스노마드'다. 두 곳 모두 홈플러스를 인수할 재무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렉스인포텍의 경우 미국 투자자들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고는 밝혔지만 현실성 측면에서 의문 부호가 달린다. 스노마드는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현재까지 별도의 입장 표명이나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그간 인수 후보로 지목돼왔던 농협의 인수전 참여를 '반강제'식으로 요구해왔다. 지난달 말 국정감사에서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이 홈플러스 인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하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일리 있다"며 "농협 적자가 문제이긴 하지만 농업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므로 그 부분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농협 역시 순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이 5조원이 넘는 홈플러스를 떠안을 정도로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인수 주체가 될 농협경제지주는 유통(△농협하나로유통 △농협유통)·제조(△남해화학 △농협케미컬 △농우바이오 △농협에코아그로)·식품/서비스(△농협양곡 △농협홍삼 △농협식품 △NH농협무역 △농협물류)·축산(△농협사료 △농협목우촌) 등으로 사업구조가 이뤄져 있는데 이중 남해화학과 농협사료 등 계열사 몇 군데를 제외하면 사정이 녹록지 않다.

특히 유통 군에 속하는 농협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2020년 이후 양 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매년 감소세다.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 이후 EBITDA가 적자다. 작년 양 사의 EBITDA는 각각 -214억원, 155억원이다. 농협경제지주 전체의 작년 연결 EBITDA는 1849억원으로, 차입금 이자비용(1771억원)을 겨우 상회한다. 영업손익은 -136억원으로 적자다.

◇산은도 '우리가 왜?'…사회적 리스크 커 대기업도 외면

결국 일부의 바람대로 농협이 홈플러스를 인수하려면 인수 부담을 최대한 경감시켜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예컨대 홈플러스가 보유한 메리츠그룹의 고금리 장기차입금 등을 국책은행이 저리로 대환해주는 식의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산업은행 역시 자발적으로 홈플러스 대환에 나설 유인이 전혀 없다는 평가다. 산은이 정책금융기관인 것은 맞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신용평가와 담보, 회수 가능성 등을 따지는 상업은행적 성격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섣불리 홈플러스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경우 공정성 논란도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마트나 롯데 등 기존 유통 사업자들이 인수전에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극히 낮다. 이미 홈플러스가 정치·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매물 자체가 상당한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에 나설 경우 대규모 투자 부담은 물론 사회적 책임까지 떠안을 가능성이 커 대기업 입장에서는 접근이 어렵다는 평가다.

사실상 인가 전 M&A의 유일한 대안으로는 정부의 참여가 꼽힌다. 정부가 나서 국책은행을 동원해 홈플러스의 구제 방안을 이끌어내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 11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부처 예산 심사에서 "(홈플러스에 대해)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면서 "관계부처와 면밀히 협조해 원만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나서지 않는 이상 산업은행 역시 자발적으로 홈플러스 구제에 나설 유인이 하나도 없다"면서 "공적 자금 투입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와 매각 주관사 삼일PwC는 이달 26일까지 최종 입찰제안서를 받는다.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12월 29일로 연장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