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1월 21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동행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자신의 개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한국 화장품 인증 사진을 올리며 K-뷰티가 다시 한 번 큰 화제가 됐다.사전 조율 없이 그녀의 일상 SNS에 올라온 만큼 스토리에 등장한 기업들 역시 예상치 못한 홍보 효과에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레빗 대변인은 구매한 제품 사진과 함께 ‘South Korea skincare finds(한국 화장품 발견)’이라는 글과 하트 이모티콘을 올렸다. 서로 다른 브랜드의 제품들이 소개됐지만 뒤에서 가장 흐뭇하게 웃었을 기업은 따로 있었다. 바로 이 제품들을 생산하는 코스맥스다.
얼마 전 코스맥스는 이경수 회장이 직접 저술한 사사 『같이 꿈을 꾸고 싶다』를 출간했다. 마침 좋은 기회로 이 회장에게 책을 선물받았는데, 겉표지를 넘기자 ‘같이 같은 꿈을 꾸고 싶습니다’라는 친필 메시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실 이 회장은 뷰티 산업과는 무관해 보이는 서울대 약학대학 출신이라는 이색적인 이력을 갖고 있다. 동아제약과 대웅제약 등 대한민국 대표 제약사에서 근무했고, 회사를 그만둔 후에는 의약품 회사를 창업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장기 투자와 자금력 등을 고려해 화장품 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선택은 결과적으로 몇 수 앞을 내다본 결정이었다. 로레알, 에스티로더 같은 글로벌 뷰티 기업은 물론, K-뷰티 대표 브랜드 티르티르와 조선미녀 등도 모두 코스맥스의 손을 거쳐 탄생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우리가 잘 아는 브랜드와 친숙한 제품들의 탄생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가 소개돼 있어 술술 읽혔다. 1992년 코스맥스를 설립한 뒤 33년 동안 이경수 회장이 어떤 고민과 철학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는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IMF시기를 버틴 과정은 이 회장의 뚝심과 경영 철학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기억에 오래 남았다.
이 회장은 IMF 외환위기로 매출 1,2위를 차지하던 고객사가 나란히 화장품 사업을 접으면서 위기가 왔다고 회상했다. 공장 운영을 위한 최소 생산 물량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코스맥스는 고객사의 요청을 모두 맞췄다.
이 회장이 원자재 공급 가격 동결, 최소 생산수량 제한 폐지, 고객 납기 요청 전면 수용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임직원들의 반발에도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고객이 살아야 코스맥스도 산다’는 신념, 그리고 ‘고객사의 성장이 곧 코스맥스의 성장’이라는 그의 철학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사와의 고통 분담은 IMF 이후 화장품 업계가 회복되면서 코스맥스를 다시 찾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매출은 1998년 131억 원에서 2000년 249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이 회장은 이번 책을 1년 가까이 준비했다고 한다. K뷰티의 나아갈 길은 물론 우리 나라 K뷰티의 자부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 회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책을 전달하는 영상은 코스맥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K-뷰티에 대한 자부심, 코스맥스에 대한 자부심이 자연스럽게 직원들에게 퍼져나가는 순간이었다.
코스맥스는 이제 ‘4.0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는 하나다, 코스맥스는 하나다’라는 새로운 슬로건도 올해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K-뷰티가 이제 끝물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경수 회장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코스맥스의 4.0이 오히려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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