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1월 21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철이 돌아왔다. 업계 고위 인사마다 한마디씩 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이번 선거를 달구는 키워드는 '7억원 짜리 자리', '첫 연임 시도', '고문 계약 내역'이다. 아쉽게도 시장 이해도, 정책 협상력 등 전문가적 역량에 대한 언급은 찾기 어렵다. 인망이 두터운 인사가 번갈아 맡는 명예직 정도로 인식하는 분위기다.사실 금투협회장이라는 직함은 업무의 이미지가 선명하지 않다. 협회 자체가 포지션이 애매하다. 공기업도, 준정부기관도 아니다. 그렇다고 순수 민간단체도 아닌 게 설립 취지가 법률에 적시돼 있다. 다만 업무질서 유지, 공정한 거래, 투자자 보호 등으로 나열된 목적 역시 추상적이다.
회원사인 증권사나 투자사 실무진이 금투협과 소통하는 경우는 주로 업권 의견을 취합할 때다. 그러나 업계 목소리가 정책에 즉각 반영된 사례는 흔치 않다. 요새 유행하는 말로 "일하는 기분만 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반문이 나오는 이유다. 수십 년 동안 업계에서 일한 증권사 사장, 임원 중에서도 이렇게 보는 인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다르다. 최근 사례만 봐도 금투협의 지원이 업계 전반에 미친 파급력은 작지 않다. 올해 증권사의 화두는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라이선스였다. 각자 사운이 달렸다는 각오로 인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새 정부는 이들 라이선스 발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발빠른 행보의 배경엔 우선 모험자본을 중시하는 정권의 의지가 깔려 있다. 동시에 금투협의 보이지 않은 공로도 분명히 존재한다. 추가 인가의 타당성에 대한 논리를 오랜 기간 다져왔고 당국 인사 변화에 맞춰 순발력 있게 움직였다. 심사 과정에서 당초 예정보다 후보 풀이 확대된 것도 금투협의 물밑 지원 덕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코스피 5000 시대에 한발짝 다가선 데 금투협이 일조했다면 실언일까. 물론 정부의 정책 방향이 금투협의 조언에 따른 결과라면 과한 평가다. 하지만 제도적 기반과 실무 사례, 업권의 반응 등을 제시해 추진력에 보탬이 됐다면 지나친 해석이 아니다. 단순히 업권 의견만 종합하는 게 아니라 금투업과 시장 활성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금투협의 존재감이 흐릿한 건 이유가 있다. 스스로를 높이는 게 본연의 역할과 어긋날 수 있는 탓이다. 당국 정책에 회원사 의견이 반영되더라도 그 선택과 향후 성과까지 모두 그들의 공으로 돌려야 할 필요가 있다. 어젠다 하나를 성사시키는 과정은 앞으로도 관철이 아니라 눈치를 살펴야 하는 설득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게감 있는 교섭에 앞장서고 업계의 신뢰를 대변하는 게 바로 금투협회장이다. 금투업계는 은행권을 따라잡을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협회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서유석 회장과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전 대표는 이런 시각에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협회장에 오르는 사람은 선거에 능한 인사가 아니라 진짜 일을 해낼 인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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