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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운용 새 판 짜기]신탁에서 리츠로, LF식 사업축 재배치②6년 LF 체제 아래 재편 가속…경영·조직 체계도 조정 국면

고은서 기자공개 2025-11-26 07:48:46

[편집자주]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에 들어선 가운데 코람코자산운용 역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LF 편입 이후 강화된 리츠 중심 전략과 함께 신탁·운용 부문의 기능 재배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이어지는 조직 개편과 인사 변화는 그룹의 중장기 방향성을 재정의하려는 신호로 평가된다. 더벨은 코람코자산운용이 맞이한 전환기의 배경과 향후 전개될 양상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1일 08: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LF 편입 이후 6년 동안 사업 축과 조직 구조를 눈에 띄게 바꿔 왔다. 2000년대 초반 '부동산 1세대' 이미지에 머물렀던 회사가 이제는 리츠와 펀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구조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최근 코람코자산운용 대표 교체는 이 같은 변화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LF는 2018년 말 코람코자산신탁 지분 50.74%를 약 1898억원에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구본걸 회장은 당시 "부동산 금융업 선도 기업 인수를 통한 사업 다각화"를 인수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후 LF는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현재 67.08%대 이상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린 상태다.

코람코의 기본 틀은 모회사 코람코자산신탁과 자회사 코람코자산운용으로 나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01년 1호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로 출범해 2006년 신탁업 인가를 받았고 2010년에는 펀드 비즈니스를 위해 코람코자산운용을 100% 자회사로 세웠다. 리츠·신탁·펀드를 한 브랜드 아래 묶는 구조가 이때 완성됐다.

코람코 전체 부동산 관리자산은 2024년 말 기준 약 33조4000억원이다. 국내 민간 리츠 시장 점유율은 20%대 안팎으로 리츠 AMC 중에서는 여전히 1위 사업자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리츠와 신탁을, 코람코자산운용은 부동산펀드를 각각 중심으로 자산을 굴리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LF 편입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신탁보다 리츠 중심으로 사업의 무게가 옮겨졌다는 점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의 리츠 운용자산(AUM)은 2021년 말 12조6000억원에서 2025년 6월 말 기준 약 18조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신탁 신규 수주는 2019년 이전 연간 500억원을 웃돌던 수준에서 100억~25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신탁보다 리츠 쪽에서 몸집과 수익 비중이 빠르게 커진 셈이다.

신탁 사업의 성격도 달라졌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19년 LF 인수 이후 차입형 개발신탁 수주를 크게 줄였고 2024년에는 책임준공형 신규 수주가 아예 없었다. 차입형 신탁은 도시정비사업에 한정해 수주가 이뤄지는 형태로 개발신탁보다 리츠와 인컴형 자산이 중심 사업으로 자리를 잡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맞춰 회사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올해 4월 신탁부문 조직을 기존 7본부에서 5본부로 축소하고 일부 팀을 통합하는 등 슬림화 작업을 진행했다. 경영기획팀과 ESG전략팀을 하나로 묶는 등 지원 조직도 재정비했다. 리츠 조직 역시 기존 리츠1·2·3·개발부문 체계를 리츠투자부문과 가치투자부문으로 단순화해 투자·자산관리 기능을 한 축에서 관리하는 형태로 정리했다. 신탁은 효율화하고 리츠 중심 기능은 강화하는 방향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최근 변화의 흐름 뒤에는 LF의 관리 기조가 코람코 전반으로 확산된 영향도 깔려 있다. 리츠·펀드 중심으로 사업 축을 옮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경영과 조직 운영까지 LF식 효율화 방향으로 정비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리츠·신탁·운용을 개별 사업이 아닌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어 본다는 LF의 관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룹 차원에서 무게중심을 조정하는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사업 재편과 조직 개편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조직 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몇 년 사이 LF의 영향력도 눈에 띄게 확대됐다. 2024년 3월 코람코자산신탁 이사회에 LF 계열 임원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그룹 측 이사회 지분이 확대됐다. 올해는 오규식 LF 대표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하며 LF의 의사결정 축이 한층 강화됐다. 이사회·경영 레벨에서 LF의 색채가 뚜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셈이다.

실무 라인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포착됐다. 올초 구본걸 LF 회장은 구조조정 방향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코람코자산운용의 과장급 이상 인력을 대상으로 직접 개별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력 구성과 역할 배치를 점검하는 취지다. 내부에서는 이를 계기로 LF 주도의 조직 재정비가 속도를 낸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런 흐름 속에서 코람코자산운용이 김태원·윤장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결정도 같은 맥락이다. 변화가 많은 시점에 내부 경험이 긴 인물을 중심에 세워 조직 흐름을 안정시키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단일 대표 체제보다 사업 재편 속도에 대응하기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LF 체제 6년차에 접어든 지금 코람코의 조직 구조는 신탁 중심 개발회사에서 리츠·펀드 중심의 자산운용 플랫폼으로 비중이 옮겨간 상태다. 남은 과제는 확대된 리츠·펀드 자산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굴리면서 신탁과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정리할 수 있느냐다. 이번 리더십 교체 이후 코람코자산운용이 어떤 투자·상품 전략을 내놓을지가 다음 수순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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