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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운용 새 판 짜기]외형 커진 5년, 운용전략은 '확장보다 안정'③운용부문 전략 조정 압박…리더십 전환의 배경으로 지목

고은서 기자공개 2025-11-28 17:03:01

[편집자주]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에 들어선 가운데 코람코자산운용 역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LF 편입 이후 강화된 리츠 중심 전략과 함께 신탁·운용 부문의 기능 재배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이어지는 조직 개편과 인사 변화는 그룹의 중장기 방향성을 재정의하려는 신호로 평가된다. 더벨은 코람코자산운용이 맞이한 전환기의 배경과 향후 전개될 양상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4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운용의 최근 흐름을 보면 그룹 전체의 외형 확대와 운용부문의 완만한 성장세가 동시에 나타난 구조적 특성이 눈에 띈다. 모회사가 리츠 중심으로 몸집이 빠르게 커지는 동안 펀드 운용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확장 기조를 이어왔다. 경쟁사와의 성장 방식 역시 달랐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비대칭적 성장 구조가 조직 내에서 자연스럽게 재점검의 필요성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형석 전 대표가 사임 의사를 전달한 시점도 이러한 흐름과 맞물린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사업축 이동·전략 편중·시장 환경 변화가 리더십 차원에서 고민을 축적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후임 체제에서 운용부문의 역할을 다시 정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내부적으로 커지고 있던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최근 5년 동안 코람코자산신탁 전체 부동산 관리자산은 2020년 약 25조원대에서 올해 37조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특히 리츠 부문이 성장의 엔진 역할을 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의 리츠 운용자산은 2019년 약 9조5000억원에서 2024년 말 16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리츠시장 점유율은 민간 1위권을 유지했다. 펀드 운용을 담당하는 코람코자산운용 역시 같은 기간 AUM이 6조5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증가하며 외형상으로는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외형 자체보다 시장 전체 흐름 대비 얼마나 확장성을 확보했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AUM만 놓고 보면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 성장의 질이나 시장 대응 속도에서 간극이 쌓였다는 평가다. 조직 내부의 재정비 요구를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리츠 중심 체제가 강화되면서 운용부문 인력은 상대적으로 사업 지원 측면에서의 차이를 체감해 왔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모회사가 리츠 중심으로 큰 폭의 덩치를 키우는 동안 펀드 운용은 확장 속도·전략 영역·투자 범위 모두에서 좀 더 보수적인 흐름을 이어왔다. 대형사들이 해외·대안 섹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사이 코람코운용은 국내 오피스·물류 등 전통 섹터 비중이 70~80%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경쟁 지형을 보면 이런 온도차는 더 명확하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0년 약 30조원대이던 운용자산(AUM)을 50조원 안팎으로 끌어올렸고, 같은 기간 마스턴투자운용은 15조원에서 37조원대 규모로 외연을 넓혔다. 두 회사는 연평균 1조~3조원 수준의 해외 집행을 진행하며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업 구조 측면에서 보면 코람코는 리츠 플랫폼 중심의 성장 모델을 가장 강하게 유지해 온 회사다. 리츠 AMC 기준 점유율 1위라는 이점은 강력한 기반이지만 이 구조는 동시에 운용부문의 전략 선택지를 자연스럽게 좁혔다. 그룹 차원의 자원·조직·투자 역량이 리츠로 모이면서 펀드 운용은 보완 및 연계 기능에 가깝게 자리를 잡았다.

수익 구조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지스·마스턴자산운용이 개발·코어플러스·해외 공동투자 등에서 성과보수 기반 수익을 적극 확보해온 반면, 코람코운용은 리츠·신탁 기반의 고정 보수 중심 구조를 유지했다. 안정적이지만 성장 탄력은 상대적으로 제한되기 쉽다.

부동산 시장 환경의 변화도 이 흐름을 더 뚜렷하게 만들었다. 2021년 44조원이던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2023년 21조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오피스 프라임 캡레이트는 80~120bp 상승했다. 국내 중심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커지는 환경에서 해외·대안 섹터로 이동한 경쟁사와의 격차는 더 크게 조명됐다.

시장에서는 최근 5년간 코람코는 꾸준히 성장했지만 성장의 방식은 경쟁사와 달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리츠 중심의 안정적 축이 있었다면 운용부문은 보수적 확장 기조를 이어갔고 그 사이 시장은 글로벌·대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결과적으로 후임 대표 체제에서 운용사의 전략을 새로 정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내부적으로 커졌다는 설명도 나온다.

특히 LF 체제에서 리츠 확대 전략이 강화되며 펀드 운용의 역할과 위상이 다시 설정돼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리츠·신탁이 커지는 속도에 비해 운용부문의 확장성·수익 구조가 상대적으로 정체돼 보이면서 전체 포트폴리오 내에서 운용사의 역할을 어디까지 넓힐 것인가가 핵심 논점으로 등장했다.

박형석 전 대표의 사임은 개인적 결단이라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시장에서는 최근 운용사 내부의 전략적 고민과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리츠를 중심으로 그룹 사업축이 빠르게 확장되는 반면 운용사의 성장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했던 만큼, 향후 전략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압박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후임 체제의 첫 과제는 펀드 운용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일이다. 국내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해외·신성장 섹터로 확장할지, 리츠·신탁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리할지에 따라 조직 필요 인력과 상품 전략은 완전히 다른 궤도를 타게 된다. 리츠 위주의 성장 구조를 유지하되 운용부문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투트랙 전략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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