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두나무 빅딜]"1순위는 성장, 경영자의 무기는 지분 아닌 쓰임새"개인적 친분 아닌 사업상 전략 결정 '강조'…모든 서비스에 AI·웹3 붙일 것
노윤주 기자공개 2025-11-28 08:07:46
[편집자주]
네이버와 두나무가 초대형 지분거래에 나선다.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 산하 종속 자회사로 편입하는 구조다. 비상장사임에도 각각 수조원대 기업가치를 가진 두 기업이 수직계열화로 합쳐지게 됐다. 이해진, 송치형 두 창업자의 결단이다. M&A 규모만 아니라 국내 유통·결제 시장에 큰 영향력을 가진 공룡 플랫폼과 점유율 1위 원화 가상자산거래소가 한 가족으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다만 성사까지는 아직 남은 관문이 많다. 이번 빅딜 이면의 배경과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7일 13: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두 오너가 양사의 결합에 대한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각자 지켜야 할 지분보다는 글로벌 IT 기업 수준으로 기업 체급을 키우는 게 더 중요했다는 판단이다.아울러 3%대 지분율로 네이버를 이끌어 온 이 의장은 "지분율은 나에게 늘 중요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병으로 지분율이 보다 더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답이었다.
◇이해진 "지분에 연연했다면 지금의 네이버는 없었다"
27일 네이버와 두나무는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사옥 1784에서 포괄적 주식교환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의장, 송 회장 그리고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참석해 결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해진 의장은 이번 딜로 지분율이 희석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네이버는 사업을 위해 여러번 투자와 M&A를 했다"라며 "그때마다 지분을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때 결정하지 않았다면 네이버는 아직 작은 기업에 머물거나 망해서 없어졌을 것"이라며 "지분은 중요한 고려 대상이 늘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도 가치관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네이버를 경영하는 자신의 무기는 지분이 아닌 '가치(밸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자신의 경영 능력이 다한다면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것이라는 입장도 강조했다. 사업이 더 잘되는 것, 직원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자신에게 1순위라는 뜻이다.
송 회장과 두나무를 선택한 이유도 밝혔다. 이 의장과 송 회장은 서울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서로 막역하다고 알려졌다. 이번 딜의 비하인드에 두 사람의 친분이 작용했다는 후문도 있었다.
이 의장은 "사실 알게 된 지 2년밖에 안 됐다"라며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어서 이런 딜을 한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송 회장은 천재 개발자 출신에 기술적 깊이가 있는 친구라 같이 일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그림을 그려 나갈 예정이다. 큰 틀에서는 네이버와 두나무의 모든 서비스에 웹3 그리고 AI 기술을 녹여낸다는 방침이다.
◇송치형 "거래소 단일 사업보단 융합 생태계"
송 회장은 두나무가 단독으로 해외 사업을 시도하지 않고 네이버와 손을 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다름없는 두나무 지분을 네이버페이 지분으로 바꾼 송 회장의 결정을 두고 '파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두나무는 그간 그림자 규제로 인해 해외 사업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등을 시작으로 가상자산 국경 문호를 개방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에 두나무가 직접 해외에 거래소를 설립해 코인베이스 등과 경쟁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송 회장은 "거래소 사업 잘되고 있는 것 맞다"라면서도 "해외를 보면 거래소 뿐 아니라 신용카드를 비롯한 크립토와 금융 융합이 다양히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거래소가 아닌 '블록체인 기업'으로서 두나무가 할 수 있는 일이 다양한데 이 관점에서 네이버와 손을 잡는 게 유리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형 쇼핑몰에 가상자산 결제를 도입했더니 전체 결제액의 20%가 가상자산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예시까지 들었다. 지인에게 이 이야기를 들으며 지갑 인프라 구축, 웹3 마케팅 등 다양한 가능성을 봤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벤치마크 대상으로는 코인베이스와 서클을 언급했다. 코인베이스와 서클은 거래소 뿐 아니라 브로커리지, 커스터디, 결제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송 회장은 이러한 웹3와 핀테크의 결합 트렌드가 바로 두나무와 네이버페이가 힘을 합치게 된 계기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의 제안을 받고 결정하기까지의 심정도 밝혔다. 송 회장은 "제안을 받고 바로 결정은 못했고, 인생에서 가장 긴 고민을 했다"라며 "함께 새로운 도전을 글로벌에서 하고 싶다는 뜻이 컸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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