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운용 새 판 짜기]안정성은 충분…'전략적 판단'에 미래 달렸다④재무 완성도 확보, 리츠·신탁과의 역할 재배치 시험대
고은서 기자공개 2025-12-03 07:55:01
[편집자주]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에 들어선 가운데 코람코자산운용 역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LF 편입 이후 강화된 리츠 중심 전략과 함께 신탁·운용 부문의 기능 재배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이어지는 조직 개편과 인사 변화는 그룹의 중장기 방향성을 재정의하려는 신호로 평가된다. 더벨은 코람코자산운용이 맞이한 전환기의 배경과 향후 전개될 양상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8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운용의 재무지표는 업황 변동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자산총계는 약 777억원, 자본총계 647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0% 초반대에 머문다. 외부 차입 의존도가 낮아 금리 환경 변화와 무관하게 안정성이 유지되는 구조다.실적 또한 일정한 흐름을 유지했다. 최근 회계연도 기준 영업수익은 287억원, 영업이익 75억원, 당기순이익 61억원이다. 리츠 중심으로 빠르게 외형을 넓혀온 계열사 대비 성장 속도가 완만할 뿐 자체적인 안정성과 수익성은 충분히 확보된 셈이다.
수익 구조도 명확한 강점으로 꼽힌다. 전체 영업수익 중 277억원이 수수료수익이며, 이 중 집합투자 운용보수가 216억원을 차지한다. 비시장성 수익 의존도가 낮아 리스크 관리에 유리하고 시장 조정기에도 실적 변동 폭이 크지 않다. 코람코운용의 보수적 운용 원칙이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를 높이는 기반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비용 구조 역시 과제로만 볼 수는 없다. 판관비 202억원 중 인건비가 약 120억원으로 높은 편이지만 운용 인력 기반 모델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PF·개발·대체투자 등에서 확장하지 않고 안정적 섹터 중심 운용을 유지해온 만큼 인력이 실적 변동을 완충하는 역할을 해왔다. 일부 기간에서는 비용 증가가 실적을 끌어내리기도 했지만 반대로 인력 기반의 판단·리스크 관리가 시장 충격을 피하는 데 기여했다는 내부 평가도 존재한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의 재무 흐름을 보면 내부적으로 과제가 감지되기도 한다. 안정성은 갖췄지만 수익 창출 구조가 운용자산(AUM) 확대로 인한 운용보수 증가로 사실상 고정돼 있다는 점이다. 브로커리지·PI·공동투자 기반 비즈니스가 부재한 기존 구조에서는 레버리지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시장이 해외·대안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동안 운용 전략의 다양화 속도가 더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평가는 양면적이다.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실적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은 경쟁사 대비 분명한 장점이다. 금리가 급등했던 2022~2023년에도 운용보수 기반 매출은 일정 폭을 유지했고, 급격한 수익 악화 없이 조직 체력을 지켜냈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안정성을 먼저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제는 그 토대를 바탕으로 전략 확장 여부를 논의할 수 있는 여지가 열렸다는 시각도 있다.
각자대표 체제에서도 핵심 과제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안정성은 확보된 만큼 다음 단계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조직의 방향을 결정한다. 운용보수 중심의 구조를 유지하되 국내 중심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할 것인지, 또는 리츠·신탁 부문이 키운 외형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운용부문의 역할을 확장할 것인지가 첫 번째 분기점이다. 후자는 계열 차원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대신 새로운 조직·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비용 구조 재점검이다. 고정화된 비용 구조는 실적 개선의 속도를 제한하지만 동시에 조직의 전문성을 구축하는 기반이기도 하다. 최근 인력 이동이 다소 증가했지만 반대로 안정적 조직을 선호해 내부 잔류를 선택한 인력들도 다수 존재한다. 인력 기반 비즈니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 절감이 아닌 생산성 제고가 핵심 논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는 상품 전략의 재배치다. 코람코운용은 전통 섹터 중심 운용에서 강점을 보였으나 글로벌 CRE 가격 조정과 물류·데이터센터·인프라 등 대형 섹터 확장 흐름에서는 적극성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각자대표 체제에서는 기존 전략을 고도화할지, 새로운 축을 추가할지, 또는 리츠 AMC·신탁 부문과 연계한 투트랙 구조를 만들지 등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시장에서는 내년을 코람코자산운용의 방향성을 다시 잡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정적 재무 기반과 꾸준한 수익 창출 구조를 이미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그룹 내 역할을 넓히는 방향의 선택지가 현실적으로 열렸다는 의미다. 신탁·리츠 부문과의 연결성을 강화하되 운용 고유의 전문 영역을 확장하는 시나리오도 유효하다. 각자대표 체제의 전략 정비에 따라 향후 2~3년간 조직의 위상과 성장 속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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