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 '순현금 4조' SK하이닉스, 다음 과제 '투자금 조달'HBM 대규모 증설 예고, 수익성 향상 '청신호'
김도현 기자공개 2025-12-03 07:50:52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1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강자로 거듭난 SK하이닉스가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 심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재 위상을 유지하려는 의도다. 엔비디아 외 고객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실적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SK하이닉스는 수요 대응 차원에서 생산능력(캐파) 확보에 나선다. 기본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공정 미세화, 물가 상승 등으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SK하이닉스가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부채비율 하락세, 연매출 30% 중반 투입 예고
SK하이닉스는 2024년 11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개한 뒤 이를 실행하고 있다. 최근 이행 현황을 발표했다. 당시 123조원이던 시가총액은 2025년 10월 400조원을 돌파했다.
재무 지표 개선이 눈에 띈다. 올 3분기 말 기준 현금은 27조9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3조7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12조3000억원 줄면서 순현금이 3조8000억원에 달하게 됐다. SK하이닉스가 순현금 기조에 들어선 건 2019년 2분기 이후 6년 만이다.

2분기까지만 해도 차입금이 현금성 자산보다 약 5조원 많았다. 분기마다 영업이익 신기록(1~3분기 누적 영업이익 28조원 상회)을 경신하면서 빠른 속도로 현금이 쌓인 영향이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조단위 투자가 계속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페이스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을 10조원대 초중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이 40조원을 넘어서는 동시에 현금은 더욱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는 내년도 HBM은 물론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 물량까지 '완판(솔드아웃)' 선언했다. 올해보다 실적이 더 좋아진다는 의미다.
더불어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HBM4) 판매가를 500달러 중반대까지 맞춘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경쟁사 진입으로 원하는 가격대로 계약 체결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으나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협상을 이뤄냈다. 이에 따라 수익성 향상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제 관건은 한국 이천·청주·용인, 미국 인디애나 등에서의 시설투자를 감당할 수 있느냐다. 미국의 경우 현지 보조금과 대출 프로그램 등으로 어느 정도 실탄이 마련된 상태다.
문제는 국내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갈 금액이 대폭 커졌다. 단순 계산으로 120조원에서 600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첨단 장비 구매, 후공정 라인 강화 등 여러 이유가 반영된 결과다.
현재 SK하이닉스는 3개년 매출 평균의 30% 중반을 자본적 지출(CAPEX)에 활용한다는 기조 아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과거 불규칙적인 투자로 매년 CAPEX가 큰 폭으로 달라졌다면 앞으로는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을 통해 수급 균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일정한 투자 정책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CAPEX로 20조원대 중반을 예고한 바 있다. 내년 CAPEX는 30조원대 중반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의 2026년 연매출이 100조원 내외로 예상되는데 현실화하면 투자 로드맵을 실현하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130조원대까지 내다본다. 이렇게 되면 SK하이닉스의 CAPEX도 같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추후 연이은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수익 구조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의 리밸런싱이 이뤄지고 있어 유상증자, 차입 등 카드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키옥시아·스카이하이메모리 지분 정리, 파운드리도 매각?
이런 가운데 최근 SK하이닉스는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한 베인캐피터 특수목적법인(SPC)이 일본 키옥시아 지분을 처분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해당 SPC에 약 4조원을 투자한 바 있다. 키옥시아 주가가 뛰면서 SK하이닉스의 지분 가치도 높아졌다. 연이은 매각으로 SK하이닉스는 적잖은 금액을 쥘 수 있게 됐다.
같은 맥락에서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스카이하이메모리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해당 업체는 2019년 설립된 곳으로 구형 낸드를 주력으로 한다. SK하이닉스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 미국 사이프러스가 합작했다.
중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자회사도 정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첨단 메모리에 집중하고 수익성이 떨어진 파운드리 사업에서 철수하는 그림이다. 투자금 확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재작년 SK하이닉스는 SK리츠에 이천캠퍼스의 수처리센터를 넘기기도 했다.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1조1000억원 이상 현금을 획득한 것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적자 구간을 지나는 등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았다. 향후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는다면 이같은 몸집 줄이기도 재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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