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사모 크레딧]'PEF의 두 번째 엔진' 전문 하우스들의 부상②크레딧 전담 신설 '투자 활발', 전략 세분화로 경쟁 가열
윤형준 기자공개 2025-12-09 07:52:18
[편집자주]
고금리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사모 크레딧(Private Credit)이 글로벌과 국내 자본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21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제도적 기반이 정비된 이후 국내에서도 대출형·크레딧 전략이 하나의 독립 자산군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더벨은 국내 사모 크레딧이 부상하게 된 배경, 크레딧 전문 운용사들의 전략과 시장 확장, 글로벌에서 제기되는 리스크 논의와 국내 파장 등을 점검한다. 한국형 사모 크레딧 시장이 구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향후 과제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2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크레딧 전략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자 시장에는 전담 조직과 펀드를 갖춘 크레딧 전문 하우스들이 빠르게 등장했다. 기존 바이아웃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대출·메자닌·스페셜시추에이션 등의 투자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운용사(GP)별 경쟁도 본격화됐다.◇펀드 조성도 '속속'…크레딧 하우스 각축전
국내 크레딧 시장의 대표 하우스로 IMM프라이빗에쿼티의 크레딧 자회사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이 꼽힌다. ICS는 법 개정 직전인 2020년 업계 최초로 크레딧 전문 투자법인으로 설립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후 2021년 KBE(Korea Battery & ESG) 펀드를 약 5000억원 규모로 조성했고, 올해 6월에는 1호 블라인드펀드를 9500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그간 SNT그룹, HD현대중공업, SK엔무브 등 대기업 발행 교환사채(EB) 등 메자닌 거래에서 단독 또는 주도적 역할을 맡으며 대형 크레딧 딜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글랜우드크레딧도 시장 성장기에 존재감을 키운 하우스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가 2021년 전문 법인을 출범시킨 뒤, SK에코플랜트·자이에스앤디·한화첨단소재 등 자금조달 수요가 높았던 대기업 계열 거래에 적극 참여했다. 출범 이후 누적 투자액(공동투자 및 인수금융 포함)만 5조원 이상을 기록했으며, 올해 초에는 약 6000억원 규모로 1호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했다.
VIG파트너스의 크레딧 부문인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은 2021년 조직을 갖춘 뒤 기회추구형(Opportunistic) 전략을 표방하며 빠른 투자 집행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올해 초 약 2200억원 규모로 3호 블라인드펀드의 1차 클로징을 마친 뒤, 직방 신주인수권부사채(BW)·기숙사 운영사 대출 등에 1200억원을 투입하며 높은 회전 속도를 보여줬다. 해당 펀드는 연내 3000억원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JKL크레딧인베스트먼트는 JKL파트너스가 2022년 설립한 크레딧 전담 조직으로 당시 첫 블라인드펀드(3300억원)를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특화해 조성했다. 이후 전기차 부품사 등 실물기업을 대상으로 한 크레딧 투자에 나서며 전략별 포트폴리오를 쌓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크레딧본부(스틱크레딧)의 경우에는 올해 우정사업본부 크레딧 펀드 출자사업에서 ICS와 함께 최종 선정되는 등 빠르게 LP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도 최근 들어 크레딧 펀딩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도 지난 7월 크레딧 전문 자회사인 프랙시스크레딧앤솔루션즈를 설립했다.
◇'직접 대출서 구조화 투자까지' 각양각색 크레딧 전략
이런 크레딧 GP들이 펼칠 수 있는 전략은 다이렉트 렌딩(직접 대출), 메자닌, 스페셜시추에이션 등으로 세분화돼 전개되고 있다.
다이렉트 렌딩은 전통 금융기관의 대출을 대체해 기업에 변동금리 기반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금리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선 아직 은행 등 전통 금융사들의 대출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업금융의 핵심이 됐다. 지난 2014년 글로벌 사모 크레딧 운용자산(AUM) 중 다이렉트 렌딩의 비중은 20%였지만, 2023년 32%로 확대됐다.
국내에서 가장 익숙한 방식은 메자닌이다. 원금 상환 우선순위가 담보·선순위 대출보다는 낮지만, 이자 수취를 기반으로 한 방어력이 존재한다.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기업 가치 상승에 따라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특히 자기주식·계열사 지분·상장주식 등을 담보로 설정한 EB·상환전환우선주(RCPS) 거래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크레딧 하우스들은 기업별 상황에 따라 금리·전환가격 조정, 풋옵션, 우선상환권 등 조건을 조합해 리스크 대비 수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스페셜시추에이션은 단순 대출이나 메자닌을 넘어선 특수 상황 기반의 구조화 투자로, 국내 크레딧 시장에서도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부채 구조조정, 자회사 분리·카브아웃 과정의 단기 유동성 수요, 프로젝트 자금 보강 등 정형화되지 않은 자금 니즈가 발생하는 구간에 개입하는 전략 등이 대표적이다. GP들이 담보자산의 회수력, 현금흐름 안정성, 기업의 구조조정 진행 단계 등을 검토해 선순위·중순위·후순위 등 자본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크레딧 전문 하우스들의 확장세는 계속되는 기관 자금 유입과도 맞물려 있다. 올해에만 우정사업본부·과학기술인공제회 등 주요 LP들은 크레딧 펀드 출자사업을 진행하며 시장에 자금을 공급했다. PEF 시장에서 크레딧 투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신용 기반 투자전략이 바이아웃과 병행되는 시장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PE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모 크레딧 시장은 2021년 제도 변화 이후 불과 4년 만에 조 단위 시장으로 성장했다”며 “크레딧 펀드가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자리 잡아 가는 만큼 향후에는 펀드 규모 확대뿐 아니라 구조화 역량·위험관리 체계 등에서의 경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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