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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시작]SK하이닉스, HBM 경쟁 심화 속 '완판 재선언'④2023년 이후 매년 솔드아웃, CAPEX 확대 예고

김도현 기자공개 2025-12-05 07:47:50

[편집자주]

진정한 AI 시대를 맞아 주요국과 빅테크의 관련 투자에 불이 붙었다. 이는 폭발적인 메모리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앞선 메모리 호황기를 뛰어넘는 초호황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근 AI 반도체 병목 현상이 HBM 등에서 비롯되면서 메모리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국내 반도체 업계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이한 메모리 시장의 업황과 전망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4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패권을 사수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투자에 대한 속도는 높이고 규모는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최대한 빠르게 많은 물량을 확보해 관련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이같은 결단은 전례 없는 메모리 주문이 있어 가능했다. 2023년 이후 SK하이닉스의 HBM은 매년 매진(솔드아웃) 상태였는데 이제는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까지 '완판' 행렬에 가세했다. 경쟁사의 거센 추격에도 SK하이닉스가 미소 짓는 배경이다.

◇진격의 삼성전자·마이크론, '조기 가동' 맞불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HBM 생산능력(캐파)이 SK하이닉스를 넘어섰다. HBM 시장에서 고전하던 삼성전자가 D램 재설계 등 기초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구형(레거시) 라인 전환, 신형 라인 추가 등을 가속화한 결과다. 여전히 근소한 차이지만 삼성전자 캐파가 급속도로 늘어난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마이크론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SK하이닉스 다음으로 엔비디아 HBM 공급망에 진입한 것은 물론 약점으로 꼽히던 생산량도 긴밀하게 늘려가고 있다. 미국 정부 차원의 지원, 자국 기업과의 네트워크 등이 '히든카드'다. 최근 재설계 이슈에 휘말리고 있으나 마이크론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아직 SK하이닉스가 우위인 건 분명한 사실이다. 엔비디아향 5세대 HBM(HBM3E)을 사실상 독점한 데 이어 HBM4도 먼저 치고 나간 상태다. HBM4에서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나 가장 많은 몫을 챙길 것으로 관측된다.

전체 파이가 커진 것을 감안하면 납품 규모 자체는 오히려 더 불어날 전망이다. HBM4 가격 협상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수익성 저하도 최소화했다는 후문이다.

2026년 물량에 대한 완판 선언이 예년 대비 다소 늦어졌으나 결과적으로 SK하이닉스는 기록을 이어갔다. 더불어 D램과 낸드 전 제품에 대해 내년까지 고객 수요를 확보한 점은 고무적이다. 지금의 기세가 HBM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줘서다. 시장조사기관, 증권가 등에서는 당분간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전반적인 투자 일정을 앞당길 방침이다. 일단 청주 M15X를 일찍 오픈하고 장비를 반입하고 있다. 가동률 확대(램프업) 일정도 최대한 서둘러서 진행하기로 했다.

수백조원이 투입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도 조기 가동을 추진 중이다. 당초 2027년 상반기부터 1기 팹이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이보다 이른 시점에 돌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팹 추가 투자나 2~4기 팹 착공 일정도 순차적으로 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시에 SK하이닉스는 이천사업장 등 기존 라인 전환으로 HBM, 10나노급 6세대(1c) D램 등 수요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자본적 지출(CAPEX) 절반 이상을 전환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파악된다. 이렇게 해도 수요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재설계 소문 부인, 해외 반도체 투자 본격화

SK하이닉스 역시 HBM4 재설계 소문으로 골치를 앓은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정면 반박하면서 내년도 계약이 확정됐고 인증 지연, 수율(완제품 중 양품 비율), 성능 등에 이상 없다는 입장이다.

올 4분기부터 SK하이닉스는 HBM4 웨이퍼 투입에 착수한다. 이는 경쟁사 대비 한발 앞선 스케쥴이다. 삼성전자도 조기 양산을 준비 중인데 양사 간 최소 1개 분기 격차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미국 공장 구축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첨단 패키징 라인이 들어설 예정으로 처음에 거론된 2028년 하반기보다 이르게 가동하겠다는 의지다.

중국 우시팹은 미국 제재로 라인 전환이 제한적이지만 구형(레거시) D램 수요가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특히 구형 D램 몸값이 뛰면서 수익성이 대폭 향상되는 추세다.

최근 엔비디아 대항마로 떠오른 구글과의 관계도 주목을 받는다. 구글은 브로드컴과 협업해 텐서처리장치(TPU) 외부 판매에 돌입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신경전을 펼치면서 구글향 HBM 주도권 다툼을 본격화한 상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캐파 측면에서는 삼성전자가 유리하지만 HBM 관련 신뢰도는 SK하이닉스가 높은 편"이라며 "삼성전자도 완성도를 상당히 끌어올린 만큼 내년부터 경쟁이 치열할 텐데 승패가 갈리기보다는 '윈윈'하는 업황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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