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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뇌전증학회 2025]4000년 미지 영역 '뇌전증' 지식의 장 넘어 치료 혁신 집결지1936년 태동 뇌전증 최대 규모 학회, UCB·재즈·SK바팜 등 총출동

김성아 기자공개 2025-12-05 08:24:04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4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캐나다의 저명한 신경과학자 라젠드라 케일 박사는 "지난 4000년간 뇌전증의 역사는 '무지'와 미신, 오명이란 세 단어로 요약된다면 지난 100년간은 '지식'과 미신, 오명으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 뇌전증 치료 역사에 큰 변곡점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불치병, 또는 악령처럼 취급되던 뇌전증이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것이 바로 100여년 전, 1930년대부터다. 미국 뇌전증학회(American Epilepsy Society, AES)가 태동한 것도 이 즈음이다.

AES는 뇌전증 관련 학회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면서 매년 뇌전증 치료 옵션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뇌전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와 키닥터, 교수들이 이 곳에 모여드는 이유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FDA 허가 뇌전증 신약을 개발한 SK바이오팜 역시 높은 약효를 기반으로 AES 무대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악령 취급 받던 뇌전증, AES와 함께 발전한 100여년의 역사

AES는 매년 약 200여개의 기업 및 단체와 6000명 정도의 뇌전증 시장 관계자들이 모이는 연례 학술대회다. 올해 AES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현지시간 5일부터 9일까지 열린다.

뇌전증 관련 단일 질환 학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학회다. 뇌전증을 둘러싼 의사들의 임상 연구뿐 아니라 치료제 개발 기업, 의료기기, 진단기술, 임상 가이드라인 및 정책 등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뇌전증계의 '메카'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독보적이다.


AES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년 전인 193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뇌전증은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취급받지 못했다.

이는 뇌전증의 영어 이름인 Epilepsy에서도 알 수 있다. Epilepsy는 '외부'를 뜻하는 접두사 Epi와 '잡히다'라는 뜻의 lepsy를 합친 단어로 뇌전증 환자들이 외부, 즉 악령에 영혼을 잡혔다는 의미를 가진다.

악령에 영혼을 빼앗겼다고까지 칭하는 이유는 뇌전증의 증상에 있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이상을 일으켜 과도한 흥분 상태를 유발하며 발발한다. 대개 의식 소실·발작·행동 변화 등과 같은 뇌 기능의 일시적 마비 증상을 동반한다.

예측할 수 없이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의식 소실과 발작 등은 치료의 대상보다는 기피의 대상이 됐다. 이에 환우와 그 가족들은 1909년 뇌전증퇴치연맹(ILAE)을 설립해 뇌전증에 대한 인식 개선과 치료 옵션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AES 역시 ILEA 미국 지부와 당시 뇌전증을 연구하던 일부 의사들의 의지로 설립됐다. 창립자이자 초대 회장인 윌리엄 G. 레녹스 박사는 1930년대 신경과 전문의로 당시 소아기에 발생하는 뇌전증 중 가장 심한 형태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의 초기 증상을 처음 기술한 인물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1936년 열린 미국 의학협회(AMA) 연례 회의 만찬 모임에서 레녹스 박사를 중심으로 AES의 설립이 추진됐고 10년 뒤인 1946년 ILEA 미국 지부와 신경정신질환연구협회(ARNE)가 간질 연구 및 치료에 전념하는 합동 회의를 개최하며 지금과 같은 학술대회 형태를 갖췄다.

◇UCB·재즈 등 뇌전증 신약 기업 총출동, SK바이오팜 존재감 '우뚝'

미국 지부에서 시작한 학회가 세계 최대 규모의 명성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은 시장에 있다. 약 7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에서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약 45%를 차지한다.

이에 글로벌 핵심 뇌전증 치료제 개발 기업은 매해 AES에 참가해 시장 점검을 하곤 한다. 뇌전증 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치료제 '빔팻'을 개발한 UCB는 물론 △재즈 파마슈티컬즈 △바이오헤이븐 △뉴렐리스 등 대개 유럽과 미국에 소재를 둔 제약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국 제약사로서는 유일하게 참여한 SK바이오팜은 AES 단골손님인 UCB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UCB와 재즈 파마슈티컬즈 등 굵직한 기업과 함께 파트너 레벨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미국에서 뇌전증 치료제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이후 빠른 속도로 기존 치료제들의 처방량을 따라 잡으면서다.

후발주자이지만 미충족 수요가 높았던 발작소실률에서 경쟁약 대비 뚜렷한 개선을 보인 점이 주효했다. SK바이오팜은 이에 그치지 않고 적응증 확대 연구 및 제형 다변화 등을 통해 세노바메이트의 활용도를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번 AES 2025에서 공개하는 전신 강직-간대발작(PGTC) 임상 발표와 현탁액 임상 결과 등이 그 일환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이번 AES 2025는 세노바메이트의 확장 가능성을 임상적으로 확인하고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함께 뇌전증 치료의 혁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세노바메이트 관련 새로운 임상 데이터를 통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의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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