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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유경의 승부수]트렌드 수입자에서 ‘수출자’로…글로벌 시장 공략법④하이퍼그라운드 통한 패션 큐레이션 역수출…K-뷰티 직진출도 '앞장'

윤진현 기자공개 2025-12-08 08:24:38

[편집자주]

한 기업의 진짜 경쟁력은 확장기보다도 전환기에서 드러난다. 신세계는 글로벌 브랜드 유치와 패션 감도 경쟁 등을 통해 성장을 이뤄냈지만 이젠 새로운 해답을 찾고 있다. 지난해 계열 분리를 기점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정유경 회장이 변화의 선두에서 사업 체질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 더벨이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의 전략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4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명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수입형 유통 모델을 넘어, K-브랜드를 세계로 수출하는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K패션 수출 허브로 자리 잡은 '하이퍼 그라운드'가 있다. 업계 최초로 국내 유망 패션 브랜드와 손을 잡고 유럽과 일본 등 핵심 시장에서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플랫폼을 런칭했다.

패션과 함께 뷰티 사업 역시 글로벌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어뮤즈, 비디비치 등 주력 브랜드를 앞세워 유통 채널과 현지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K-뷰티 수출의 성장 동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하이퍼그라운드, 전진 기지로…‘K-브랜드 마중물’ 방점

신세계의 글로벌 외연 확장은 ‘하이퍼 그라운드(Hyper Ground)'를 중심으로 본격화됐다. 하이퍼그라운드(구 K패션82)는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2023년 업계 최초로 만든 K패션 수출 지원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이다.

국내 유망 중소 브랜드의 해외 시장 진출 지원 및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설립했다. 온라인 도매 채널을 운영하며 국내 신생·중소 패션 브랜드와 해외 바이어를 연결하고, 오프라인에서 계약·통관·물류 등 까다로운 수출 절차를 대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에는 브랜드와 바이어, 즉 기업끼리 연결하는 역할에 집중했다. 다만, 이젠 현지 소비자들에게 직접 K패션 브랜드를 소개해 인지도와 친밀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국내외 거점에서 팝업을 열어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방콕과 일본, 싱가포르, 중국(상해), 프랑스(파리) 등에서 하이퍼그라운드 팝업을 지속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 열렸던 일본 팝업의 경우 레터프롬문(Letter From Moon), 몽세누(Montsenu), 쓰리투에이티(Three To Eighty), 프루아(ffroi) 등이 하이퍼그라운드와 함께 처음으로 일본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 경우 브랜드의 시장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어 향후 수출 판로를 개척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5월 이세탄 신주쿠점에서 열린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팝업 매장 모습. 출처: 신세계

◇어뮤즈·비디비치 등 뷰티 역시 글로벌 확장 지속

패션과 유사하게 코스메틱 부문의 글로벌 확장 기조 역시 지속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어뮤즈는 일본, 인도네시아, 영국, 이탈리아 등 18개국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며 해외 판매 공략을 가속화했다.

그 결과, 2025년 상반기 해외 매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29.3% 수준으로 기록됐다. 특히 유럽에서만 1392%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기능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 역시 중국과 일본에서 판매 거점을 늘리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 뷰티 대표 브랜드인 비디비치도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채널 다각화를 진행하면서 K-뷰티의 고급 이미지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신세계는 해외에서 K-브랜드의 본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내 한국 브랜드 확산의 속도를 높이는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며 기존 명품 유통 사업과는 질적으로 다른 성장 축을 확보했다. 브랜드 판매뿐 아니라, K-콘텐츠의 취향과 감도까지 함께 전파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서 판 뒤집는다…게임체인저 전략

신세계는 오랫동안 세계 명품 브랜드의 국내 도입을 통해 존재감을 넓혀왔다. 그러나 이는 해외에서 만들어진 트렌드를 국내에 전달하는 역할에 한정된 구조였다. 정유경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에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브랜드·제품·문화의 창출자이자 수출자 역할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이 만든 고감도 트렌드를 세계 소비자에게 확산시키는 주도적 사업자로의 변신이다. 이는 기존 유통 사업의 확장과는 성격이 다르다. 우리나라의 취향과 감성이 세계의 표준이 되는 모델에 대한 투자에 방점을 찍었다.

해외 시장 확대 과정에서도 정 회장의 ‘큐레이션 경영’은 그대로 녹아 있다. 탄탄한 브랜드력과 공간 경험, 감성 중심의 리테일 전략은 해외에서도 효용이 충분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트렌드를 읽고, 먼저 움직이는 선제적 의사결정이 글로벌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K-브랜드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고, 이제는 이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며 “브랜드의 개성과 한국적 감성이 담긴 경험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글로벌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설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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