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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 진출 한국증권, 기업금융 자산 쓸어담는다공모채 시장 존재감 축소, PRS·신종자본증권 선점

김슬기 기자공개 2025-12-08 07:50:29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4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막대한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기업금융 자산을 쓸어 담고 있다. 특히 최근 롯데그룹 관련 딜에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 내에서도 조달이 쉽지 않은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의 우군으로 나서면 빠르게 커버리지 공략에 나서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봤을 때 한국투자증권은 '롯데그룹 커버리지 절대강자'라는 이미지는 아니었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번 롯데케미칼이나 롯데건설 딜의 경우 모두 단독 인수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국투자증권이 향후 롯데그룹 딜에서의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공모채 조달 10위권 이탈…케미칼 여파

4일 IB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롯데그룹은 공모채를 통해 2조524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롯데그룹의 조달액은 국내 채권 발행그룹 중 11위로 2024년 3조7470억원 대비 32.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롯데그룹의 공모채 조달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2023년 4조20억원으로 3위를 기록한 뒤 규모가 점차 감소했다.

롯데그룹의 공모채 규모가 줄어든 데에는 매년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 왔던 롯데케미칼의 영향이 컸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2022년 1조원, 2023년 2023년 7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조달을 했다. 하지만 케미칼 업황 부진으로 인해 적자가 지속되면서 신용등급이 AA+에서 현재 AA-까지 떨어졌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핵심 사업으로 여타 계열사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채권 조달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채권 조달 대신 주가수익스왑(PRS)이나 자산매각 등으로 조달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에는 롯데케미칼의 공모채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고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면서 웨이버(준수의무 유예)를 받기도 했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물산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롯데타워를 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4대 시중은행이 지급보증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런 상황에서도 케미칼을 제외한 다수의 계열사가 조달을 진행해왔다. 국내에서 기업금융을 하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공모채 발행에 참여했다. KB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미래에셋증권, 한양증권, 교보증권 등 11곳이었다. 이 중 주관금액이 가장 큰 곳은 KB증권이었고 그 뒤를 NH투자증권이 잇고 있다.

올해에는 공모채 외에도 PRS나 신종자본증권 등으로도 조달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해 메리츠증권이 단독으로 진행했었던 롯데케미칼 PRS의 차환이 이뤄졌다. 이는 롯데케미칼루이지애나(LCLA)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6600억원 규모였다. 또한 롯데건설 역시 올해 말과 내년 1월에 총 70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주관 순위 5위 한국증권, 단숨에 존재감 확대

롯데그룹의 조달수단이 다양해지면서 커버리지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평이다. 당초 롯데그룹과 가장 끈끈한 관계를 가져가고 있는 곳은 KB증권으로 꼽힌다. KB증권은 공모채를 발행하는 데 있어서 매년 주관금액이 가장 큰 하우스로 조달 도우미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나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뒤를 이었고, 한국투자증권은 5위였다.


최근 진행한 롯데케미칼 PRS 차환이나 롯데건설 신종자본증권 등은 모두 한국투자증권의 몫으로 돌아가면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딜 모두 단독으로 진행하지 않을 경우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후문이다. PRS의 경우 셀 다운 없이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북을 활용해 인수하고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4개의 SPC를 세워 셀 다운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개의 딜 규모만 해도 1조3600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에 이어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까지 할 수 있게 되면서 종전보다 공격적으로 투자자산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봤다. IB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투자한도에 여유가 있으니 다른 하우스와 공동으로 딜을 진행하기보다는 단독으로 가져가길 바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발행사 입장에서도 한 곳과 하는 게 낫다고 봤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지난해 롯데케미칼 PRS를 진행한 메리츠증권의 경우 해당 기회를 공모 딜까지 확장시키는데 실패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다를 수 있다는 평이다. 이미 기업금융에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롯데그룹과 돈독한 위치에 있는 증권사들이 충분히 위협을 느낄 수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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