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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SK하이닉스, 공급망·R&D 개편에도 재무는 '스테이'국내외 전방위적 투자 고삐 늦추지 않기 위한 큰 그림

최은수 기자공개 2025-12-10 08:25:19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5일 15:2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의 2026년 정기 인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재무 조직만은 그대로 유지했단 점이다. 공급망과 R&D 라인을 동시에 손보는 변화 속에서도 재무를 건드리지 않은 건 대규모 투자 국면에서 자금 전략의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통상 투자 사이클이 길어질수록 재무 정책의 일관성이 핵심 축이 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결정이다. 변동성이 큰 메모리 업황을 고려해 재무 안정성을 우선한 결과로 보인다. 기존 체계와 리더십에 대한 내부 신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공급망·R&D는 손봤지만 재무는 '그대로'

SK하이닉스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살펴본 주요 변화는 '공급망과 R&D 조직 조정'으로 요약된다. SK하이닉스의 인사 개편은 구매와 개발 라인에서 먼저 나타났다. 원재료 담당을 맡아온 강유종 부사장이 구매팀장으로 내정됐고 장비와 소부장 공급망 전반을 재정비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기해 R&D 조직에도 일정 조정과 휴식이 배분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321단 낸드 개발을 마무리한 개발팀이 양산 안정화 단계에 들어가면서 잠깐의 재정비 기간을 갖는 게 일례다. 고난도 공정 개발을 연속적으로 수행해온 만큼 다음 과제에 착수하기 전 조직을 재정렬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반면 재무 조직은 변화가 없었다. 실적 증가와 투자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도에서 재무 전략의 일관성이 흔들리는 것을 피하기 위한 판단으로 읽힌다.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호황으로 순현금 기조에 진입했지만 투자 규모는 더 빠르게 커지고 있어 재무 부담이 줄지 않는 구조인 점도 고려된 모습이다.

세부적으로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중심 실적 개선으로 순현금 기조에 진입했다. HBM 수요 확대와 고객 다변화가 맞물리면서 분기별 영업이익이 신기록을 경신하는 흐름이다. 하지만 생산능력 확대와 공정 미세화에 필요한 투자는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에도 대규모 자금 배분을 조율하는 재무 조직의 안정성이 중요해진 배경이다.


◇투자 확대 속 재무라인 지켜 자금 축 관리에 '방점'

SK하이닉스의 전방위 투자 계획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 용인에서 연속적인 설비투자를 추진 중이다. 미국 인디애나에서도 투자가 예정돼 있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초기 120조원 규모에서 최대 600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매출의 상당 부분을 자본적지출(CAPEX)로 투입하는 회사의 정책을 감안하면 재무라인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건 필수 요소다. 2026년 매출이 100조원 내외로 예상되는 만큼 연간 투자액은 적어도 30조원대 중후반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3분기까지의 CAPEX(16조3336억원)는 2024년 한해(16조6626억원)에 육박했다.

SK하이닉스는 내부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조정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베인캐피털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키옥시아 지분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했다. 스카이하이메모리도 정리했다. 파운드리 자회사와 비핵심 자산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도 언급된다. 자금 흐름을 단순화하고 메모리 중심 투자 구조를 다지기 위한 조치들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재무 조직의 '스테이'는 조직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의사결정으로 귀결된다. 대규모 투자와 자금 조달 전략이 이어지는 국면에서 재무 조직 개편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실무 라인의 조정과 달리 재무를 고정한 판단은 향후 투자 로드맵의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자금 배분과 차입 구조 관리에 대한 기존 전략이 더 적합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SK하이닉스 내부에서도 재무 조직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재무를 총괄하는 김우현 부사장은 5년째 CFO 자리를 지키게 됐다. 사업 확장과 투자 집행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기에 김 부사장 체제에 대한 신임이 유지됐다는 점에서 회사의 방향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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