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09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대형 벤처캐피탈(VC)은 오랫동안 생태계 상단을 책임져 왔다. 대규모 민간펀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고위험 기술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산업 전반의 성장 스케일을 키워왔다.덕분에 100억~200억원 규모의 소형 정책 출자사업은 자연스럽게 중소형·신생 VC의 '골목상권'으로 기능해 왔다. 명확한 규정은 없었지만 생태계의 다양성과 지속성을 위해 규모별 역할이 나뉘어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작동해 온 셈이다.
최근 이 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형 VC가 단독 또는 컨소시엄(Co-GP) 형태로 소규모 출자사업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민간 자금 유입이 예전만큼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정책 재원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졌고 초기 단계 투자 트랙레코드를 강화해 포트폴리오의 폭을 넓히려는 전략적 필요도 작용하고 있다.
이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지만 중소형 VC가 기반을 다져 온 골목상권이 좁아지고 있다는 점은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중소형 VC에게 소형 출자사업은 시장 진입과 성장을 위한 핵심 통로다. 이 영역이 대형 VC와의 직접 경쟁 구도로 전환되면 신생·지역 기반 VC의 기회는 급격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 생태계 다양성 저하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출자자(LP) 관점에서 보면 대형 VC 참여를 굳이 제한할 이유는 없다. 안정적 운용 능력과 성과에 대한 신뢰도는 분명한 장점이다. 그러나 정책 자금의 목적이 단순 성과 극대화가 아니라 생태계의 기초 체력 유지·보완에 있다는 점에서 논의의 방향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중소형 VC의 골목상권은 단순한 보호 구역이 아니라 생태계 다양성을 떠받치는 하부 구조에 가깝다. 정책 시장이 지금 점검해야 할 것은 복잡한 규제나 제한이 아니다. 규모별 운용사가 각자의 역할을 유지하며 공존할 수 있는 균형이다. 이 균형이 살아 있어야 시장은 폭과 깊이를 동시에 갖추고 벤처투자의 성장 순환도 이어진다.
벤처 생태계의 성장은 규모별 운용사가 각자의 위상에 맞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이어진다. 중소형 VC의 골목상권이 살아 있을 때 생태계의 저변이 넓어지고 그 위에서 대형 VC의 확장 전략도 실질적인 효과를 낸다.
필요한 것은 진입을 가르는 장벽이 아니라 각 규모의 운용사가 제 자리를 지키며 기능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균형이 유지될 때 벤처투자 시장은 폭과 깊이를 갖춘 성장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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