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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딜리 2세 경영 본격화, 증여세 부담 속 배당정책 '촉각'창업주 최근수 대표, 두 자녀에 각 15% 수증

김한결 기자공개 2025-12-10 08:06:32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9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프린터 전문기업 딜리가 창업주 최근수 대표의 지분 증여로 2세 경영 체제를 공식화했다. 두 자녀가 나란히 최대주주에 오르며 승계 작업을 마쳤지만 수십억원대 증여세 납부가 숙제로 남았다. 시장에선 사실상 무차입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너일가 세금 재원 마련을 위한 고배당 정책이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수 딜리 대표는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시점을 택해 지분 증여를 단행했다. 지난 5월 107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가 하반기 900원 초반대로 하락한 시점에 맞춰 두 딸에게 총 880만5000주를 넘겼다.


전체 발행주식의 30%에 달하는 물량이다. 최윤희 씨와 최동희 부사장이 각각 440만2500주(15%)씩을 수증했다. 과세표준을 낮춰 증여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절세가 면세는 아니다. 수증자인 두 자녀가 감당해야 할 세금만 수십억원에 달한다. 오너 일가의 개인 현금 동원력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의 시선이 자연스레 딜리의 풍부한 내부 유동성으로 향하는 배경이다.

증여세 재원 마련의 키는 탄탄한 재무 체력이 쥐고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딜리의 부채비율은 5.34%에 불과하다. 자본총계가 630억원에 육박하는 반면 부채총계는 34억원 수준에 그친 결과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현금 곳간도 두둑하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55억원에 단기금융상품 10억원을 더하면 즉시 가용 가능한 유동성만 165억원에 달한다. 지난 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약 271억원)의 6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 오너 일가의 자금 수혈을 위한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실제로 딜리는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주당 40원을 책정해 총 11억원을 지급했다. 올 3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3분기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509억원에 달해 배당 재원은 넉넉한 편이다.

이번 수증 주식(440만2500주)에 전년도 주당 배당금(40원)을 대입하면 수령할 배당금은 인당 1억7600만원 선에 그친다. 반면 증여가액(지난 8일 종가 925원 기준)을 토대로 추산한 연간 증여세 납부액(연부연납 5년, 이자 포함)은 2억6000만원을 웃돈다. 때문에 시장에선 향후 배당 성향의 파격적인 상향이나 중간 배당 정례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분 승계와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선 차녀 최동희 부사장의 역할론도 부각된다. 최 부사장은 이번 수증으로 최윤희 씨와 동일한 15%의 지분을 확보해 공동 최대주주에 올랐다. 2017년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아온 만큼 실적 반등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성적표는 좋지 못하다. 딜리는 올 3분기 누적 매출액 222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6%, 68.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10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25억원) 대비 59% 급감했다.

딜리의 캐시카우인 'UV 프린터'는 자외선으로 잉크를 순간 경화시키는 기술을 바탕으로 유리, 금속 등 다양한 소재에 인쇄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최근 수출 부진을 겪고 있는 주력 사업의 수익성을 방어하는 동시에 지난 8월 출시한 수성 잉크젯 인쇄기 '네오 갤럭시'를 통해 친환경 패키징 시장을 선점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더벨은 증여세 납부 및 배당 성향 상향 등을 질문하기 위해 딜리 측에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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