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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한국 PEF 20년, 위기 때마다 우리 경제 주도권' 찾아왔다자본시장 핵심 플레이어로 성장, 부정적 측면보다 순기능에 주목해야

감병근 기자공개 2025-12-09 16:29:37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9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PEF가 올해로 제도화 20년을 맞았습니다. 한국 PEF는 그동안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자본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했습니다. 더벨에서는 이러한 한국 PEF 20년 역사를 짚어보는 ‘비욘드 파이낸스 한국PEF 20년의 기록’이라는 도서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한국 PEF 20년 역사를 간단히 짚어보고요.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에서 PEF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살펴보려고 합니다.

한국 PEF 이야기를 하려면 1997년 IMF 외환위기부터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 기업과 은행들이 줄줄이 쓰러졌죠. 정부는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작합니다. 문제는 구조조정을 수행할 토종 자본이 없다 보니 해외 PEF인 뉴브릿지, 칼라일, 론스타 등이 우리 기업을 헐값에 인수해갔습니다.


당시 구조조정이 필요했던 건 맞지만 기업들을 헐값으로 매각하면서 이에 따르는 수익이 해외 자본으로 빠져나갔다는 뼈아픈 기억이 남았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경제에도 구조조정을 주도할 수 있는 토종 자본이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이 생겨났고요. 이러한 문제 의식이 2004년 간투법 제정을 통해 한국 PEF 제도를 탄생시키는 출발점이 됩니다.

간투법은 여러 펀드 관련 법을 하나로 묶으면서 그 안에 PEF 제도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제도가 생기자 우리금융, 신한금융, 미래에셋 같은 대형 금융그룹들이 최초의 한국 PEF를 만들어서 구조조정·투자에 나섰습니다. 이후에는 H&Q코리아, 보고펀드, MBK파트너스 같은 1세대 독립 하우스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한국 PEF는 설립 이후 단기간 내에 탄탄한 기반을 갖추게 됩니다. 특히 국민연금이 출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한 부분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데요. 한국 PEF는 특유의 구조조정, 바이아웃 전략을 통해 해외 PEF와는 차별화되는 경쟁력도 갖추게 됐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한국 PEF가 이미 준비된 상태였습니다. IMF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한국 PEF가 구조조정 자본을 공급하고 국내 기업을 인수·정리하는 구조가 본격적으로 작동합니다.

IMM PE, 미래에셋PE가 두산그룹 구조조정에 참여했고요. H&Q, 보고펀드 등도 하이마트, 버거킹 등 다양한 딜을 수행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IMM PE, 한앤컴퍼니, 스카이레이크 같은 토종 하우스들이 규모를 키우게 됩니다. IMF 외환위기가 ‘해외 PEF의 시대’ 였다면, 글로벌 금융위기부터는 ‘한국 PEF의 시대’가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등을 통해서 한국 PEF는 체급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지속적으로 마련됐습니다. 이는 한국 PEF가 국내외 대형 딜을 소화할 수 있는 주체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덕분에 아쿠쉬네트 인수 같은 특별한 딜도 나올 수 있었고요.

이 때부터 대형 딜은 해외 PEF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깨졌고 한국 PEF도 충분히 대형 바이아웃과 구조조정 딜을 리드할 수 있다는 게 자본시장에 각인됐던 것 같습니다. 특히 2015년 이후부터는 한국 PEF가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후보고제로 펀드 운용이 유연해졌고 한국성장금융 등 다양한 출자자의 등장으로 PEF 저변이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이 때부터 증권사의 참여로 인수금융 시장이 대폭 커진 점도 한국 PEF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투자 방식도 단순 바이아웃을 넘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로쓰캐피탈, 메자닌, DIP 금융 등이 가능해지면서 PEF가 기업의 성장과 도약을 지원하는 자본으로 역할이 확대됐습니다.

한국 경제의 세 번째 위기라고 볼 수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도 살펴보겠습니다. 당시 항공·여행·오프라인 소비 같은 대면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기업들은 다시 한 번 위기에 몰리게 되는데요. 한국 PEF가 한 번 더 활약을 하게 됩니다.

이번에도 한국 PEF는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 구조 전환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스카이레이크, 한앤컴퍼니, 글랜우드PE 등이 나서서 대기업 비핵심 계열사를 인수하는 카브아웃 거래를 수행한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를 통해 국내 경제는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해외 자본에 기대지 않고 한국 PEF를 통해 구조조정을 마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증명했습니다.

여기에 지배구조 개선 및 환경 분야 등 신사업 투자를 통해 한국 PEF가 재계의 ESG 문화 성장에도 기여했다는 점도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 PEF가 위기의 해결사 역할을 넘어서서 경제 전반의 건전한 발전에도 기여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큰 흐름은 아주 분명한 것 같습니다. IMF 외환위기에 우리는 국내 기업이 해외 PEF에 팔리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PEF 제도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같은 위기에서는 우리 기업과 산업을 지켜냈습니다.

최근 한국 PEF의 부정적인 측면도 언급되고 있지만 한국 PEF 20년 역사는 단순히 “펀드 산업의 성장사”가 아니라 “위기 때마다 우리 경제의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지만, 한국 PEF가 국내 경제의 방파제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IMF 외환위기의 아픈 기억에서 출발해, 한국 PEF가 어떻게 성장하면서 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는지 20년 역사를 쭉 짚어봤습니다. 더벨에서는 앞으로도 한국 PEF와 함께하며 한국 PEF의 이야기를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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