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PE 애뉴얼 리포트]'SK 해결사' 한앤코, 과감히 사고 유연히 팔았다스페셜티·CMP로 반도체 라인업 구축, '솔믹스·한온 매각' 속도전·장기전 모두 성과
윤형준 기자공개 2025-12-11 08:25:18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0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5년 한 해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의 움직임은 'SK'로 시작해 'SK'로 귀결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앤코는 올해 SK그룹의 사업 재편(리밸런싱) 과정에서 자본시장에 조(兆) 단위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이 완료된 자산은 기민하게 매각해 수익을 실현하는 '양손잡이 경영'을 선보였다.특히 4호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SK스페셜티와 SK엔펄스 CMP(화학적기계연마)패드 사업부를 연이어 인수하며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과감함이 돋보였다. 회수 부문에서는 단기 엑시트에 성공한 솔믹스(옛 SK엔펄스 파인세라믹스 사업부)와 10년 만의 숙원을 푼 한온시스템 매각이 조화를 이루며 '바이아웃의 강자'다운 면모를 입증했다. 여기에 남양유업 사태 등 법적 분쟁까지 승리로 매듭지으며 운용사의 위기 관리 능력 또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다.
◇SK스페셜티·SK엔펄스 CMP 품고 '소부장' 맹주로
올해 한앤코 투자의 하이라이트는 '반도체 소재 라인업 구축'이다. 상반기를 달군 SK스페셜티 인수에 이어, SK엔펄스의 CMP패드 사업부 인수까지 마무리하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섹터 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한앤코는 지난 3월 반도체 특수가스 1위 기업 SK스페셜티 지분 85%를 약 2조70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4월에는 SK엔펄스의 CMP 사업부를 약 3400억원에 인수하는 딜을 연달아 성사시켰다. 두 딜 모두 SK그룹의 리밸런싱 니즈와 한앤코의 풍부한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가 만난 결과물이었다.
특히 이번 CMP 사업부 인수는 한앤코가 그리는 '반도체 소재 밸류체인'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는 평이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특수가스(SK스페셜티)와 연마 패드(CMP)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으로써, 전방 산업과의 교섭력을 높이고 볼트온(Bolt-on) 시너지를 극대화할 기반을 마련했다. 또 한앤코와 SK그룹 간의 신뢰가 '혈맹' 수준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1년 반의 '속도전' 솔믹스, 10년의 '뚝심' 한온시스템
회수 시장에서는 '속도'와 '인내'가 공존했다. 한앤코는 올해 솔믹스 매각을 통해 PE 업계에서 보기 드문 '초단기 엑시트' 성공 사례를 남겼다.
2024년 초 약 33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솔믹스를 불과 1년 반 만인 지난 9월 5400억원 수준에 매각했다. 이는 4호 펀드의 첫 회수 사례이며, 60%가 넘는 내부수익률(IRR) 잭팟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직후 사명 변경과 독립 경영 체제 구축으로 빠르게 몸값을 불린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면 장기 포트폴리오였던 한온시스템 매각은 '뚝심'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이 지난 1월 1조2000억원 규모에 한온시스템 인수를 최종 완료하면서, 한앤코는 2015년 투자 이후 10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한온시스템 매각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도 끈기 있는 협상 끝에 딜을 종결시키며 과거 펀드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앤코는 올 한 해 단기 고수익(솔믹스)과 장기 체증 해소(한온시스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M&A 업계 효시적 판례도 남겨
정교한 엑시트 전략과 리스크 관리도 빛났다. 한앤코는 SK디앤디로부터 인적분할된 신재생에너지 기업 SK이터닉스의 지분을 지난 6월 매각해 약 822원을 회수했다. 또한 SK디앤디는 공개매수를 통해 완전 자회사화(상장폐지)를 추진하며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돈 되는' 자산은 현금화하고, '키울' 자산은 효율화하는 한앤코의 선택과 집중이 읽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지난 11월 남양유업 인수 지연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판결은 한앤코의 위기 관리 능력의 방점 찍는 사건이었다. 재판부는 홍원식 전 회장이 한앤코에 66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며, 경영권 양도 지연(이행지체)이 곧 기업가치 훼손(적극적 손해)과 기회비용 상실(소극적 손해)로 이어졌음을 법리적으로 인정했다.
특히 홍 전 회장의 이행지체로 인해 오너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아 현금성 자산 감소와 브랜드 가치 하락 등 실질적인 손해가 발생했다는 한앤코 측 주장을 받아들인 점은 향후 M&A 분쟁 실무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로 한앤코는 금전적 실리를 확보함은 물론 경영 정상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오너 리스크'를 법적으로 끊어내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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