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 검토 나선 SK하이닉스, 주식가치 재평가 가능성보유 자사주 2.39% 활용 저울질, 피어기업 마이크론 대비 PER 절반
노태민 기자공개 2025-12-11 06:59:56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0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보유 자사주를 활용해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사주 2.39%를 단순 소각하는 대신 ADR 발행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ADR 발행은 SK그룹 최고위 경영진의 관심사로도 떠오르고 있다. 주주환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용인 팹 구축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겹치면서 배당 확대와 같은 전통적 환원책을 택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내부적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ADR 발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ADR은 미국 예탁기관이 해외 기업의 주식을 보관하고 이를 기반으로 발행하는 예탁증서다. 미국 증시에서 일반 주식과 동일하게 거래된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말 기준 자기주식 5.16%를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교환사채(EB) 발행에 따라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된 2013만9289주를 제외하면 ADR로 활용 가능한 실질 물량은 1740만7808주(2.39%)다. 9일 종가(56만600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자사주 가치는 약 9조8500억원에 이른다.
SK하이닉스가 자사주 소각 대신 ADR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단순 소각보다 미국 증권 시장 진입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경쟁사 마이크론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에 근접한 점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의 PER 11.4배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수준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글로벌 IB들과 ADR 발행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SK하이닉스는 ADR 발행에 대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측은 이날 오전 해명 공시를 통해 "당사는 자기주식을 활용한 미 증시 상장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ADR 발행은 해외 투자자 유입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접근성 개선, 정보 투명성 강화, 애널리스트 커버리지 확대로 투자 기반이 한층 넓어질 수 있어서다.
증권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ADR 발행을 통해 SK하이닉스가 만년 저평가 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ADR 발행 등 적극적 주주환원이 현실화될 경우 회사의 적정가치는 마이크론의 밸류에이션을 즉각적으로 초월하리라 예상된다"며 "적극적 투자자들의 롱숏 전략 뿐 아니라 나스닥 및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추종 펀드들의 수급 유입 속 동사의 주가 상승은 가파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ADR 발행을 통해 미국 증시에 입성할 경우 향후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유연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는 1997년 미국에 ADR을 발행한 뒤 2000년에는 신규 ADR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번에 검토 중인 ADR 방식은 자금 조달과는 무관하다. 발행 대상이 신규 발행 주식이 아닌 기존 보유 자사주(2.39%)이기 때문에 기업으로 현금이 유입되는 구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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