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권 사외이사 제도 'IT 보안·소비자보호' 방점각 분야 전문가 필수 선임 요청…이사회 전문성 공백 해소 차원
최필우 기자공개 2025-12-11 12:56:04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0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IT 보안과 소비자보호에 초점을 맞춰 은행권 사외이사 제도를 손질한다. 은행 금융지주 이사회가 각각 IT 보안과 소비자보호에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를 필수적으로 선임할 것을 요청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취임 후 소비자보호 중심의 감독 당국 운영이 예고되긴 했으나 IT 보안 전문성을 강조하는 건 한발 더 나아간 조치다.최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일어나는 등 IT 보안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에는 IT 전문가는 물론 보안에 특화된 사외이사도 부재하다. 감독 당국의 방침에 맞춰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문가를 모시려는 이사회 차원의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4대 금융 소비자 전문가, KB금융에 유일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감원장-금융지주 회장 간담회를 갖고 업계 핵심 아젠다에 대해 논의했다. 이 원장은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각 금융지주에 요청했다. 지주 회장 승계 절차를 보완하는 것은 물론 사외이사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감원은 각 금융지주 이사회가 각각 IT 보안과 금융소비자 분야를 대표할 수 있는 사외이사를 최소 1명 이상 선임해달라는 입장이다. 주요 금융지주는 역량진단표(Board Skill Matrix)를 활용해 각 분야 전문가를 선임하고 있다. 다만 IT 보안, 금융소비자 분야를 대표하는 인사가 부족하다는 게 금감원의 진단이다.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는 현재 소비자보호에만 초점을 맞추는 소위원회를 별도로 두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 정도가 소비자에게 노출된 리스크를 진단하는 소비자리스크관리운영회를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다른 금융지주도 감독 당국 방침을 고려해 위원회 신설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소비자보호위원회가 신설된다 해도 위원회 활동에 특화된 사외이사가 없는 실정이다. KB금융의 여정성 사외이사 정도가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소비자경제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마저도 금융소비자에 특화되지 않아 감독 당국 눈높이를 충족시키려면 추가 보강이 필요하다.
◇IT 전문가 구인난 심해진다
IT 전문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것도 금융지주의 과제로 주어졌다. 금융지주는 IT 전문가 영입을 만만치 않은 과제로 보고 있다. 연봉이나 업무 환경이 IT 업계와 달라 지주나 계열사의 현직 임원으로 유능한 IT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도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IT 분야에서 전문적인 경력을 쌓고 사외이사에 지원하는 인사도 흔치 않다.
특히 금감원의 요구가 일반 IT 전문가가 아닌 IT 보안 전문가 선임이라는 점에서 금융지주 이사회의 구인난은 더 심해질 수 있다. 최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은행권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업계에서 보안 전문가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몸값이 한창 높아지고 있는 IT 보안 전문가들이 현직이 아닌 사외이사 부임을 우선시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
주요 금융지주는 IT 분야를 포괄할 수 있는 전문가를 우선적으로 영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현황을 보면 IT 보안은 물론 IT에 특화된 이력을 가진 이사가 전무한 상태다. 컨설팅펌의 추천을 받아 상시 관리 중인 디지털 전문가 후보풀 내에서 치열한 영입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IT 전문가 영입 필요성은 알고 있으나 현직 임원이나 개발자가 아닌 금융사 사외이사 자리를 원하는 IT 업계 종사자를 찾는 일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IT 보안으로 영역을 특정하면 인재풀이 한층 더 좁아져 금융사 이사회의 전문가 모시기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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