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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삼성에피스와 같은 'ADC' 방향 같아도 속도 우위오너 지휘 하에 광범위하게 기술 흡수…삼성에피스는 본계약 지연 등 보수적 접근

정새임 기자공개 2025-12-12 09:43:31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1일 09: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 사업에서 유사한 방향성을 보인다. 바이오시밀러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뒤 신약으로의 도약을 꾀하는 전략이다. 공교롭게 본격적으로 신약을 추진하는 시기와 주타깃으로 삼은 모달리티도 동일하다.

방향성은 같지만 추진력에서의 온도차는 확연하다. 셀트리온은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 하에 공격적인 오픈이노베이션과 개발을 추진 중이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약 개발 행보에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완료로 엄연히 독립 법인이 됐음에도 보수적이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초기 바이오텍 발굴해 저렴하게 기술 확보, 공격적 본임상 진행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0년대부터 특허 만료된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로 나란히 성장했다. 유럽·미국 진출로 매출은 조단위로 뛰었고 수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남기는 거대 기업이 됐다.

10여년간 바이오시밀러로 캐시카우를 번 양사는 이제 신약을 바라본다.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신약 특성상 지금부터 준비해야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공통으로 깔려있다. 첫 신약 모달리티를 항체약물접합체(ADC)로 결정한 것도 같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이라는 지배구조 개편을 완료하자마자 신약 개발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내부 오픈이노베이션팀을 만들고 유망 기술을 지닌 국내 벤처들을 물색했던 셀트리온이다. 특히 2023년 서울바이오허브와 바이오텍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초기 벤처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3기까지 진행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10곳을 발탁했고 머스트바이오, 포트래이, 갤럭스 등 일부 기업과는 실제 기술도입 및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첫 모달리티로 결정한 ADC는 피노바이오와 함께 하지만 다양한 질환, 다양한 모달리티로 신약 연구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머스트바이오로부터는 삼중융합단백질 등 면역항암제 물질을 도입했고 미국 바이오텍 카이진에서는 자가면역질환 신규 물질인 FcRn 억제제 개발권리를 확보했다. AI, 공간전사체 등을 활용해 신규 타깃을 발굴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대부분 초기 스타트업이라 셀트리온은 저렴한 가격으로 유망 기술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다. 실례로 머스트바이오와의 물질 도입 계약은 전체 계약금 7125억원, 이 중 선급금은 30억원 정도다. 카이진과의 계약도 총 계약규모는 약 1조원이지만 선급금은 114억원에 그친다. 트리오어와의 ADC 신규 타깃 발굴 계약은 플랫폼 기술 접근료 10억원 외 별도의 선급금이 없다. 처음부터 폭넓게 가능성을 탐색하면서 성공 가능성이 낮은 분야는 제거해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선급금이 적을 경우 물질 발굴 또는 전임상의 개발 극초기 단계라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특유의 추진력, 다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통해 다져진 경험치를 살려 속도감 있게 개발을 이어가는 중이다. 벌써 ADC 신약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1상에 진입했다. 2028년까지 ADC 9종, 다중항체 신약 4종 등 총 13개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한다.

바이오시밀러로 한정되지만 글로벌 3상 임상 경험이 풍부한 만큼 임상 추진에 주저함이 없다. 대다수 국내 바이오텍 심지어 제약사도 글로벌 후기 임상 앞에선 고민이 커진다. 국내 기업이 직접 글로벌 대규모 3상 임상을 진행해 상용화까지 이룬 사례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로 탄탄히 쌓아온 글로벌 임상 경험과 의료진 네트워크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이제 첫 IND 발뗀 삼성바이오에피스, 신약 확보 온도차 확연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셀트리온과 비슷한 경험치, 상황에 놓여있다. 모회사 인적분할을 완료해 신약 행보를 본격화할 시점이기도 하다. 그동안은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산하에 있었다면 지금은 삼성의 바이오 R&D를 대표하는 기업으로써 존재감을 드러낼 시기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은 셀트리온의 신약과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셀트리온이 다수 바이오텍과 손을 잡고 광범위하게 신약 물질 확보에 나서면서 대표 물질의 본임상을 진행하는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직 대표 물질의 본임상조차 들어가지 못했다. ADC 개발을 위해 인투셀과 손잡은 지 2년이 넘었지만 인투셀과의 본계약도 지연되는 중이다.


최근 중국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와 맺은 신규 ADC 2종 공동개발 계약은 우연으로 시작해 필연이 된 사례로 전해진다. 인투셀 특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론트라인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신약 공동개발 계약 및 지분투자까지 성사됐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서진석 대표로 이어지는 오너십 하에 한번 사업 방향을 정하면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전문경영인 중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사업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 상대적으로 미온적으로 비춰진다.

고무적인 부분은 프로티나와 함께 2027년까지 신규 물질 10종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국책과제로 선정된 양사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실질적인 결과를 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반전의 키는 있다. 바이오 R&D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신약 미래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예고한 상태다. 유망 기술을 지닌 벤처를 흡수함으로써 단번에 부족한 기반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향후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어떤 기업을 물망에 올릴지가 주목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내부적으로 유전자치료제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검토했지만 실질적으로 개발로 이어지진 않는 등 상당히 보수적으로 신약에 접근 중"이라며 "반면 셀트리온은 오너2세가 직접 벤처 기업들을 만나는 등 활발하게 신규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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