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쿠팡 美인사 등장' 정보유출이 '방패' 전략 바꿨나韓 대표 사퇴 후 美 인사 투입, 리스크 전략 바뀌나…김범석 의장 영향력은
허인혜 기자공개 2025-12-15 14:16:15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5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 고객센터죠, 제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요", "앗 고객님...저도..."이런 우스갯소리가 돌 만큼 요즘 뉴스를 뜨겁게 달군 사건이죠. 바로 쿠팡 고객 3300만명 넘는 개인정보가 한 번에 새어 나간 유출 사고입니다. 이메일과 주소, 전화번호, 일부 주문 이력이 해외 서버에서 몇 달간이나 털렸어요. 정부는 과징금과 징벌적 손해배상 상향까지 검토 중이고, 현지 법무법인은 미국 본사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태가 커지면서 결국 한국 법인 대표였던 박대준 대표가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모든 직위에서 물러났죠. 그리고 그 자리를 미국 쿠팡 Inc.의 최고관리책임자이자 법무총괄인 해롤드 로저스가 임시 대표로 메우게 됐습니다. 이제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 본사 이름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는 구도가 된 셈입니다.
쿠팡은 한국에서 가장 거대한 이커머스 기업입니다.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이 생활 방식 자체를 바꿔 놓았다는 평가도 받았죠. 오늘 피플앤스토리에서는 듀얼클래스 구조를 통해 여전히 지배력을 쥐고 있는 김범석 의장의 이야기를 다뤄보죠. 그리고 이번 사태를 수습하러 전면에 나선 미국 본사 인사 해롤드 로저스의 이야기까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김범석, '거미줄' 물류거점과 美 상장
개인정보 유출뿐 아니라, 물류센터 산업재해, 거버넌스 논란까지. 쿠팡을 둘러싼 그늘이 만만치 않네요.
그래도 시작은 공과를 같이 보는 걸로 하죠. 먼저 창업자 김범석 의장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해 명문 보딩스쿨과 하버드 대학을 거친 뒤, 학생 잡지 창업과 컨설팅 회사를 거쳐 2010년 한국에서 쿠팡을 세운 인물입니다.
초기 쿠팡은 소셜커머스 사이트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지만 김 의장은 과감하게 물류센터와 배송 인력에 수조원을 쏟아붓습니다. 오늘날 전국 100개가 넘는 물류 거점과 로켓배송 네트워크가 그 결과물입니다. 전국 70% 이상의 인구가 쿠팡 물류센터 10km 인근 거주자라니, 말 다했죠.
그 투자가 없었으면 지금의 편리함도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출혈 경쟁과 적자 감수 성장의 전형이라는 비판도 꾸준히 따라붙었죠. 조 단위 자본잠식이 일어났음에도 비전펀드가 꾸준히 돈을 퍼주어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2021년에는 미국 뉴욕 증시에 직상장하면서 기업가치 약 840억 달러를 기록합니다. 알리바바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한 해외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였고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평가이익을 크게 올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장은 듀얼클래스, 이중 의결권 구조를 택합니다. 일반 주주는 1주 1표지만, 본인이 가진 클래스 B 주식은 한 주에 29표를 행사할 수 있게 설계해 상장 이후에도 70%가 넘는 의결권을 유지하게 된 것이죠.
바로 여기서부터 논쟁이 시작됩니다. 지분율은 10% 안팎인데 의결권은 70% 이상. 이 구조가 책임은 제한하고 권한은 과도하게 집중시키는 장치 아니냐는 비판이 상장 당시부터 제기됐죠.
특히 한국 사업에서 문제가 터질 때마다 실질 지배력은 김 의장에게 있는데 법적·정치적 최전선에는 한국 법인 대표만 나가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물류센터 산업재해의 그림자
한편으로 김범석이라는 인물의 성취도 분명합니다. 쿠팡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고, 직접 고용 인원만 수만 명,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수십만 명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늘 밤 주문한 생필품을 다음 날 새벽 문 앞에서 받는 경험'을 일상으로 만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물류 인프라가 부족했던 지방과 농어촌까지 배송망을 확장한 점은 유통 역사에서 빼놓기 어려운 장면이죠.
하지만 성취만 놓고 보기에는 쿠팡의 그늘도 너무 짙습니다. 2020년 이후 물류센터와 배송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만 수십 명에 이릅니다.
그 와중에 김범석 창업자는 2020년 말 한국 법인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오고 2021년에는 한국 법인의 이사 등 공식 직함을 모두 정리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한국 법인에서 손을 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다만 회사 측은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기 위한 구조 개편이라고 설명해 왔습니다. 사실 듀얼클래스 구조 자체는 미국 상장기업에서 드물지는 않습니다. 창업자의 장기 비전이 단기 주가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명분에서 출발한 제도이기도 하죠.
#박대준 대표 사임과 헤롤드 로저스 등판
개인정보 유출 사태 초기까지만 해도 국회·정부를 상대로 사과하고 설명하는 얼굴은 박대준 대표였습니다.
그런데 대규모 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지 열흘 남짓 만에 박 대표가 결국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공식 메시지는 "국민께 실망을 안겨 드린 점에 송구하다,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한다"였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경질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쿠팡은 그동안 각종 산업재해와 물류센터 화재, 노조 이슈가 터질 때마다 한국 법인 대표를 '완충재'로 내세워 왔다는 비판이 있었잖아요. 이번에는 그 완충재 역할을 해 온 인물이 책임을 지고 퇴장한 셈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듀얼클래스 구조로 실질 지배력을 쥔 김범석 의장은 여전히 미국 본사 이사회 의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고요.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등장한 인물이 바로 해롤드 로저스입니다. 미국 쿠팡 Inc.의 최고관리책임자이자 법무총괄, 법과 규제, 컴플라이언스를 보는 '본사 컨트롤 타워'에 가까운 자리죠.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기업법 전문 변호사로, 다국적 통신회사 등에서 법무와 규제 대응을 맡아온 경력이 있습니다. 쿠팡에는 2020년 최고관리책임자(CAO)로 합류했고, 이듬해부터는 법무총괄(General Counsel)까지 겸임하면서 쿠팡 Inc.의 리스크 관리 전반을 총괄해 왔습니다.
#외형과 수익성 늘었지만 치명적 정보유출
최근 실적을 보면, 쿠팡의 작년 연결 매출 38조원을 넘겼고 대부분이 국내 매출에서 오는 미국 쿠팡Inc의 분기 매출이 13조원을 기록하는 등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영업이익 흑자 전환 이후,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냈다는 분석도 나오죠.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그것도 이정도의 유출은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입니다. 해외에서 내부 시스템 키를 훔쳐 토큰을 위조하는 정교한 공격이었고 가해자가 내부 개발자 출신이라는 점은 분명 악의적이지만 다섯 달 동안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건 회사의 책임이죠.
한국에서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데이터 유출입니다. 이 여파로 쿠팡 주가는 공시 직후 5~9% 정도 한 번에 빠지기도 했고요. 종가 기준으로 5.36% 내렸죠.
물류혁신보다 먼저 사람의 안전과 데이터를 지켰어햐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죠. 그래서 두 사람의 숙제는 당장 규모를 더 키우고 서사를 쌓기보다 잠시 브레이크를 걸고 쌓아올린 시스템을 점검하는 데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김범석 의장에게는 듀얼클래스 구조로 얻은 막강한 의결권만큼,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책임의 수준에 직접 답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나서 데이터 보호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상황이니까요
#해롤드 로저스의 숙제는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의 숙제는 우선 사태 수습이죠. 3300만명이 넘는 고객 정보가 한 번에 새어 나간 사건인 만큼, 피해 범위 확정, 보상 기준 마련, 재발 방지 대책까지 매우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고 이행 상황을 보여줘야 합니다.
쿠팡이 한국에서 올리는 매출은 40조원에 근접하지만, 이번 사태로 "돈은 한국에서 벌고, 책임은 미국에서 피한다"는 비판이 극대화됐습니다. 국회 청문회에 이어 형사 수사와 행정 제재, 집단 분쟁조정과 소송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미국 본사가 어느 수준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 정치권과 시장 앞에서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 합니다.
해롤드 로저스 입장에서는 법무·규제 책임자로서 그 구조를 방어해야 하는 동시에, 내부 통제와 정보보안 시스템을 어디까지 손봤는지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하는 양면 과제가 주어진 셈입니다.
오늘은 한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을 이끌어 온 김범석 의장이 만들어낸 성취와, 그 성취의 이면에 쌓여 온 책임의 문제를 함께 들여다봤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수사와 제재, 보상 절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따라 쿠팡의 브랜드 가치와 밸류에이션이 다시 매겨질 겁니다. 특히 듀얼클래스 구조 아래에서 창업자와 미국 본사가 어디까지 책임을 지는지가 향후 빅테크 지배구조 논쟁의 중요한 선례가 되겠죠.
쿠팡의 다음 페이지를 넘길 사람은 결국 소비자와 투자자, 그리고 규제 당국입니다. 김범석과 미국 본사, 해롤드 로저스 체제가 그 페이지 위에 어떤 답을 써 내려갈지, 저희 더벨도 계속 추적하겠습니다.
오늘 피플앤스토리는 여기까지입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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