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회장 M&A 특명, 금융·산업에 2.5조 투입한다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산하 경영진단 1·2실 주도, 신사업 발굴 드라이브
박기수 기자공개 2025-12-17 08:41:12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6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그룹이 금융과 산업 부문 전반에 걸쳐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중장기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산하에 M&A를 주도하는 사업부를 두고 신사업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M&A 특명'으로 해석하고 있다.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경영협의회 산하에 경영진단 1·2실을 두고 금융과 산업 분야 M&A를 전담시키고 있다. 경영진단 1실은 비금융(산업) 부문, 2실은 금융 부문을 각각 맡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매물을 상시적으로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은 1실에 약 1조2000억원, 2실에 약 1조3000억원의 투자 재원을 배정해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M&A를 통해 신사업 기반을 구축하라는 미션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M&A 드라이브의 컨트롤타워는 태광그룹 경영협의회다. 경영협의회는 주요 계열사 대표와 핵심 임원들이 참여해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주요 경영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기구로 과거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미전실)에 비견되는 조직으로 평가된다. 개별 계열사 차원의 투자 판단을 넘어 그룹 차원의 방향성과 자본 배분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금융(산업) 부문에서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경산업 인수다. 태광그룹은 모체인 태광산업을 중심으로 계열 내에서 GP 역할을 수행하는 티투PE와 외부 재무적 투자자(FI)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애경산업을 인수했다. 거래 금액은 약 47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산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소비재 영역 확장을 동시에 노린 딜로 평가된다.
여기에 태광산업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을 KT&G로부터 약 2500억원에 인수했다. 도심 핵심 입지의 우량 자산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자산가치 제고를 동시에 꾀했다는 분석이다. 단순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부동산·서비스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광그룹은 이와 함께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견 조선사인 케이조선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시장에서는 케이조선의 기업가치를 5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흥국생명을 전면에 내세워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시도했지만 매각 측이 글로벌 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인수는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였다. 흥국생명은 우협 탈락 이후 매각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통상 M&A 인수전에서 원매자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경우가 드문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이번 딜에 대한 아쉬움과 기대가 컸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지스자산운용 인수가 불발될 경우 태광그룹은 저축은행, 보험사 등 다른 금융사를 차순위 인수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흥국생명을 축으로 한 보험·금융 포트폴리오를 한 단계 확장하기 위한 차원이다.
태광그룹은 2000년대 들어 공격적인 M&A를 통해 섬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방송·미디어, 종합금융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특히 흥국생명을 중심으로 고려저축은행, 흥국증권, 예가람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며 금융그룹으로서의 틀을 갖춘 점이 돋보였다.
한편 태광그룹은 이호진 회장(사진)의 경영 복귀에 대해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이 전 정권에서의 특별사면 이후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대형 투자 방향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대규모 M&A 구상 역시 향후 경영 복귀를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달 초 이 회장은 그룹내 재단인 세화예술문화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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