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베스트

②서갑수家, 경영투명성·도덕성 결여 '퇴진 수순' SBI홀딩스 "현 경영진체제로는 정상 경영 어렵다"

전병남 기자/ 정소완 기자공개 2009-10-22 18:53:27

이 기사는 2009년 10월 22일 1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홀딩스가 서갑수 회장과 서일우 대표이사 퇴진에 나선 것은 현 체제로는 더 이상 한국기술투자의 정상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갑수 회장 등은 비정상적인 투자 활동과 기업 인수합병(M&A), 횡령 혐의 등으로 자본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상태다. 경영진에 대한 불신은 펀드 조성 난항으로 이어졌고 상장사인 한국기술투자의 기업가치 하락으로 직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기술투자는 서갑수 회장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평판 때문에 현재 펀드 결성도 여의치 않고 투자금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며 "내부 인력들도 공공연하게 '사실상 개점휴업'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국기술투자 직원 중 일부는 다른 벤처캐피탈로의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인력 연쇄 이탈 이후 두 번째다.

◇"도덕성 결여, 펀드 반납해라"...잇단 펀드 결성 실패

한국기술투자는 지난 6월29일 모태펀드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KTIC-M&A펀드' 운용사로 선정됐다. 펀드는 올 연말까지 조성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펀드 결성이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서갑수 회장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투고가 모태펀드의 상위 기관에 접수됐고 해당 기관은 모태펀드에 해명을 요구했다"며 "모태펀드는 대책을 강구하는 차원에서 서 회장의 법령 위반 사례를 확보해 한국기술투자에 펀드 자진 반납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기술투자는 펀드 운용 의지를 계속 내비쳤지만 결국 운용사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술투자가 운용사 자격을 포기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기술투자는 지난 6월 지식경제부의 신성장동력 펀드 운용사로 베넥스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선정됐으나 3개월 만에 운용사 자격을 반납했다.

지경부측은 한국기술투자컨소시엄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탈락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서갑수 회장의 범죄 전력 때문에 국가 자금으로 조성되는 펀드 운용사로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8월 경기도가 조성한 경기녹색성장투자조합도 신성장동력 펀드와 유사한 사례. 경기도는 300억원 규모의 펀드 운용사로 KT캐피탈을 낙점했다. 경기녹색펀드엔 KT캐피탈과 한국기술투자가 각 25억원을 출자했다. KT가 125억원, 경기도가 100억원을 냈다. 한국기술투자측 심사역이 투자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포함됐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한국기술투자가 KT캐피탈과 펀드를 공동 운용키로 하고 관련 업무를 진행했지만 시장에는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운용사 선정 과정에 참여한 관계자는 "한국기술투자는 사실상 경기녹색성장투자조합의 공동 운용사"라며 "경기도가 만든 펀드를 한국기술투자에 맡길 경우 제기될 지적에 대비해 비공개 펀드 운용사라는 고육책을 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KT캐피탈과 경기도는 시장의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 펀드 관계자는 "한국기술투자는 KT캐피탈과 공동 업무집행조합원(GP) 아닌 일반출자자(LP)로서 25억원을 출자했을 뿐"이라며 "LP로서의 의무만 가질 뿐이며, 공동 GP는 법적으로도 성립되지도 않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돈 되는 투자는 고유계정" vs "불확실한 투자는 투자조합"

서갑수 회장은 지난 2001년과 2004년에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되거나 기소됐다. 이후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하는 한편, 아들인 서일우씨를 한국기술투자의 지주회사인 KTIC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해 자신의 경영 지배력을 유지했다. 2선으로 물러나는 형식을 취했지만 회사에 정상 출근하며 사실상 한국기술투자를 직접 경영한 셈이다. 특히 전문경영인을 수시로 교체하며 회사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지켜나갔다.

복수의 시장 관계자는 "한국기술투자는 그동안 수익이 기대되는 사업은 고유계정에서 집행하고 리스크가 큰 경우엔 조합계정을 통해 투자하는 투자 행태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몇년간은 장기신용은행 출신 직원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코스닥 상장사 M&A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며 "이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수차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일우 전 KTIC홀딩스 대표이사의 불투명한 경영행태와 도덕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그는 최근 이사회 동의 없이 300억원 규모의 M&A를 시도하다 실패해 회사에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M&A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계약금 전액을 몰취당한 것. 이로 인해 지난 10월13일 이사회에서 전격 해임됐다.

또 주위 투자자들에게 한국기술투자와 KTIC홀딩스가 투자한 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것을 권유하며 '투자 원금 보장'을 약속했다가 이를 지키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다.

한 투자자는 "서일우 대표가 모 회사 주식 매입을 권유하며 원금보장을 약속하는 문서까지 작성해줬다"며 "하지만 해당 기업의 주가가 하락해 원금보장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전화조차 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