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SBI "서회장 일가 퇴진하면 유상증자" 이사회 판단 관건..서회장은 제3의 FI 물색
이 기사는 2009년 10월 29일 09: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홀딩스가 한국기술투자 이사회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한국기술투자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고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의미다. 서갑수 회장이 장악한 한국기술투자 이사회의 판단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벤처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술투자의 최대주주인 SBI홀딩스는 최근 한국기술투자 이사회에 3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유상증자의 조건은 서갑수 회장 일가의 퇴진.
한국기술투자는 오는 11월 19일까지 8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상환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상환에 실패할 경우 한국기술투자가 갚아야 할 각종 채무가 연이은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SBI, "300억원 지원할테니 서갑수 회장 물러나라"
SBI홀딩스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후 한국기술투자 이사회를 개최해 서갑수 회장 중심의 이사회를 개편할 계획이다. 현 이사회로는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도 한국기술투자를 정상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기술투자의 이사회 구성원은 서갑수 회장의 둘째 아들인 서일경 이사, 김세현 한국기술투자 대표, 정견만 사외이사, 김영우 전 한국기술투자 대표, 김대진 전 한국기술투자 경영기획본부장 등이다. 사외이사였던 법무법인 태평양 문강배 변호사는 지난 13일 열린 KTIC홀딩스 임시 주주총회 이후 자진 사임했다.
SBI홀딩스 핵심 관계자는 "SBI홀딩스는 한국기술투자의 지주사인 KTIC홀딩스를 지배하고 있지만 한국기술투자 이사회는 장악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서갑수 회장이 정·관계와 재계 등에서 신임을 잃은 만큼 (SBI홀딩스가) 한국기술투자의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유상증자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사회 승인을 통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어렵다면 지분 장내매집이나 공개매수 등도 고려하고 있지만 투자금이 한국기술투자가 아닌 주식 시장에 유입될 것이란 판단 때문에 보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서갑수 회장 중심 이사회 '묵묵부답'
이에 대해 한국기술투자 이사회는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단 서갑수 회장 측 인사들이 이사회를 장악한 상태라 '서 회장을 거스를 수 없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국기술투자 이사회 구성원 중 서갑수 회장 측 인사는 김세현 대표, 서일경 이사, 정견만 사외이사 등으로 파악됐다.
이사회가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는 사이 서갑수 회장은 SBI홀딩스를 대신해 자신의 경영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제3의 재무적 투자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는 "서갑수 회장이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재무적 투자자와 접촉한 것은 사실"이라며 "서갑수 회장과 서일우 전 대표이사가 엮여 있는 채무관계가 복잡하고 시장에서 평판이 좋지 않아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는 자본이 없다"고 털어놨다.
서갑수 회장과 서일우 전 대표는 현재 여러 채권자들로부터 자금 상환 압박을 받고 있다. 채권자 중 일부는 KTIC홀딩스의 계좌에 대해 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신성장동력 펀드나 모태펀드의 상위 기관에 투서해 한국기술투자의 펀드 운용사 권한을 박탈시키기도 했다. 서 회장 일가가 대출을 받으며 담보로 제공한 한국기술투자 주식도 주가가 하락하며 담보 가치를 상실했다.
이사회 내부의 변화기류는 감지된다. 한국기술투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서갑수 회장이 최근 SBI홀딩스코리아 다카하시 요시미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한국기술투자 이사회 내부에서도 다른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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