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동남아 급성장…실적 신기록 갱신할까 [식품업계 해외사업 리뷰]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거점 구축…'소재→식품' 포트포리오 확장

전효점 기자2018-11-02 오전 8:55:47

[편집자주]

국내 식품업계는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 한계를 넘기 위해 짧게는 수년전에서 길게는 수십년 전부터 해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970년대 해외 진출 초기에는 재외 교포를 대상으로 라면과 간장, 김치를 판매하면서 시장을 익혔다.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오늘날 '식품 한류'의 주역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더벨은 국내 식품기업들의 글로벌 도전기와 성패를 좌우한 전략 변화, 현 주소 등을 살펴본다.
대상의 해외 사업이 동남아시아 지역 수요를 기반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상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6% 성장하면서 연매출 8000억원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상은 지난해 10개의 해외법인을 통해 전체 연결 매출의 25%에 이르는 7000억원 이상의 해외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의 80% 이상은 아시아 시장에서 발생했다. 기존 주요 수출국이었던 일본지역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동남아시아 국가와 중국에서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상은 수년 전부터 베트남과 필리핀 투자를 확대하면서 인도네시아와 함께 거점국가로 육성해왔다. 중국은 지난해 사드 영향으로 시장이 냉각됐지만 올해 들어 한한령이 풀리면서 다시금 활기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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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거점 구축…포트폴리오 조정

대상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소재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해왔다. 국내 소재 매출 정체에 대응하고 MSG 위주였던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익원을 찾기 위해서였다. 회사는 1973년 인도네시아에 글루타민산나트륨(MSG) 제조 합작사 PT미원인도네시아를 설립하면서 아시아 소재 사업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2012년 필리핀 전분당 사업, 2014년 인도네시아 팜오일 공장 준공, 2015년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으로 확장하면서 소재 부문 투자를 늘렸다.

PT미원인도네시아는 소재 사업부터 식품 사업에 이르기까지 인도네시아 내 제조설비와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는 대상의 동남아 핵심 거점이다. 2009년 처음 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선 이래 지난해 기준 연간 16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거두고 있다. 특히 2015년700억원을 투자해 전분당 사업부가 증설된 후 지난해 PT미원인도네시아 연매출이 30% 이상 올랐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94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에서는 안정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는 미원베트남에 이어 지난 2016년 현지 소시지 가공업체 덕비엣(Duc Viet)을 인수하면서 육가공 사업으로까지 확장했다. 덕비엣을 통해 베트남에서 식품 포트폴리오를 냉장과 냉동으로 확대하고, 현지 유통 및 영업 인프라를 확장하는 것이 대상의 구상이다. 미원베트남과 덕비엣의 매출을 합하면 베트남 지역의 올해 연매출은 1000억원을 넘는 최고 실적을 기록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상은 올해 초 필리핀 법인을 신설하고 동남아 전진기지를 필리핀으로까지 넓혔다. 소재 위주 수출이 이뤄지는 필리핀시장에서 일반 식품으로까지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대상 관계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동남아시아 글로벌 거점으로 키우겠다"며 "베트남에서는 앞으로 타피오카 전분당 사업 거점을 추가 확보하고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현지 할랄 식품 공략 또한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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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중국 올해 '청신호'…수출 300억원 벽 넘을까

지난해 연간 23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한 대상북경 법인 역시 최근 들어 성장세가 가파르다. 대상은 2011년까지 무역상을 통한 간접 수출 형태로 중국 수출을 진행해오다 2011년부터 대상북경을 통해 직접 현지 유통 체계를 구축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김류와 뿌까마또르(어육소시지)를 비롯해 고추장과 된장 등 장류, 김치류 등 180여 종의 식품이 수출되고 있다.

설립 초 100억원을 밑돌던 대상북경의 연매출은 올해 상반기에만 15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대상 관계자는 "한한령의 영향으로 주춤하던 중국 수출은 올해부터 청신호가 관측된다"며 "앞으로도 중국 현지인들을 공략할 수 있는 글로벌 아이템 입점을 통해 유통 규모를 확대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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