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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의 '잃어버린 10년'

김현동 차장(금융팀장)공개 2012-05-10 11:09:53

이 기사는 2012년 05월 10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합병 국민은행이 출범한 지도 10년이 지났다. 합병 당시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157조 원(2001년 12월 말 기준)으로 우리(75조 원) 신한(53조 원) 하나(45조 원)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1100개에 달하는 영업점 네크워크와 2만 명에 이르는 임직원은 무시무시한 인프라였다. 국민은행은 저원가성예금을 싹쓸이했고, 은행권의 금리향방을 좌지우지했다. 그야말로 '리딩 뱅크'였다.

이는 합병 이후 국민은행과 주요 시중은행 간 순이자마진(NIM)과 원화 예대금리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은행의 NIM은 한때 4%에 육박했고, 신한은행과 무려 200bp 가까이 차이가 났다. 2005년 국민은행의 원화 예대금리차는 4.78%였고, 신한은행은 2.64%였다.

경영효율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합병 직후를 제외하면, 은행권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국민은행의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 10년 간 국민은행의 자산은 64%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자산은 305% 급증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총자산도 3배 이상 늘어났다. 그 결과 국민은행과 다른 시중은행 간 자산 규모 비교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4%에 달하던 NIM은 2% 수준으로 떨어졌고, 5%까지 갔던 예대금리차는 2%대로 줄었다. 1%를 넘었던 ROA는 다른 은행과 비교했을 때 질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NIM

가계대출이 전체 대출금의 56%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연체율이 1% 대에 근접하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하나은행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높다. 부실채권(NPL) 비율도 우리은행과 비슷하다.

2010년 취임한 어윤대 회장은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KB금융지주는 비만증을 앓는 환자'라고 규정했다. 뒤이어 나온 조치가 총영업이익경비율(C/I Ratio)로 대변된 비용절감, 외부컨설팅 중단, 락스타존 등이다.

결과적으로 국민은행의 점포망과 인력도 쪼그라들었다. 리딩 뱅크 회복을 위한 전략 제시는 없고, 경비절감이 경영혁신을 대신하고 있다.

지금 국민은행에 필요한 건 'KB사랑의 날' 같은 이벤트가 아니라, 역사 속으로 사라진 리딩 뱅크의 DNA를 복원할 수 있는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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