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KB금융을 위한 제언 ③ '락스타존' 해체하고 장사꾼 돼라

김현동 기자공개 2013-07-15 14:15:09

이 기사는 2013년 07월 15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 지점장이 어떻게 대학 교수보다 연봉이 많을 수가 있나."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국민은행 직원들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대학 교수와 뱅커는 기본적으로 비교 대상이 아니다. 서로 전혀 다른 영역에 있는 존재다. 문제는 국민은행의 모회사 최고경영자(CEO)가 한 말이라는 점이다. 교수 출신 CEO에게 은행 지점장은 한낱 장사꾼에 불과했다.

은행은 장사를 하는 곳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면 일자리도 만들지 못하고, 세금도 내기 어렵고 사회공헌도 하기 어렵다. 때문에 은행 조직의 수장은 기본적으로 장사꾼이다. 장사꾼이 이익을 내지 못하면 연봉을 깎아야 한다. 은행 지점장은 실적이 좋지 않으면 곧바로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 올해 초 국민은행의 한 지점장은 실적 악화에 대한 부담으로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임영록 회장은 직전 CEO와 달리, 영업 현장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듯 하다. 그는 지난 12일 취임사에서 "강한 현장은 기업의 성장기반이자 위기상황에서도 조직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라고 했다. 또 "시장 경쟁력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이나 채널을 재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영업 현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관료 출신 CEO지만, 장사꾼으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런 면에서 임 회장이 영업과 관련해서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대학생 전용 점포 락스타존을 해체하는 것이다. 젊은 고객을 유치한다는 핑계로 '장사가 되지 않는' 점포를 유지하는 것은 장사꾼으로서 직무유기다.

KB금융은 이미 젊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KB금융의 기업이미지(CI)는 금융권 최고다. 김연아-이승기-손연재-박인비 등의 모델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KB의 브랜드 파워를 영업점에 접목하는 것만으로도 마케팅 효과가 충분하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새로운 점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확장적 마케팅 전략의 오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펀드 미스터리 쇼핑 결과 은행 가운데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를 두고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락스타존에 우수한 인력이 최우선적으로 배치된 탓이라는 평가도 있다. 영업 점포에 젊고 우수한 인력을 먼저 보내야 하는데, 적자가 심한 락스타존에 유능한 인력을 보낸 결과라는 것이다.

임영록 회장은 이제 영업 조직의 수장이 됐다. 장사꾼이 된 것이다. 관료 완장을 벗고, 영업 현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