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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을 위한 제언 ④ '판도라의 상자' BCC 열어라…자회사 편입해야

김현동 기자공개 2013-07-19 09:48:14

이 기사는 2013년 07월 18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주 취임사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특히 해외 사업장의 리스크에 상당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해외 사업장의 리스크도 상당히 커지고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 국민은행은 해외 진출에 있어서 거의 항상 지진아였다. 2003년 김정태 행장 시절의 인도네시아 BII(Bank International Indonesia) 지분 인수를 제외하면 내세울 만한 해외 진출 사례가 전무하다. 강정원 행장 시절 옛 러시아연방(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등), 중국권, 남아시아권(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잇는 'KB 트라이앵글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투자는 없었다. 2008년 카자흐스탄 BCC(Bank Center Credit)를 인수했지만, 아직도 부실 처리에 여념이 없다. 2009년 캄보디아 현지 은행을 인수해 현지 법인을 설립했으나, 신한은행에 비하면 2년이나 늦은 진출이다. 어윤대 회장 시절 중국, 일본, 인도, 베트남 등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했지만, 현지화와는 거리가 있다.

국민은행 해외진출 히스토리

그런 면에서 임 회장의 해외 진출 '신중론'은 의외다. 오히려 과감한 해외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임 회장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기자가 보기에 임 회장에게는 'BCC 트라우마'가 자리잡고 있다.

BCC 트라우마(Trauma)를 치유하지 않고선 해외 진출에서 성공할 수없다는 판단이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국민은행은 2008년부터 2010년에 걸쳐 약 9500억 원을 주고 BCC 지분 41.9%를 취득했다. 그렇지만 현재 BCC 장부가치는 사실상 '제로'다. 그 뿐이 아니다. KB금융에 1조 원 가까운 손실을 입혔음에도, 투자를 결정한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고 있다. 국민은행 직원들에게조차 BCC 투자는 여전한 미스터리이자, 열면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에 비유된다. 조직에 큰 손실을 입히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데, 과연 누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책임 지는 모습을 보이겠는가.

정신분석학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은, 환자들이 자신의 억압된 욕망을 이해하게 됐을 때 증상이 사라지듯이, 스스로의 진실과 대면해야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

'BCC 트라우마' 역시 마찬가지다. 임 회장은 아마도 BCC로부터 탈출하고 싶을 것이다. 국민은행은 BCC를 투자유가증권(관계기업 투자)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BCC 지분은 41.9%에 달하지만, 실상 의결권 있는 지분은 29.6%에 불과하다. 그 동안 부실을 부실로 인식하지도 않았다. 인간에게 불안과 욕망은 벗어날 수 없는 굴레 같은 것이다. KB금융에게 BCC도 그렇다. 현실적으로 탈출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온전히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고 해서 누가 임 회장에게 돌을 던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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