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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탄탄한 재무 불구 아시아나 리스크 상존 [저가항공사의 명암]②부채비율 가장 낮아..아시아나 실적부진 모회사 지원 부담 키워

김익환 기자공개 2013-12-10 08:02:30

[편집자주]

저가항공사(LCC)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노선을 확대하면서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적자가 쌓이며 휘청이던 부진의 세월에서 탈피해 항공시장에 연착륙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경착륙 리스크도 존재한다. 누적된 부실은 저가항공사에게 큰 짐이다. 일부 저가항공사는 대주주 리스크도 짊어지고 있다.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Air Asia)의 국내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서며 경쟁이 격화될 조짐도 엿보인다. 기로에 선 저가항공사가 산적한 숙제를 풀 체력이 있는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3년 12월 05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 에어부산은 저가항공사(LCC) 가운데 재무구조가 가장 우수하다. 그래서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열악한 저가항공업계에서 가장 탄탄한 재무 여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LCC 가운데 처음으로 결손금을 털어냈고 흑자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재무구조로만 보면 성장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이다.

하지만 모회사(46%) 아시아나항공이 적자로 휘청이자 뒷바라지에 팔을 걷어 붙이는 등 재무적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LCC 재무구조 1위, 4년 연속 흑자

에어부산이 저가항공사 중에서 가장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된 이유는 연속된 흑자 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2086억 원, 62억 원의 매출액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설립 이듬해인 2010년부터 흑자를 기록한 에어부산은 올해도 흑자를 기록하며 4년 연속 흑자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12년 LCC 가운데 최초로 결손금을 해소하고 부분자본 잠식에서 탈피한 기업이 에어부산이다. 흑자를 지속한 덕에 재무구조는 다른 저가항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훼손되지 않았다. 3분기말 부채비율은 66.9%로 지난해말 대비 6.7%포인트 하락했다. 해마다 개선추이가 뚜렷하다. 진에어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427%)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LCC 재무구조 현황(2012년말 기준)

저가항공 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부산은 설립 당시 LCC 가운데 가장 많은 500억 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했다"며 "500억 원의 자본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는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6%를 보유한 대주주이며 부산시 등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량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일은 항공업계 현실에 비춰볼 때 쉽지 않다. 재무구조가 우수해야 항공기 증편을 위한 자금조달이 쉽고 항공편수를 늘려야 더 많은 노선에 항공기를 투입할 수 있다.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국내 저가항공사들이 출범 이후 악순환을 반복해 왔다는 점에서 에어부산의 성적은 고무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앞으로의 실적 전망도 좋다. 우수한 재무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에어부산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국내선과 국제선 수송실적은 각각 183만 명, 66만 명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13.3%. 52.9% 증가했다. 부산~나리타 등 경쟁노선을 운영하던 에어아시아재팬이 취항을 중단하며 경쟁이 다소 완화됐고 대만 카오슝 노선을 신규로 취항하는 등 노선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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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효자 노릇...재무부담도 늘어날 가능성

에어부산이 흑자를 이어가면서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 지분 장부가치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29억 원 증가해 자본총계도 늘어난 게 대표적이다.

에어부산이 직접 자금지원에 나서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28일 투자 목적으로 에어부산이 아시아나항공의 70회 무보증 사채 100억 원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121억 원) 대부분을 아시아나항공 채권을 매입하는 데 소진했다. 빠듯한 살림이지만 모회사 아시아나항공 지원하기 위해 내부 현금을 써버린 셈이다.

에어부산이 모회사 구하기에 나선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악화와 맞물린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누적 4조 3130억 원, 456억 원의 매출액과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외 경기침체로 화물 수송단가가 하락했고 달러/원 환율이 상승한 영향으로 외환차손 규모가 확대된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항공기 도입을 위해 누적된 차입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무구조가 악화된 여건에서 적자가 쌓이자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3분기말 부채비율은 619.4%를 기록해 지난해말 대비 113.7%포인트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169억 원의 결손금도 발생했다.

따라서 모회사 리스크가 에어부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건이 악화하면 에어부산을 통해 자금마련에도 나설 수 있다. 배당실시 및 유상감자 등이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여러 지원을 받아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이제는 아시아나항공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성장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항공업계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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