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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사태' 포스코건설 신용도에 불똥튀나 1690억 PF 보증 발묶여...대규모 민간개발 잠재 위험 노출

길진홍 기자공개 2014-06-23 10:03: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9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개발사업에 차질이 불거지면서 보증채권자인 포스코건설의 신용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발채무 현실화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토지 수용을 통한 자금 회수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금융비용 누적으로 원금 회수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구룡마을 대토지주인 중원이 보유한 땅의 면적은 12만 7000㎡에 달한다. 전체 개발구역 28만 6929㎡의 44%를 차지한다. 토지 매입 자금은 포스코건설의 신용보강으로 조달됐다. 대출잔액은 1690억 원으로 최초 구입 당시에 비해 채무가 300억 원 가량 늘었다. 만기는 오는 10월이다. 포스코건설은 대출금 상환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토지를 매입해 부족자금을 상환키로 약정했다.

시행사는 토지보상금을 받아 대출원금과 이자를 갚을 계획이다. 당초 민간 도시개발 방식의 사업을 모색했지만 공영개발로 가닥이 잡히면서 더는 추진이 어렵게 됐다.

문제는 토지보상금이 대출원금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는 점이다. 토지 수용과 환지를 혼용한 개발을 제안한 SH공사(서울시)가 추산한 구룡마을 땅값은 1㎡당 자연녹지(국공유지 포함)가 176만 원, 공원 부지가 34만 원이다. 이를 환산하면 중원이 보유한 토지의 가치는 대략 1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상금을 받아 대출금 전액을 갚을 수 없는 셈이다. 부족 자금 690억 원은 포스코건설이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포스코건설의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1745억 원)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신용평가사들은 그러나 구룡마을 우발채무 현실화가 당장 포스코건설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5년간 연평균 5700억 원 안팎의 현금성자산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124%로 양호한 편이다. 그룹 물량에 기반한 현금 창출로 유동성도 풍부하다. 외부 충격에 대한 재무적인 대응 역량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다만 구룡마을 우발채무 현실화는 포스코건설의 잠재 위협 요인으로 꼽히는 대규모 민간 개발사업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산 연산동(2531억 원)과 경기도 광주 오포(3465억 원) 등의 PF사업 채무인수로 곤욕을 치렀다. 모기업의 유상증자 등 자금 지원에도 불구 송도개발사업 PF 유동화 신용보강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부산 서면 센트럴스타, 인천 숭의 운동장 우발채무 현실화로 348억 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구룡마을 개발사업의 경우 공영개발을 놓고 서울시와 강남구청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업 지연으로 원금이 불어나 손실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사업이 아예 무산될 경우에는 토지원금을 회수할 길이 더욱 멀어진다. 게다가 모기업인 포스코는 최근 신용도 하락으로 재무적인 지원 여력이 이전만 못한 상황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민간 개발사업에 노출된 포스코건설의 익스포저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우발채무 현실화 여부와 이로 인한 재무적인 대응 노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초 무보증사채 본평가에서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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