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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조세회피'와 '절세전략' 사이 [유통家 해외사업 명암]러시아 사업, 네덜란드 페이퍼컴퍼니 활용..3000억 누적손실 '허덕'

문병선 기자공개 2014-07-08 07:59: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4일 08: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만큼 '공격적 조세회피 전략(Aggressive Tax Planning)'을 사용하고 있다는 시선을 받는 곳도 드물다. 러시아 사업이 좋은 예다.

롯데쇼핑은 2008년 5월 '롯데유럽홀딩스'라는 해외 지주회사를 세운다. 그리고 롯데쇼핑루스(Lotte Shopping Rus)나 롯데루스(Lotte Rus) 등 러시아의 백화점과 호텔 사업체 지분을 모두 이 '롯데유럽홀딩스'에 현물출자한다. 이 결과 '롯데쇼핑→해외법인'의 직접진출 구조는 '롯데쇼핑→롯데유럽홀딩스→해외법인'의 간접진출 구조로 바뀐다.

롯데유럽홀딩스 지배구조

문제는 롯데유럽홀딩스가 네덜란드에 소재한 페이퍼컴퍼니라는 점에 있다.

2014년 현재 네덜란드의 법인세율은 과세액이 20만 유로 이하일 때 20%, 초과할 때 25%다. 이는 프랑스(33.33%), 벨기에(33%), 스페인(30%) 등 여타 유럽 국가들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광범위한 조세 조약으로 네덜란드 소재 기업이 외국에 지불하는 이자와 로열티는 원천 과세에서 제외된다. 외국 기업이 네덜란드 소재 기업에 지불하는 이자와 로열티에도 낮은 원천 세율을 적용한다. 이 덕에 네덜란드는 다국적 기업에 유리한 조세환경을 제공해 주는 대표적 조세회피처로 불리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롯데쇼핑 세무조사를 벌인 결과 해외법인과 의문시 되는 거래내역을 포착하고 검찰 고발 여부를 검토한 적이 있다. 그 대표 회사가 바로 롯데유럽홀딩스였다.

롯데유럽홀딩스 실적 추이

국세청이 조사를 벌인 지난 2010~2012년까지 3년간 롯데유럽홀딩스는 거액의 순손실을 기록해 왔다. 2010년에는 405억 원, 2011년에는 595억원, 2012년에는 153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 외 2008~2009년, 2013년에도 손실은 이어졌다.

국세청은 해당 법인의 손실 자체가 탈세 행위와 연관이 있는지 여부를 집중 점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쇼핑이 해외 사업 확장 구실로 자금을 현지 법인에 송금하고, 자금을 받은 해당 회사에서는 거액을 손실처리하는 방식으로 탈세 혹은 비자금 은닉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사실 페이퍼컴퍼니라고 해서 모두 '탈세(tax evasion)'가 목적은 아니다. 정승영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7월 '조세피난처와 페이퍼컴퍼니 문제, ‘비난'만이 해결책이 아니야'라는 칼럼에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하는 것까지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다른 국가의 기업들이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해외 기업 활동 전략을 세워 기업 활동을 하거나, 또는 관행적으로 페이퍼컴퍼니인 특수목적회사(SPC)들을 세워 활용하는데, 우리나라 기업들만 그러한 방식을 취하지 않는 것도 우리나라의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쓴 바 있다.

불법적인 세금회피를 의미하는 '탈세(tax evasion)'와 달리 합법적이며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절세전략(tax saving)' 일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유럽홀딩스 역시 '절세'의 목적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그 와중에 '조세회피(Tax Avoidance)' 가능성을 들여다 본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를 경유한 해외진출 전략은 여러 이점에도 불구하고 롯데쇼핑에겐 좋지 않은 전략으로 남아 있다. 러시아 사업의 누적 손실은 3000억원이 넘는다. 끊임없이 자본을 충원하고 있으나 실적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한 진출구조에도 불구 현지화에 실패한 해외진출 사례'로 롯데쇼핑 러시아 사업을 꼽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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