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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 포스코·동부특수강 동시 인수 "쉽지 않다" 외부차입 불가피, 재무부담 가중…잇따른 인수전 참여 힘들 듯

김장환 기자공개 2014-08-28 11:15: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6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그룹의 포스코특수강 인수가 향후 동부특수강 인수전 참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특수강 가격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추가 투입할 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자칫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26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실무진과 세아그룹 태스크포스(TF)팀은 1조2000억 원대 수준에서 포스코특수강 매각 논의를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말 순자산가액을 기준으로 책정된 가격으로 IMM과 미래에셋 전환우선주(863만 주)까지 지분 100%를 포함한 매각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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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그룹은 조만간 실사를 거쳐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미 양사간 양해각서(MOU)가 맺어진 만큼 실사 과정에 심각한 부실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양측의 딜(Deal)이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아그룹에 따르면 이번 인수전은 세아베스틸이 단독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할 수도 있지만 인수가의 상당부분은 세아베스틸이 짊어지기로 했다. 적어도 50% 이상의 인수대금은 직접 감당하게 될 것이란 예측이다. 1조2000억 원 매각가가 확정되면 6000억 원대 자금을 세아베스틸이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세아베스틸은 자금여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지난 6월 말 별도기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866억 원대.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위해서는 5000억 원이 넘는 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자산 매각을 벌이거나 유상증자 등 방식으로 그룹의 지원을 이끌어낼 여지도 있다. 하지만 자산유동화를 단기간에 실현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아울러 유증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유증을 거친다 해도 자금을 지원할 만한 여력이 있는 곳은 지분 54.37%를 보유한 세아홀딩스 정도다. 하지만 세아홀딩스도 자금에 여유가 없다. 지난 3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257억 원 수준이다. 만약 세아베스틸이 유증을 결정하게되면 세아홀딩스 역시 상당한 자금을 외부차입을 통해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보면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위한 어떤 자금조달 방식을 동원하더라도 그룹 자체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물론 실제 재무부담을 확인해보기 위해서는 포스코특수강 인수 후 얼마 만큼의 부채와 자산 등이 유입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다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이전에 비해 대규모 외부자금 조달이 이뤄질 것이란 점은 변함이 없다.

업계에서는 포스코특수강을 가져오면 야기될 수 있는 재무부담 가중이 향후 진행될 동부특수강 인수전에 세아그룹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과 경쟁 과정에서 공격적인 가격을 써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다.

우선 세아그룹에 따르면 동부특수강 인수는 계열사 세아특수강이 선두에 설 예정이다. 그룹에서 자금 여력과 재무구조가 가장 탄탄한 세아베스틸은 이미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결정지었기 때문에 연달아 나서기가 어렵다. 아울러 이미 이태성 상무를 중심으로 꾸려진 동부특수강 인수 TF팀 자체도 세아홀딩스와 세아특수강 재무팀 인력들이 주축이다.

동부특수강 인수 예상가는 최대 3000억 원대가 거론된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가치는 1290억 원, 연간 EBITDA 260억 원에 그치지만 잠재성장력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과거 IPO를 염두에 두고 FI들에게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의 가격(주당 1만 2500원)도 이 정도 매각가를 예상케 하는 요인이다.

세아특수강 역시 수익성은 좋지만 자금 여력은 많지 않다. 올해 3월 말 기준 보유 중인 현금은 113억 원에 불과해 거의 모든 인수 대금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한다. 금융권 조달시 총차입금은 4500억 원, 부채는 5600억 원, 부채비율은 무려 226.5%까지 치솟게 된다.

이곳에도 세아홀딩스가 유증 등 방식으로 자금 지원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차입의 주체가 달라지는 것에 불과할 뿐 그룹 재무 악화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 인수 대금을 모두 차입으로 조달할 경우 세아홀딩스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기존 79.2%에서 115.9%까지 오르게 된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포스코특수강 인수는 세아그룹의 동부특수강 매각전 참여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세아그룹은 현대제철의 자동차특수강 2차가공 진출을 막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동부특수강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 결과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요인은 다름 아닌 스스로 결정한 포스코특수강 인수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려는 것은 다른 어떤 이유보다 현대제철의 기술력 확보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자금력이 현대에 비해 크게 열세하고, 포스코특수강 인수까지 먼저 이뤄질 것이란 점에서 동부특수강 인수에 공격적인 입찰가를 써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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