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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성평가에 울상짓는 벤처캐피탈 3분기까지 특례상장 바이오기업 '0'···대부분 사업성 '발목'

이윤재 기자공개 2014-10-02 08:29:16

이 기사는 2014년 09월 30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이 기술성 평가 특례상장 허들을 넘지 못해 울상짓고 있다. 올해도 훈풍이 불 것이라 예상됐던 기술성 평가 특례상장이 3분기까지 한 곳도 성사되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씨트리, 아이진이 기술성 평가 문턱에서 좌절한데다 평가를 통과한 안트로젠도 최근 상장예비심사 청구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현행 기술성 평가가 도입 취지와는 달리 사업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의의 2개 기관을 선정하는 평가 시스템 때문에 기술성 평가가 일관성을 잃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 3분기까지 특례상장 기업 無…대부분 사업성에 발목 잡혀

올해 1호 특례상장 도전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화장품 제조업체 씨트리는 다시 한번 기술성 평가 문턱에서 좌절했다. 임상 1상 통과와 특허 취득 등으로 재정비했지만 시장성 항목에서 일부 분야 점수가 미달돼 탈락했다.

코넥스 시가총액 2위기업인 안과질환 생명공학업체 아이진도 기술성 평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아이진은 유럽에서 임상 2a 승인과 안과질환 관련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상장기대감이 매우 높았던 곳이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동안 벤처캐피탈 투자금만 100억 원에 육박한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기술성 평가의 도입취지를 돌이켜보면 기술력을 있으나 수익성이 부족한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며 "기술성 단계에서부터 사업성을 논하는 것은 도입 취지와 어긋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기술성 평가라는 산을 넘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상장을 위한 본격적 절차인 상장예비심사에서 떨어지는 곳들도 있다. 지난해 프리IPO 투자처로 기대를 모았던 안트로젠은 최근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미승인 사유로는 안트로젠의 주요 타깃 시장인 크론병 시장의 규모가 1000억 원에 불과,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들어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리더스도 마찬가지다. 기술성 평가는 일찌감치 통과했지만 상장예비심사에서 사업성을 이유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다른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안트로젠의 경우 기술성 평가 당시에서부터 시장성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며 "당시에 평가기관으로부터 적절 판정을 받았던 부분이 다시 예비심사에서 논란이 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기술성 평가 '복불복' 시스템

현행 기술성 평가 특례상장은 22곳의 평가기관 중 임의의 2개 기관으로부터 A등급 이상인 경우에 상장심사요건 중 이익요건(경상이익 시현, ROE 5% 이상)을 면제해주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기관이 있다보니 전문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평가기관들이 모든 종류의 평가위원을 확보하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관련 교수들에게 위임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해당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교수로부터 평가를 받게 되면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기술성평가나 상장예비심사에서 떨어지는 바이오기업들이 과거에 상장한 곳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며 "평가기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소위 복불복 시스템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신규진입한 평가기관들이 관련 규정 숙지에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해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한 기업 중에는 평가기관의 착오로 떨어졌다는 소문이 파다한 곳이 있다. 해당 기관은 평가기업의 통과를 생각했지만 한 단계 낮은 점수를 주면서 탈락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거래소 내의 상설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바이오벤처기업 관계자는 "특례상장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합·불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며 "상설기구가 있다면 통과 여부에 대한 잣대는 일관적으로 적용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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