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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VR' 사업 공들이는 이유는 새 먹거리로 부상‥이재용 부회장 '사업 강화' 주문

정호창 기자공개 2016-02-19 08:27:34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8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사업 강화에 본격 나섰다. VR 분야가 향후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전자 부품시장에 미칠 영향도 커 스마트폰 시장 성장 정체로 고전하고 있는 IM사업부의 새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17일 진행된 '삼성 수요 사장단 협의회'에서 구윤모 삼성전자 전무로부터 가상현실 현황에 대한 강의를 듣고 삼성전자의 관련 제품인 '기어 VR'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 전무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VR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사내 최고 전문가다.

이날 강연과 체험 행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VR 사업 강화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 이 부회장이 최근 삼성전자 경영진에게 VR기기와 콘텐츠 시장 선점에 나설 것을 주문했고, 이에 따라 미래전략실에서 그룹 최고 경영진인 사장단을 대상으로 관련 설명회를 열게 됐다는 후문이다.

크기변환_160217 삼성 사장단 기어VR 체험2
삼성그룹 사장단 협의회 '기어 VR' 체험 모습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VR 사업 강화를 주문한 것은 관련 시장의 성장성이 높고 전자업계에 미칠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글로벌 전자업계에선 VR 시장이 올해부터 본격 대중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스마트폰의 뒤를 이어 글로벌 가전업계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새 먹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제품군으로 글로벌 전자업계의 기대를 받아온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폰 기능의 일부 확장성만을 갖춰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 이에 각 업체들이 최근 신성장동력 후보로 눈을 돌리게 된 분야가 VR 시장이다. VR 기기가 기존의 웨어러블 기기와 달리 새로운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을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들을 유인하기에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에서 관람객들의 관심과 호응이 가장 높았던 부스는 삼성전자와 오큘러스, 밸브 등이 마련한 'VR 체험관'이었다. 각 부스마다 관람객들의 긴 줄이 늘어서 장사진을 이뤘다. 또 올 CES에서 VR 기술이나 제품, 콘텐츠 등을 전시한 기업은 대형업체 기준 46곳으로 지난해보다 68%나 증가했다.

관련 업계에선 VR 시장 규모가 올해 20억 달러를 기록한 뒤 매년 75%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내 2020년 2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0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되는 사용자 수는 2018년 1억 7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400만대로 예상되는 전 세계 VR 기기 판매량이 2020년에는 38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에선 VR 사업이 스마트폰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와 관련 계열사들의 매출과 수익성을 한 단계 도약시킬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VR 원천기술을 보유한 오큘러스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관련 콘텐츠 개발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VR 사업 강화 전략에 따라 오는 21일 공개할 전략 스마트폰 모델 '갤럭시S7'에 강화된 VR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22일부터 개최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360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기어 360' 등의 신제품을 발표해 VR 기기 시장 선점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VR 시장 확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장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의 재성장을 이끌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VR 콘텐츠 소비를 위해선 현재 소비자 니즈의 한계에 직면했다고 평가받는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성능이 더욱 향상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메인 프로세서인 AP는 물론이고, D램과 디스플레이의 성능이 현재보다 높아져야만 VR 콘텐츠의 원활한 구동이 가능하기에 고성능 스마트폰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다른 전자업체들이 주요 부품 중 일부만 자체 생산하고 나머지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것과 달리 삼성그룹은 스마트폰과 VR 기기의 핵심 부품 대부분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VR시장이 성장할수록 글로벌 전자업체 중 삼성전자가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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