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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알파고' 출현 가능할까 금융 AI 관심 폭증

이충희 기자공개 2016-03-16 09:54: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14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에 각계 전문가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머신러닝을 통해 자가학습한 알파고가 바둑 최고수 이세돌에 승리를 거두면서 자연스레 각 전문분야에서 접목할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AI는 특히 의료, 법률, 회계 등 사람들이 한정해 둔 전문 영역에서 잠식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어느 정도나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현수준서 AI로 보기 어려워"

복잡한 수학적 공식들이 얽혀있는 금융공학 분야에서도 AI와의 결합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컴퓨터가 투자할 종목을 발굴하고 자산관리 전반까지 알아서 해주는 이른바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영국 등 금융선진국들은 물론 한국에서의 대부분 로보어드바이저는 기본적으로 ETF 투자에 기반하고 있다. ETF는 소액 투자로도 분산투자가 가능해 변동성이 적은데다 유동성도 풍부해 다른 자산들보다 리스크 회피가 훨씬 수월한 편이기 때문이다. 미국시장에 상장된 ETF, ETN만 해도 2000개가 넘어 대부분의 지수와 상품가격을 추종하는 자산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효시로 알려진 미국의 웰스프론트, 베터먼트나 영국의 넛맥 등이 모두 ETF를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짠다. 지금까지 국내에 선보인 대부분의 로보어드바이저 역시 마찬가지다. 이 로보어드바이저들은 분산투자를 하면서 투자자산의 시장가치를 고려해 투자 비율을 책정하는 블랙-리터만(Black-Litterman) 모델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블랙-리터만 모델에 기대고 있는 현수준의 로보어드바이저는 알파고처럼 머신러닝을 통해 자가학습을 하는 AI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사람들은 마치 로보어드바이저가 AI에 의한 철저한 분석으로 수익률을 예측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단지 인덱스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변동성을 극히 낮춘 블랙-리터만 모델에 기초해 있다고 보는게 맞다.

김경수 데이터앤애널리틱스 이사는 "웰스프론트의 모델포트폴리오(MP)를 보면 위험성향이 가장 낮은 MP는 US본드 ETF를 95% 담도록 설계돼 있고 위험성향이 가장 높은 MP는 US스톡 ETF에 대부분 투자하도록 설계돼 있는 것이 전부"라면서 "이렇게 설계된 MP들은 모두 펀드매니저의 손을 거친 것으로 AI가 접목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선보인 한국형 로보어드바이저들 역시 대부분 웰스프론트 모델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AI의 머신러닝 기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수료가 싼 이유는 이처럼 단순한 ETF 전략이 전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치·사회·외교 등 全영역 고려해야…단기간 내 '금융알파고' 출현 힘들다

알파고가 지난해 판후이에게 5대0으로 이기며 실력이 공개됐을때 까지만 하더라도 이정도 실력으로는 이세돌에게 승리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알파고는 5개월간 진행된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셀 수 없이 많은 기보를 학습했고 결국 최고 수준 바둑기사로 꼽히는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알파고가 이처럼 단기간 내 인공지능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은 바둑이 단순히 순서를 주고 받으며 돌을 놓는 수 싸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우의 수가 우주 원자수만큼 많다고는 하지만 바둑은 언젠가는 슈퍼컴퓨터의 연산에 의해 정복이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반면 금융분야는 전세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군사 등 모든 사회적 현상이 총집합하는 영역이라 단기간 내 AI로 정복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슈퍼컴퓨터의 연산만으로는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있는 투자자산들의 수익률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는 "현재 공개된 로보어드바이저들도 수익률 최적화 문제를 풀기 위해 데이터 분석을 하고 변수값을 조정하는 등 알고리즘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그러나 인공지능이 핵심은 아니다. AI로 머신러닝을 하고 실시간 수익률을 분석하고 있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에 가깝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금 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기대하는 것은 알파고와 같은 딥러닝 단계지만 딥러닝과 로보는 현재로써는 연관성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웰스프론트나 베터먼트 등 선진 로보 업체들 기술의 핵심은 AI가 아닌 기계적 학습요소를 통해 확률을 좀 더 높일 여지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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