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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물러난 네이처리퍼블릭, IPO 재도전하나 오너리스크 일부 해소, 신임 대표 임명...실적 악화, 비용 통제 필요

이길용 기자공개 2016-06-27 08:11:34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2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각종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정운호 씨가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새로운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업계에서는 오너리스크를 낮춰 기업공개(IPO)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영업과 관련된 비용이 급증하면서 실적이 악화돼 상장을 위해서는 실적 회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김창호 국내영업본부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였던 정운호 대표(지분율 73.88%)는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했다. 김 신임 대표는 1984년 LG생활건강에 공채 입사한 뒤 더페이스샵 등을 거치며 화장품 업계에 30년 이상 몸을 담았다. 2009년 5월부터는 네이처리퍼블릭에 합류한 뒤 국내 영업을 전반적으로 관리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자사 브랜드 철학을 가장 잘 아는 내부 임원을 신임 대표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적절한 시기에 IPO를 다시 진행하겠다는 것이 네이처리퍼블릭의 입장이다. 일각에서 제기한 정운호 대표의 네이처리퍼블릭 지분 매각 가능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IPO 업계에서는 정운호 대표가 물러나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장 가능성은 그나마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정운호 대표가 각종 비리로 수사를 받고 있어 혐의가 확정되지 않으면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이 상장을 허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상장을 위한 각종 내부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정 대표의 혐의에도 불구 상장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너 리스크 해소 외에도 악화된 실적이 상장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4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각각 238억 원과 157억 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이런 자신감을 기반으로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초 영업이익 500억 원을 달성해 1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 정 대표 구속 등 잇따라 악재가 터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2848억 원으로 전년 매출액 2552억 원보다 11.6%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63억 원과 103억 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조 단위는 커녕 5000억 원이 넘는 밸류에이션을 얻기도 힘들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더욱 심각하다. 매출은 7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757억 원보다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9억 원과 15억 원을 기록해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너 리스크가 해소되더라도 상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영업 관련 비용이 대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장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비용을 통제하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다르다.

2013년 454억 원이었던 지급 수수료는 지난해 750억 원으로 급증했다. 판매촉진비도 같은 기간 167억 원에서 242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지급임차료·지급수수료·판매촉진비가 전년 대비 모두 증가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정 대표 구속 이후 더페이스샵 시절부터 함께 해온 영업 관련 임원들이 경영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해석된다. 신임 김 대표는 메르스 사태 이전 실적을 회복하고 비용 통제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가 물러나면서 오너 리스크는 일정 부분 해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문제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상장을 해도 원하는 가격을 얻기 힘들 것"이라며 "주식 시장에서 화장품 업체의 밸류에이션 자체가 낮아지는 것도 부담"이라고 밝혔다.

네이처리퍼블릭 실적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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