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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프로그램 확정, 더 큰 과제 남은 윤종규 회장 [은행경영분석]연임우선권 논의 없던일로…남은 1년 임기, 이사회 독립성·투명성 사수 중요

한희연 기자공개 2016-07-28 11:12:40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2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이번 임기가 3분의 2를 채우고 있다. 취임 첫해 어수선한 조직을 재정비 하는 게 1순위라던 윤 회장은 KB사태로 상처 입었던 조직을 '좋은 아빠' 이미지로 다독이며 다시 하나로 뭉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KB금융 내외부에서 '이전 10년과는 달라졌다'는 얘기가 한결같이 나올 정도다. 영업망을 개편하는 한편 은행 조직구조를 PG제로 바꾸는 등 협업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장기적인 사업구조 측면에서도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인수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은행에 치우쳐진 포트폴리오를 보완했다.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자 본 적이 없다던 윤 회장이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지난 2년간 일군 결과다. 그런 윤 회장에게 아직 큰 과제가 하나 남아 있다. KB를 리딩뱅크에서 10년 간 멀어지게 했던 근본적인 원인, 바로 지배구조 안정화다.

2014년 10월 KB금융 회장으로 내정된 직후 윤 회장은 "조직안정과 경쟁력 강화, 리딩뱅크 복귀를 위해 당분간 회장과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기로 했다"며 "(겸임)분리는 적절한 시기에 할 생각이며, 조직이 안정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승계프로그램의 기초를 다졌다고 판단될 때"라고 말했다.

회장과 은행장 겸직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갈등으로 촉발된 KB사태를 염두에 두고 내린 결정이다. 조직을 재정비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하나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취임 후 2년여가 지난 지금 아직 윤 회장은 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다. 윤 회장의 말을 감안하면 '아직 조직이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고 승계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종규 회장 겸 은행장 02

조직 규모와 인프라 측면에서 국내 1위인 KB금융이 10년간 리딩뱅크에서 멀어졌던 것은 '외풍에 흔들리기 쉬운 지배구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었다. 그리고 외풍으로부터 지배구조를 지키려면 최종 정점에는 바로 튼튼한 '최고 경영자 승계프로그램'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여겨진다. KB금융도 KB사태를 계기로 TFT를 구성해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고 이를 2015년 공표했다. 하지만 이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 빠져 있는 '2% 부족한' 개선안이었다.

올해 초 KB금융은 지배구조연차보고서를 통해 '최고경영자 경영승계'와 관련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CEO 승계 프로세스 운영방안 수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KB금융은 "글로벌 선도 금융그룹으로부터의 시사점, KB가 직면한 내·외부 상황,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 규준 등을 종합 고려해 CEO 후보 육성과 경영승계를 위한 핵심 요소인 CEO 자격요건, 육성과 검증, 최종 선임절차, 비상 상황 시 승계절차 등 프로세스별 운영방안 수립을 추진해 왔다"며 "올해 상반기 중 이사회를 통해 논의 후 '경영승계규정 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 확정에서 쟁점이 되는 사안은 '현직 CEO에 연임 우선권 부여 여부'였다. KB금융은 지난해 2월 임시이사회를 통해 이 안을 논의했지만 찬반이 팽팽해 결의를 미뤘다. 다음달인 3월 이사회는 이 안건을 다시 논의했지만 "CEO 승계 절차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이사진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며 결정권을 차기 이사진에 넘겼다. 지난해 3월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진들은 선임됐지만 지난 6월까지 이렇다 할 결론은 나지 않았다. 첫해에는 KB금융 내부와 사업에 대해 일단 파악하는 게 우선과제라 경영승계 관련해선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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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KB금융지주 지배구조연차보고서 中

현직 CEO에 연임 우선권을 주는 방침은 KB금융이 컨설팅 사의 자문 등을 고려해 마련한 안이다. 현직 회장이 임기를 마치기 몇 개월 전 연임의사를 먼저 묻고, 연임의사를 밝히면 우선적으로 평가를 해 연임 여부를 미리 결정짓는 것이다. 이는 KB금융의 특수성에 기인한 측면이 컸다. 외풍에서부터 지배구조 안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 두자는 공감대 때문이었다. 컨설팅 사는 주요 글로벌 기업이 CEO 선출과정에서 현직 회장에 프리미엄을 주는 것이 관습적으로 지켜지고 있고, 이는 강력한 리더십의 바탕이 된다는 점을 들어 연임우선권 안을 만들었다. 단 우리나라는 관습적으로 지켜지기 힘든 경우가 많으니, 이를 아예 규정으로 만들어 놓자는 것이었다.

현직 회장에 프리미엄을 주는 것은 후계 구도와 관련한 다툼 등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후계자 구도를 예측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프리미엄이 결국 권력 장기화로 이어져 더 큰 다툼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지난 2월 당시 실무진들은 현직 회장의 연임여부 평가 시 내외부 후보군을 추가로 올려 함께 비교하고, 이 안은 윤 회장 이후 차기 회장부터 적용하자는 절충안도 함께 이사회에 올렸다. 하지만 전임 이사진 일부가 절충안의 경우 원안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반대입장을 밝히며 최종적인 결정이 미뤄졌다.

그리고 지난 21일 KB금융 이사진들은 마침내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결론은 기존 장고가 무색할 만큼 평범했다. 연임 우선권과 관련해 고려했던 안을 모두 폐기하고 다른 금융지주와 비슷하게 승계규정을 갖고 가자는 결정이었다.

KB금융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직 회장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튀는 행동은 회장 교체 시기에 괜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불필요한 오해 불식을 이유로 최소한의 지배구조 안전장치를 포기했지만 그래서 윤 회장 입장에서는 더 큰 부담이 남은 셈이다. 윤 회장 취임 후 지금까지 KB금융에는 임원 자리를 두고 끊임없이 정·관계의 낙하산 시도가 이뤄져 왔다. 그리고 특히 윤 회장 임기만료인 내년 말에는 정권교체와 더불어 외풍의 강도가 더 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윤 회장은 앞으로 1년 여 동안 '최소한의 안전장치' 없이도 외풍으로부터 튼튼한 지배구조 시스템을 완성해야 한다. 여기엔 이사회 멤버의 독립적이고 투명한 의견 피력과 결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B금융에서 지배구조 관련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이사회 내 지배구조 위원회는 현재 5인으로 구성돼 있다. 윤종규 회장이 위원장으로, 최영휘, 이병남, 박재하 사외이사와 이홍 국민은행 부행장이 위원으로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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