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베트남 시장 '선구자'…자동차강판 확대 기대 철강·건설·에너지·무역·ICT 기반 갖춰…삼성·LG에 원재료 안정적 공급
하노이(베트남)=강철 기자공개 2016-09-05 10:57:59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5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 반도 동부에 위치한 베트남. 1945년 독립 후 공산주의 세력이 71년째 정권을 잡고 있는 베트남은 2000년대 들어 경제 발전을 위한 해외 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건설,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제조업은 정부의 주도 아래 강도 높은 육성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포스코는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기 전인 1991년 하노이에 사무소를 설치하며 베트남 시장 진출에 진출했다. 냉연, 선재, 형강, 철근, 스테인리스 등 철강을 중심으로 추진되던 사업은 2000년대 후반부터 건설, 에너지, 프로젝트 개발, ICT 등으로 영역이 넓어졌다. 현재까지 추진 중인 각종 프로젝트에 투입한 자금만 약 20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에 달한다.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법인은 △철강 6개(P-SSVINA·P-VIETNAM·P-VST·VPS·P-VNPC·P-VHPC) △건설 2개(POSCO E&C Vietnam·안카잉법인) △에너지 1개(AES-VCM) △무역 1개(P-DWI Vietnam) △ICT 1개(P-ICT VIETNAM) 등 총 12곳이다. 법인 외에 하노이에 2개의 사무소를 두고 있다.
포스코는 베트남 계열사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한편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2015년 5월 대표법인(POSCO Vietnam Holdings)을 설립했다. POSCO Vietnam Holdings는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등 각 거점에 위치한 대표법인들과 함께 동남아시아 및 인도에서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베트남에서의 대관업무 및 지역사회 책임 활동(CSR) 지원도 병행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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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계열사들은 판재, 봉형강, 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제품을 제조해 베트남 전역에 판매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P-VIETNAM이 판재류(연간 120만 톤) △P-SSVINA가 형강·철근(100만 톤) △VPS가 철근·선재(20만 톤) △P-VNPC, P-VHPC가 철강제품 가공 및 유통을 각각 담당한다.
건설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POSCO E&C Vietnam은 철골 공장을 운영하는 한편 현지 발전, 제철, 정유·화학 설비의 제작을 수행하고 있다. 2006년 설립된 안카잉법인(An Khanh New City Development)은 베트남 최초의 자립형 신도시인 '스플랜도라(Splendora)' 건립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에너지가 지분 30%를 가지고 있는 AES-VCM은 하노이 북동쪽에 위치한 '몽즈엉Ⅱ 화력발전소(Mong Duong Power Company)'를 운영하고 있다. 2015년 4월 상업 생산을 시작한 몽즈엉Ⅱ 화력발전소는 앞으로 25년간 베트남전력공사(EVN)에 전력을 판매할 예정이다.
포스코대우 베트남법인은 트레이딩 외에 자원개발, 프로젝트 오거나이징, 신사업 발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베트남 석유·가스전 11-2광구 지분 4.9%를 보유 중이다. 2013년 설립된 포스코ICT 베트남법인은 그룹사에 IT, 전기, 제어 기술을 결합한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건설, 에너지, 무역, ICT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일찌감치 닦아 놓은 기반을 토대로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을 돕고 있다. 일례로 가전제품의 현지 원재료 조달 방안을 고민하던 삼성전자는 P-VST에서 스테인리스 강판을 제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제조 인프라 구축을 최종 결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SDV) , LG전자 하이퐁법인(LGEVH)도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포스코 계열사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스틸 빌리지(POSCO Steel Village) 건립, 교육·의료·보건 지원, 장학재단 설립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도 국내 기업의 이미지 개선 및 수익률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포스코1%나눔재단의 경우 현재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임직원 봉사단을 파견해 식수 시설 개선, 화장실 수리, 취사장 신축 등의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선원 포스코베트남 대표법인장은 "베트남을 국가적 동반자로 인식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 포스코가 베트남에서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가장 큰 목적"이라며 "포스코가 각종 산업 기반을 구축해 놓은 덕분인지 그동안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던 삼성전자, LG전자가 베트남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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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전반에 걸쳐 기반을 갖췄다고는 하나 포스코 입장에서 베트남은 큰 수익을 가져다주는 지역은 아니다. 포스코의 핵심 월드프리미엄(WP) 제품인 자동차용 강판을 꾸준하게 공급할 수 있는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약 20만 대로 태국의 10%에 불과하다. 그나마 있는 자동차 회사들도 단순 조립·가공만 하는 수준이다.
포스코는 현대기아차그룹이 베트남에 본격 진출할 경우 자동차 시장에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베트남 자동차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연간 20만 대의 자동차 중 12만 대가 현대기아차 브랜드다. 실제로 하노이 시내를 누비는 자동차의 상당 수가 모닝, K3등 현대기아차 브랜드였다.
김선원 대표법인장은 "현대기아차가 언젠가는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건데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 생산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며 "포스코그룹이 베트남에서 중장기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자동차, IT를 기반으로 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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