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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바이오, 한미약품 리스크 크지 않을것" 신약개발 과정상 빈번…"기업평가 시스템 개선 기회될 것"

김세연 기자공개 2016-10-05 08:14:13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4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의 성공 신화가 타격을 입고 있은 가운데 후폭풍이 거세다. 대규모 기술 수출이 불발된데다 조건부 승인을 받은 신약의 부작용 논란이 이어지며 제약 및 바이오 업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산업 성장을 이끌던 벤처캐피탈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 라이선스 해지 '후폭풍'올까

한미약품은 지난달 30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도입 및 이전·제휴 계약이 종료됐다"고 공시했다. 지난 7월 8500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베링거인겔하임이 폐암치료제 올무티닙의 모든 임상 데이터를 재평가하고 폐암 혁신치료제의 최근 동향, 자사의 폐암 치료제 비전 등을 고려해 권리 반환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악재는 연이어 이어졌다. 지난 5월 올무티닙의 조건부 승인에 나섰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같은 날 투약 이상반응과 환자 사망을 이유로 신규 환자에 대한 올무티닙의 처방 제한을 밝혔다.

기술이전 실패와 식약처 처방 제한 등으로 황금알로 여겨지던 한미약품의 표적항암 신약에 대한 안정성 우려가 불거진 것이다.

한미약품은 최근 몇 년간 국내 바이오 업계의 히트 상품으로 여겨져 왔다.

지난해에만 로수젯과 펙소스타, 한미플르, 한미탐스 등 '최초, 독점, 단독' 등의 프리미엄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았던 한미약품은 9건의 기술이전과 시판을 통해 바이오 '한류'의 선두주자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연이은 악재에 휩싸이자 국내 바이오 산업과 투자 환경 전반에 걸친 우려로 번지고 있다.

실제 4일 유가증권시장내 코스피200헬스케어지수나 의약품 관련 업종은 5% 가량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한미약품 사태로 신약 개발을 추진중인 국내 제약 및 바이오 업체의 벨류에이션 조정이 불가피 하다며 업계 전반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전 황우석 사태나 내츄럴엔도텍 논란 당시와 같은 바이오 업종의 침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바이오 투자 견인차 벤처캐피탈 '신중론'제기

논란 속에서도 국내 바이오 업계에 투자해오던 벤처캐피탈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증시 전반에 걸쳐 불신을 가져올 수 있는 사안임은 분명하지만 신약 개발 과정중 빈번히 발생될 수 있는 일이란 판단에서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그간 무분별하게 진행되어오던 바이오 산업내 정화 작용을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냐는 긍정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황우석 사태 등과 달리 실제 기술기반의 계약이 이뤄졌던만큼 중장기적 시장 악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벤처캐피탈 바이오 심사역은 "한미약품의 사태는 기업 운영상 논란을 배제한다면 신약 개발과정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인 만큼 향후 바이오업종 투자가 크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약품의 기술이전은 실제 물질과 기술에 대한 평가를 뒷받침한 것인 만큼 이전 황우석 사태 등 증시에 충격을 줬던 사례들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의 시스템적 오류에 따른 것일 뿐 실제 신약 기술 개발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평가다.

B벤처캐피탈 관계자 역시 "1000여 개의 신약 개발 기업중 10%만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그중 실제 사업화에 성공하는 것은 1~2개에 불과한 것이 신약 개발 시장의 현 주소"라며 "신약 개발이란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 속에 성과를 얻는 과정인 만큼 한미약품의 기술계약 해지보다 계약 성사에 좀 더 의미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의 베링거인겔하임으로 기술수출 무산이 계약 당시와 비교해 상황이나 향후 사업추진 방향과 달라지며 발생한 만큼 신약 물질 개발 자체가 중단되거나 사라지진 않을 것이란 평가다. 한미약품 사태로 인해 바이오 업종 투자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신약 물질 개발기업에 투자를 추진중인 C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단기간에 업황에 대한 우려가 나타날 수 있지만, 실제 장기간 신기술 개발에 베팅하는 바이오 분야 투자 특성상 한미약품으로 인한 투자 위축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개발 기술에 대한 꼼꼼한 가치 판단의 계기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 개발을 이뤄낼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성공 스토리에 고무돼 적절한 기술 평가 없이 무분별하게 이뤄졌던 바이오 업종에 대한 평가와 투자는 조정 국면을 맞을 수 있다"며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이 제고될 경우, 이전 고평가로 투자가 이뤄지지 못했던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여력도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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