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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 코라오 회장의 꽃놀이패, KR모터스 'CB' 매도청구권 행사, 오너 지배력 강화…주가 변동에 따라 전략적 활용

이효범 기자공개 2016-10-17 08:07:37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4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이 지난해 KR모터스가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콜옵선을 통해 지분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방식으로 인수할 수 있는 CB 물량이 여전히 남아 있어 오 회장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CB 콜옵션이 오 회장의 꽃놀이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분율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KR모터스의 주가 상승 등이 이어질 경우 오 회장에게 막대한 시세차익과 함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R모터스는 지난해 3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각각 200억 원, 205억 원의 CB를 각각 발행했다. 두 CB의 만기는 4년, 만기 이자율도 4%로 동일하다. 기관투자가와 일부 개인 등이 CB 인수자로 나섰다.

KR모터스 CB발행 내역

KR모터스는 CB 발행시 매도청구권(콜옵션)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발행된 CB의 절반을 되사들일 수 있는 권리다. 반대로 얘기하자면 CB를 인수한 투자자들은 인수한 CB의 절반규모에 대해 KR모터스가 매수를 청구할 경우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

CB에 콜옵션을 부여하는 이같은 방식은 분리형 CB로 불린다. 과거 채권과 워런트(warrant)를 분리시킬 수 있었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거의 유사하다. CB에 콜옵션을 부여해 워런트를 분리하는 다소 편법적인 방식으로 알려졌다.

KR모터스가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CB 인수자를 KR모터스 혹은 KR모터스가 정하는 제3자로 지정할 수 있는 조건도 달았다. 인수자의 범위를 다양화하고 특정인을 지정할 수 있기 때문에 CB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KR모터스의 주가, 지배구조 전략, 오너일가의 자금사정 등을 모두 고려해 최적인 인수자를 지정할 수 있는 셈이다.

KR모터스는 CB를 발행하고 1년 이후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1년 6개월 동안 언제든지 행사가 가능하다. 다만 3개월마다 CB의 권면금액이 재산정되고 이와 연동해 CB 매매가격이 결정된다.

이같은 조건을 고려할 때 KR모터스가 발행한 CB 콜옵션의 최대수혜자로는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KR모터스의 최대주주는 코라오홀딩스(25.3%)로, 2대주주는 오 회장(20.51%)으로 등재돼 있다. 오 회장은 코라오홀딩스의 지분 44.4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KR모터스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KR모터스는 올해 들어 작년에 발행했던 CB의 절반 규모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CB 발행일로부터 1년이 지나면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그 규모는 발행한 CB의 절반수준이다. 지난해 총 405억 원의 CB를 발행했다는 점에서 202억 5000만 원에 대해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셈이다.

오 회장은 최근 KR모터스가 발행한 CB의 콜옵션을 통해 KR모터스에 대한 지배력 확대했다. KR모터스는 지난 9월 콜옵션 행사에 따른 CB 인수자로 오 회장과 코라오홀딩스를 지목했다. 이들은 각각 주식 249만 40주에 해당하는 CB를 인수했다. 1주당 취득가격은 1004원이다. 이로써 오 회장과 코라오홀딩스는 각각 25억 원 씩을 들여 CB를 인수하고 KR모터스에 대한 지분율을 각각 1.42%씩 높였다.

업계에서는 KR모터스가 올해 들어 실적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남은 CB 콜옵션의 활용법에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KR모터스는 올해 2분기 영업흑자를 냈다. 코라오홀딩스에 인수된지 8분기 만 처음이다.

KR모터스는 최근 물적분할을 실시해 제조부문과 판매·유통부문을 각각 분리, 경영 효율성 높였다. 물적분할로 KR모터스는 판매·유통부문을 떼내 신설된 KR글로벌네트웍스의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됐다. KR모터스는 앞으로 제조한 오토바이크 제품 대부분을 자회사에게 판매하는 형태가 된다. 사실상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KR모터스는 더욱이 신제품 개발에 집중해온 결과 내수용 신기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이 14% 수준에 머물렸으나, 올 들어서는 신제품 효과 덕분에 국내 판매대수가 늘면서 점유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또 코라오그룹의 텃밭인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으로 수출 물량도 늘려나가고 있다.

실적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한동안 1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던 주가도 상승세에 접어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때 KR모터스가 콜옵션으로 오 회장을 CB 인수자로 지정하면 상당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KR모터스의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오 회장이 큰 타격을 입지는 않는다. KR모터스가 콜옵션을 행사하고 직접 CB를 인수하거나 코라오홀딩스에게 남은 CB 전량을 몰아 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오 회장은 직접적인 자금유출을 최소화하고 간접적인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KR모터스와 코라오홀딩스가 인수할 수 있는 자금여력이 부족하다면 오 회장에게 우호적인 또 다른 재무적투자자(FI)를 CB 인수자로 지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KR모터스 관계자는 "지난 9월 KR모터스가 콜옵션을 행사해 CB 인수자로 오 회장과 코라오홀딩스를 지목했다"며 "콜옵션을 행사와 오 회장과 코라오홀딩스를 인수자로 지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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