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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음할인 크라우드펀딩, 주류회사 무학 역할은 스타뱅크 인수로 초기사업 주도‥입지 좁아질 가능성도

이승우 기자공개 2016-11-04 09:48: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2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크라우드펀딩) 중소기업 어음을 할인하는 핀테크 사업에 주류업체 무학이 참여할 예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무학은 어음 거래 회사인 스타뱅크를 통해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이미 눈을 뜨고 있었다. 어음 할인 플랫폼 회사 설립에 대한 주도권을 쥔 쪽도 초기에는 무학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음 할인 사업 스타트, 스타뱅크 인수

종이어음과 달리 발행인, 수취인, 금액 등의 어음정보가 전자문서 형태로 작성되는 전자어음은 지난 2005년 1월 관련법이 만들어지면서 처음 도입됐다. 이에 앞서 스타뱅크는 2000년 설립된 전자어음시스템을 개발하는 금융 IT 업체다.

무학은 지난 2014년 스타뱅크를 인수했다. 지분 19.07%를 25억 원 가량 주고 사들이면서 최대 주주의 지위에 오르게 됐다. 지분 외 특허권까지 합치면 이 딜에 쓰인 자금은 대략 100억 원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음할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본 무학이 적자를 면치 못하던 스타뱅크를 사들인 것.

스타뱅크를 인수한 무학은 전자어음 온라인 중개(할인매매중개) 서비스를 준비했다. 전자어음 온라인 중개 서비스란 인터넷상에서 전자어음의 매도-매수자 간 매매를 중개하는 사이버 거래소로 기업은 담보 없이 신용으로 저렴한 금리에 의해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스타뱅크는 수수료를 벌어들일 수 있게 된다.

현재 우리은행이 주도하고 있는 어음할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초기 모델이 바로 무학이 기획했던 어음 거래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학의 사업 모델이 메이저 금융회사들과 만나면서 방향이 조금 수정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음 거래 시장을 형성시키고 그 사이 수수료를 챙기겠다는 게 스타뱅크의 초기 기획이었다"며 "무학의 아이디어와 시중은행의 핀테크가 결합하면서 어음할인 크라우드펀딩 사업이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무학 입지 좁아지나, 시장 잠재력은 충분

무학은 주류 회사다. 주류업의 특징이 바로 대규모 어음 거래가 수반된다는 점이다. 최재호 무학 회장이 스타뱅크를 인수하면서 밝힌 게 바로 중소기업들의 어음 처리 문제였다. 이익도 이익이지만 어음 거래의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최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이어음의 폐해는 위·변조가 쉽고 해당 업체의 정확한 어음발행 정보를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며 "기존 종이어음제도에서 전자어음으로 바꾸는 가장 큰 목적은 경영이 어려운 기업의 부도율을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어음 유통을 통한 투명성 확보 그리고 이를 통한 수수료 수익은 무학에게는 기회다. 게다가 메이저 금융회사와 협업을 하면서 시장이 더욱 커지면 이익의 기회는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현재 2금융권과 사금융을 통해 이뤄지는 어음 할인 규모가 대략 5조 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1금융권이 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어느 정도까지 시장이 커질지 쉽사리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일부 대기업도 어음할인 시장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음 할인 시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어음 공급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며 "은행과 더불어 기업들의 참여가 가속화할 경우 시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은행과 코스콤, 그리고 일부 대기업의 참여로 스타뱅크의 역할이 다소 위축될 수도 있다. 우리은행과 코스콤 등과의 조인트벤처 설립으로 무학은 스타뱅크의 어음할인 시스템 제공업 정도에 그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음할인 크라우드펀딩 이전에 무학이 기획했던 건 어음거래소였던 것으로 안다"며 "콘셉트가 바뀌면서 무학의 입지가 다소 좁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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