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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경전철사업]제조사가 운영까지…교통량 예측 매번 실패②신규 철도사업 자취 감춰, "운영 노하우 쌓을 시간 부족"

이상균 기자공개 2016-11-11 08:15:09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9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전철 등 철도는 도로에 비해 리스크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철도사업의 숫자도 적어 사업 노하우를 쌓을만한 경험도 부족했다. 경전철 운영 과정에서도 이 같은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심지어 경전철 제조사가 운영사 역할을 겸임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MRG 사라진 이후, 철도사업 줄어

의정부경전철이 운영과정에서 3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예상운임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 전체 인구 중 평균 30%인 12만 명의 승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4만 명도 채 되지 않았다. 최소 운영수익 보장(MRG) 조건인 예상운임의 50%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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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경전철 노선도

의정부경전철 사례는 교통량 추정조차 어긋나는 국내 철도사업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 교통량 예측 적중률이 90%를 넘는 도로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는 철도사업이 도로에 비해 리스크가 높아 신규 사업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거리를 기준으로 할 경우 철도는 도로에 비해 3배 이상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철도는 철로와 전기선 등을 놓고 전동차 운행을 위해 기관사 배치와 배차시간 등을 조정해야 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MRG가 시장에서 사라진 이후에는 신규 철도사업이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며 "철도사업은 교통량 예측이 부정확하기로 유명했는데 이후에도 사업 노하우를 발전시킬만한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운영사가 사업시행사 주주로 참여해야"

전문적인 경전철 운영은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 경전철이 운영 시작을 1년도 남겨놓지 않은 시기에 운영사를 선정했다. 경전철 건설 과정에서 운영사의 노하우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백화점 건물을 지으면서 이곳에 입주할 백화점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건설사뿐만 아니라 운영사도 경전철 사업시행사에 함께 투자해 주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림경전철도 마찬가지다. 대주단은 착공에 들어가기 이전에 운영사를 확정해 사업 리스크를 줄이려고 하지만 건설사 생각은 다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전철 운영을 그다지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경전철 운영이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도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자회사를 만들어 운영을 맡기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전철 운영 경험이 전혀 없는 곳이 운영사로 선정되기도 한다. 당초 올해 7월 준공예정이었던 우이신설경전철은 4월에 운영사로 우진산전을 낙점했다. 우진산전의 주력 사업은 철도차량 전장품과 경전철, 전동차 생산이다. 철도운영 경험은 전혀 없다.

심지어 경전철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사업시행사가 직접 운영을 맡겠다고 제안하는 풍경마저 연출됐다. 건설사 관계자는 "철도 기관사 운영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이 존재할 정도로 철도 운영은 노하우가 필요한 분야"라며 "경전철 사업시행사들이 운영 적자에 시달리다보니 비용 절감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철도 운영사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서울메트로, 네오트랜스 등이다. 이중 신분당선을 운영 중인 네오트랜스가 유일한 민간 운영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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