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내 부동산투자자문, 속도보단 신뢰" [thebell interview] ①양용화 KEB하나은행 PB사업본부 부동산자문센터장
김슬기 기자공개 2016-11-14 10:06:04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0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부동산 중개시장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중개업자가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를 상대할 수 있어서 투명한 거래를 어렵게 한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고객들은 수수료를 내고도 중개업자가 나에게 좋은 물건을 주는 건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매물을 떠넘기는 건 아닌지 의심하게 돼요."
|
KEB하나은행은 올해 6월 '부동산자문센터'를 신설, 부동산 투자자문업에 진출했다. 국내 4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 중 가장 늦게 부동산 투자자문업에 뛰어들었지만 성과는 나쁘지 않다. 사업이 시작된 지 반 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20여 명의 고객들이 하나은행의 자문서비스를 받은 후 부동산을 매입했다. 매물의 전체 규모는 1700억 원에 달한다.
◇부동산자문센터, 총 6명의 부동산 전문가로 구성
현재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는 PB사업본부 내에 속해있다. 현재 자문센터 내에는 양용화 센터장을 비롯해 총 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직원들 모두는 부동산 전문 경력을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펀드 전문가, 감정평가사, PM(재산관리·property management)·FM(시설관리·facility management) 업무를 도맡아 하는 자산관리 전문가 등이 있다.
양 센터장은 "부동산에 대해 한 사람이 전부 다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단 부서원들의 전문분야가 다양해 파트별로 어떤 문의가 들어와도 상담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자문센터가 신설된 이후 직접 본사로 부동산 투자자문을 해달라는 문의가 오기도 하지만 통상적으로는 하나은행 골드클럽을 통해 수익형 부동산을 사고 싶다는 의뢰가 들어온다. 고객이 원하는 가격대와 지역 등을 이야기하면 자문센터와 협력관계에 있는 부동산 중개법인을 통해 매물 리스트를 받는다. 리스트 내에서도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선별해 고객에게 추천한다. 추천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졌을 때만 자문수수료를 받게 된다.
양 센터장은 "통상 부동산 중개법인이 추천한 매물 중 30% 가량이 고객에게 간다"며 "혹자는 부동산 거래를 많이 일으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냐고 말하지만 소수지만 진짜 좋은 물건이 고객에게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행 내에서는 향후 부동산 자문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꾸준한 교육을 통해서 부동산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내 직원들은 한 부서에서 있을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온전히 부동산만 담당할 수는 없지만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서브 전문가로 양성한다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 관련 업무를 배우고 싶어하는 직원들은 많다"며 "지난 9월, 10월에는 자율연수라고 해서 희망직원을 모집해 부동산 자산관리, 감정평가, 재건축, 경매, 부동산 펀드 등 섹터를 나눠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 타사엔 없는 매물 실사 서비스 제공… "해외까지 사업 확장할 것"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에는 타행에 없는 서비스가 있다. 실제 거래된 매물에 대한 시설관리 보고서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그것. 또한 옛 외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해 외국인과 교포를 대상으로 한 부동산자문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양 센터장은 "과거 부동산팀에 있을 때 한 고객이 부동산을 구입했는데 방화셔터가 내려오지 않아 수리하는 데만 수천만 원이 들었던 경우를 봤다"며 "실제 하나은행을 통해 자문을 받은 뒤 거래가 성사되면 업무제휴를 맺은 자산관리 회사를 통해 소방설비, 전기설비, 냉·온방시설 등을 점검한 뒤, 관련 보고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 제작에는 적게는 300만 원, 많게는 5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는 "부동산 계약 이전에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면 좋겠으나 일반적으로 매도인이 계약 전에 이를 확인할 수 있게 허락하지 않는다"며 "고객에게 실사 서비스를 통해 건물에 큰 하자가 있을 경우에는 계약 해지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부동산에 대해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와 외국인에게도 부동산자문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과거 외환은행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등 24개국 138개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한다는 구상이다. 현재는 영어권 국가에서 사용될 공문 서식이나 메뉴얼 준비가 완료됐고, 중화권 국가에 대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이런 과정이 모두 다 완료되면 해외영업점까지 부동산 투자자문을 확장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MBK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다크호스 등극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전북현대, '돈방석' 기회 끝내 놓쳤다
- 골프존, 주가 하락에 발목잡혔나…GDR 분할 '무산'
- [Art Price Index]시장가치 못 찾은 퍼포먼스 작품
- 하이브 '집안싸움'이 가리키는 것
- 이익률 업계 톱인데 저평가 여전…소통 강화하는 OCI
- KB금융, 리딩금융의 품격 ‘주주환원’ 새 패러다임 제시
- 대외 첫 메시지 낸 최창원 의장의 속내는
- KG모빌리티, 라인 하나로 전기차까지
- [이사회 분석]갈 길 바쁜 LS이브이코리아, 사외이사 없이 간다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B 풍향계]'뜨뜻미지근' ESG채권, 2차 전지 발행사만 '후끈'
- [IB 수수료 점검]'밴드 상단 초과' 민테크, KB증권 '함박웃음'
- [Rating Watch]'주인 바뀌는' SK렌터카, 1년만에 'A0'로 강등되나
- [IPO 모니터]'실사 돌입' SLL중앙, 왜 서두르지 않을까
- [Rating Watch]하나증권, 등급전망 '부정적' 달게 된 배경은
- [Market Watch]'잠잠한' ESG 시장, KT&G 녹색채권 주목받는 배경은
- [Company & IB]조달 '막바지' 롯데그룹, 롯데케미칼에 쏠리는 눈
- [HD현대마린솔루션 IPO]HD현대중공업 데자뷔, '삼성·대신증권' 인수단 포함
- [IB 풍향계]'대한전선·LGD' 이후 잠잠한 유상증자, 고민 큰 IB들
- DCM 레코드 쌓는 하나증권, 인수단부터 '공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