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동부제철·메탈 NPL '저울질' M&A 등 엑시트 전략 기대‥추가자금 지원가능성 고려
강예지 기자공개 2016-12-02 08:14:38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9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요 은행의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NPL) 공개경쟁입찰 시장에 매물로 나온 동부제철과 동부메탈의 워크아웃(Workout) 채권이 주목받고 있다. 부실채권 시장 기대수익률이 예전보다 낮아진 가운데 두 기업의 워크아웃 졸업 후 경영 정상화, 인수·합병(M&A) 등 투자자 역량에 따라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반면 철강산업의 업황 악화와 신규 자금 지원 가능성 등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워크아웃 졸업후 경영정상화…출자전환 주식 매각여부 주시
우리은행은 내달 동부제철과 동부메탈 등 5개 차주의 워크아웃 채권으로 구성된 풀(pool)을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할 예정이다. 동부제철의 채권 450억 원 상당, 동부메탈 채권 100억 원가량이 풀에 포함돼 전체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워크아웃 채권이 주요 은행의 부실채권 공개경쟁입찰 시장에서 매각된 사례는 드물었다. 매도자인 은행의 눈높이와 투자자들의 시각 차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풀을 바라보는 투자업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동부제철과 동부메탈의 경우 영업력 개선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분석이다. 동부제철은 냉연강판과 표면처리강판 등을 생산·판매하는 철강 전문기업으로, 철강업 경기 악화와 유동성 위기 등으로 2014년 10월 자율협약에 이어 지난해 10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하지만 기술 경쟁력 등으로 워크아웃 졸업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동부메탈은 특수재료인 합금철을 생산해 독점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이란 점에서 동부제철보다 더 주목할만한 기업이란 평가다. 동부메탈은 1964년 국내 최초로 합금철을 생산한 이래 50여 년간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정련 망간합금철 부문에서 세계 2위사인 합금철 전문업체다. 예전에는 기업 가치를 1조 원 이상으로 추산받던 기업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엑시트 전략에 따라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워크아웃 졸업 후 경영 정상화, 자산 매각, 동종업계에서의 인수·합병 등 다양한 엑시트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담보 매각 등 일반담보부채권 수익률이 많이 낮아진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높은 기대수익이 매력으로 부각됐다.
투자업계는 동부제철·동부메탈의 출자전환 주식 매각여부도 주시하고 있다. 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투자자가 인수하면, 투자자는 출자전환분에 대해서도 채권자·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두 기업의 출자전환 주식을 포함할 지 조율중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워크아웃 채권 실사의 핵심은 적정 차익금, 즉 상환 가능한 금액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시각이 달라 그동안 워크아웃 채권 매각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부실채권 시장에서는 담보 가치로 거래가 이뤄지는데 예전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동부제철과 동부메탈의 경우 경영 정상화시 채권 전액 회수 가능성이 있다. 적정 가격에 사서 이익을 올리고자 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말했다.
◇성장·침체 반복하는 철강산업…추가 자금 지원 가능성 고려
반면 철강산업의 불황은 리스크로 꼽힌다. 2000년대 이후 성장세를 유지해온 철강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과 침체를 반복하고 있다. 2008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철강산업은 2009년부터 회복되는 듯했으나,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다시 침체기에 들어섰다.
동부메탈이 영위하고 있는 합금철 사업은 철강의 최종 수요산업인 자동차와 건설, 기계, 조선산업 등에 영향을 받는다. 합금철 산업이 철강산업과의 연관성이 높은 점, 최근 수년간 합금철 업체들의 증설로 일부 제품의 공급 초과현상이 발생하는 점 등이 리스크 요인이다.
무엇보다 신규 자금 지원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투자자들을 저울질하게 하고 있다. 업황 악화로 기업 회생절차로 들어서는 경우의 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채권자의 권리 변경 문제 등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추가자금 투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전통적인 부실채권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철강산업의 경우 기업분석 뿐 아니라 글로벌 매크로 시장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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