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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 3세 주지홍의 히든카드 '캐슬렉스제주' [지배구조 분석]작년 2475만원에 49.5% 확보..자산 증식 지렛대 '기대'

박창현 기자공개 2016-12-13 08:22:44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9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 적통 후계자인 주지홍 상무가 자본잠식 상태의 골프장 계열사 경영권을 획보한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 상무는 후계 승계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지배구조와 전혀 무관한 '캐슬렉스제주' 지분을 직접 확보했다. 경영 상황은 녹록치 않지만 자산 가치 매력도가 높은 만큼 향후 승계 과정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 상무는 승계 작업이 한창이던 지난해 전격적으로 제주도 골프장 운영 계열사인 '캐슬렉스제주' 지분 49.5%(4만9500주)를 취득한다. 캐슬렉스제주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골프장으로, 회원제 18홀 6938야드, 퍼블릭 9홀 2837야드 등 총 27홀 코스로 이뤄져 있다.

캐슬렉스
<캐슬렉스제주 골프장 전경>
출처 : 캐슬렉스제주 홈페이지

주 상무가 직접 지분을 취득하기 전까지 캐슬렉스제주는 수 년간 주주 구성에 변동이 없었다. 사조인터내셔널과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각각 30% 씩 지분을 보유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뒤를 이어 사조시스템즈와 캐슬렉스서울이 각각 20.5%, 19.5% 지분을 나눠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주 상무는 주진우 회장과 캐슬렉스서울 등 기존 주주 지분을 대거 취득했다. 그 당시 캐슬렉스서울 자료에 따르면 캐슬렉스서울은 캐슬렉스제주 지분 19.5%(1만 9500주)를 개인에게 팔았다고 공시했다. 이후 주주명부를 볼 때 거래 당사자는 주지홍 상무인 것으로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총 거래금액은 975만 원이며, 주당 거래가격은 500원이다.

주 상무가 다른 주주들과도 같은 조건으로 매매거래를 했다고 가정하면 지분 49.5%(4만 9500주)를 취득하는데 총 2475만 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 천만원 대 자금으로 제주도 27홀 규모 골프장 클럽의 주인이 된 셈이다.

캐슬렉스제주의 재무 및 경영 상황을 살펴보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캐슬렉스 전체 자산은 1122억 원인 반면, 부채는 자산보다 더 많은 1288억 원에 달한다. 결손금도 367억 원에 달하는 등 수년 째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보유 유가증권 자산을 대거 팔면서 4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현재 캐슬렉스제주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지만 제주도 부동산 등 잠재적인 투자 매력도가 높은 만큼 오너 3세인 주 상무가 직접 경영권 취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부채 규모가 상당하지만 대부분이 회원권 입회 보증금(924억 원)이라 재무 안정성 역시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계약 기간이 길어 단기간 내 상환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 투자금 규모가 수 천만 원에 불과해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사실상 손실에 따른 리스크 자체가 없다.

실제 캐슬렉스제주가 보유한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리 일대 부동산(122만㎡ 규모)의 장부금액은 321억 원 수준이다. 하지만 당장 공시지가만 550억 원 대에 육박한다. 최근 제주도 부동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가치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또 그룹 지배력 강화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슬렉스제주는 지난해 사조오양 지분을 팔아 152억 원의 현금을 마련한 뒤, 그 자금으로 다시 사조대림과 사조산업 지분을 각각 9.32%, 3%씩 취득했다. 주식 취득에는 처분대금보다 약 40억 원 더 많은 196억 원을 썼다. 자본잠식 상황에서도 계열사 지분 투자에는 자금을 아끼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사조산업의 경우, 사조그룹 지주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 상무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일조를 했다는 평가다.

주 상무 입장에서는 캐슬렉스제주의 가치가 높아질 경우, 훨씬 수월하게 승계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사실상 경영권과 무관한 계열사 지분이기 때문에 지분 처분이 용이하다. 또 상속세 마련 등 승계 재원 확보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골프장은 회원권 보증금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다"며 "회원권 보증금은 상환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이를 감안하고 기업 가치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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