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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 무게' 한진해운, 남은 회생카드는 존속가치 산정 불가 판정...中·日 오가는 소형선사 새출발 관측도

이호정 기자공개 2016-12-15 08:27:01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4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의 앞날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해운을 유지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게 유리하다는 실사보고서가 나왔지만, 일각에서 남은 유무형자산을 활용해 근해선사로 새 출발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13일 한진해운의 청산가치는 1조 7900억 원으로 산정되는 반면, 계속기업가치는 미주·구주 노선 등 핵심자산 양도로 산정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담은 최종 실사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진해운을 청산하는 것이 계속 기업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것보다 경제성이 있다"고 재판부(부장판사 김정만)에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종 청산여부가 오는 2월 5일 한진해운의 회생계획안이 법원에 제출된 뒤 결정되지만, 업계에서는 청산이 기정사실화 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말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영업활동이 중단됐고, 자산 역시 대부분 매각 혹은 매각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알짜로 분류돼 왔던 미주노선 영업권은 SM그룹에 매각됐고, 스페인 알헨시라스 터미널은 현대상선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다. 또 미국 LA 롱비치터미널 역시 이변이 없는 한 현대상선과 MSC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제외할 경우 한진해운이 보유한 유형자산은 광양터미널, 경인터미널, 부산사옥, 사원아파트(서울 등촌동 27세대, 부산 수안동 299세대), 미국 뉴저지와 아틀란타 사옥, 중국과 일본에 1~2개층 분양받은 오피스, 골프회원권과 콘도이용권 등이 전부다.

삼일회계법인에서 책정한 청산가치 1조 7900억 원은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자산을 비롯해 매각을 진행 중인 스페인 알헨시라스 터미널 등의 자산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반면 한진해운의 총 채무액은 장부상 3조 5000억 원에 달한다. 때문에 한진해운의 모든 무형자산이 매각돼 ‘빚 잔치'가 끝나고 나면 법원이 파산 선고를 내리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이 중국과 일본만 오가는 근해 컨테이너 선사로 새 출발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선사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자산인 인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 SM그룹과 현대상선 등으로 상당수 인력이 빠져나갔지만 한진해운에는 여전히 200명 넘는 직원이 남아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효율성을 이유로 7~8년 밖에 되지 않은 4000~5000TEU급 선박의 폐선이 늘고 있어, 배를 용선하거나 매입하는데 과거처럼 많은 자금이 필요치도 않다. 또 한진해운이 보유한 유형자산 중 경인터미널의 경우 수요가 적어 매물로써의 가치가 낮아 사실상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법원이 청산이 아닌 회생으로 가닥만 잡으면 인력과 선박, 그리고 터미널까지 중견선사를 운영하는데 있어 모든 요건이 충족돼 있는 상태라 선박 1~2척만 운영하는 소형선사로 회생이 가능하다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오는 2월 5일 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에 소형선사로 거듭나는 방안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법원이 회생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법정관리 기업대출(DIP)을 신청할 수 있고, 이 자금을 바탕으로 과거 한진컨테이너라인 같은 수익성 좋은 소형선사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법원은 업계의 이 같은 다양한 반응에 대해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웅영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공보판사는 "(한진해운이)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지만 현재까지는 회생계획안을 받은 뒤 판단할 계획"이라며 "상황에 따라선 회생계획안 제출 전이라도 파산선고를 내릴 수 있지만 그렇다고 회생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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