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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관투자가의 이상한 BW 영업

이충희 기자공개 2017-03-30 09:24:12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7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6~17일 공모 청약에서 투자자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았던 두산건설 93회차 BW는 최근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당시 두산건설 BW 인수단이 모집해야 했던 금액은 모두 1500억 원. 그러나 유입된 청약증거금은 약 56억 원에 불과했다. 경쟁률 0.0374대 1이라는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였다.

부활의 불씨는 한국채권투자자문이 운영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 시작됐다. 이 카페에는 지난 22일 두산건설 93회 BW 미매각분을 한개당 99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원래 BW 하나 가격은 1만 원이었으니 1% 할인된 가격에 파는 것이다.

자문사는 이 글에서 "채권 수익률은 연 6%입니다. 분리되어 상장된 워런트는 일반적으로 10% 이상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됩니다. 만약 워런트를 상장일에 10% 프리미엄으로 매도할 경우의 투자수익률은 연 11%가 됩니다"라고 썼다. 모집글 아래에는 두산건설 BW를 사고 싶다는 고액자산가들의 댓글이 수십개 달렸다. 닷새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사고 싶지 않아 하던 채권은 단 1%를 할인하자 금세 인기 상품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두산건설 93회차 BW 중 워런트를 제외하고 상장된 채권은 실제 8800~8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1~12%나 빠진 가격이다. 다음달 7일 상장되는 워런트 가격도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청약 참패를 경험한 두산건설BW의 워런트가 프리미엄 10% 수준에서 시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낙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문사도 워런트가 상장되기 전 9900원에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BW 를 잘 모르는 개인투자자들은 11% 수익률이 예상된다는 말에 쉽게 투자를 결정하고 만다. 9900원에 팔아 남긴 차익은 인수단과 개인투자자들을 연결해준 대가로 이 자문사에 돌아갈 것이다. 자문사는 청약이 크게 미달된 BW를 떼다 팔아 때아닌 호황을 누리게 됐다. 물론 지금 두산건설 BW에 투자해 연 11%, 아니 그 이상의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왜 그 많은 투자자문사, 자산운용사들이 아무도 두산건설 BW에 청약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한국채권투자자문의 청약 여부 역시 확인할 수 없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는 옛 속담이 제격인 상황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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